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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X 계열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도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미국에서 소송 3건을 당했다. 출판사들은 AI 모델 개발에 사용된 도서의 무단 복제를 문제 삼으며, 합법적으로 구매한 종이책이라도 AI 학습용으로 스캔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는 11월 4일 스페이스X 슈퍼인텔리전스(SpaceX Super Intelligence) 계열 법인들을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 3건이 접수됐다. 원고는 출판사 코그넬라(Cognella), 치킨 수프 포 더 소울(Chicken Soup for the Soul), 캠브론(Cambronne)이다.
세 사건은 코그넬라 대 스페이스X 슈퍼인텔리전스 사건 (Cognella, Inc. v. SpaceX Super Intelligence Corp., 3:26-cv-13189), 치킨 수프 포 더 소울 대 스페이스X 슈퍼인텔리전스 사건 (Chicken Soup for the Soul, LLC v. SpaceX Super Intelligence Corp., 3:26-cv-13188), 캠브론 대 스페이스X 슈퍼인텔리전스 사건 (Cambronne, Inc. v. SpaceX Super Intelligence Corp., 3:26-cv-13187)이다.
법원 사건기록에 따르면 원고들은 미국 저작권법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고 배심재판을 요구했다.
원고 측 대리인은 미국의 소송 전문 로펌 스트리스 앤 마허(Stris & Maher)다. 이 로펌은 최근 메타(Meta)를 상대로도 수백 명의 작가를 대리해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앤트로픽 판결과 충돌하는 ‘도서 스캔’ 문제
이번 소송의 핵심은 AI 기업이 합법적으로 구매한 종이책을 디지털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까지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미국 연방법원은 지난해 앤트로픽(Anthropic) 사건에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한 도서 스캔을 공정이용(fair use)으로 인정했다. 2025년 6월 23일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의 윌리엄 올섭(William Alsup) 판사는 바츠 대 앤트로픽 사건(Bartz v. Anthropic PBC, 3:24-cv-05417)에서 AI 학습에 사용된 도서의 취득과 복제 과정을 구별해 판단했다.
그러나 새 소송의 원고들은 이와 다른 법적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수백만 권의 종이책을 구매해 제본을 제거하고 페이지를 스캔했다. 종이책은 폐기하고 디지털 파일을 보관했다. 이와 별도로 불법 온라인 도서 저장소에서도 대량의 전자책을 내려받았다.
올섭 판사는 2025년 6월 23일 결정문에서 “합법적으로 구매한 종이책을 디지털 파일로 대체한 행위는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고 판단했다. AI 모델 학습에 저작물을 이용한 행위도 별도로 공정이용을 인정했다.
그러나 불법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책을 영구적인 디지털 도서관에 보관한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 나중에 같은 책을 합법적으로 구매했더라도 앞선 불법 복제에 따른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도 2026년 AI 저작권 판결 분석 자료에서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을 AI 학습, 종이책의 디지털 전환, 불법 복제본의 보관으로 분석했다.
스페이스X 사건의 원고들은 합법적으로 확보한 도서를 디지털화하는 행위도 저작권 침해 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앤트로픽 사건에서 인정된 공정이용의 범위를 다시 다투려는 것이다.
메타 상대 292명 제소…집단소송 대신 다수 원고 참여
스트리스 앤 마허는 스페이스X 소송에 앞서 메타(Meta)를 상대로도 대규모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이 로펌은 10월 19일 다른 원고 측 로펌과 함께 작가 292명을 대리해 메타를 상대로 소송 5건을 제기했다. 작가들은 메타가 자신들의 저작물을 허락 없이 AI 모델 학습에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소송은 집단소송(class action) 대신 다수의 저작권자가 직접 원고로 참여하는 방식을 취했다.
집단소송은 대표 원고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피해자 집단을 대신해 소송을 진행한다. 반면 여러 저작권자가 직접 원고로 참여하면 집단 인증(class certification)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다만 각 원고의 저작권 보유 여부와 침해 사실, 손해배상 청구 요건은 별도로 다퉈야 한다.
미국 저작권법 제504조(c)에 따르면 법정손해배상액은 원칙적으로 침해 저작물 한 건당 750달러(약 105만원)부터 3만달러(약 4200만원)까지다. 고의 침해가 인정되면 법원은 재량에 따라 최대 15만달러(약 2억1000만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다만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저작권 등록 시점 등 법률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원화는 1달러당 1400원을 적용한 환산액이다.
저작권자가 여러 명 참여하더라도 배상액이 원고 수에 단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침해 저작물의 수와 법정손해배상 청구 요건 등이 영향을 미친다.
AI 학습용 도서 복제, 공정이용 범위 다시 법정에
스페이스X를 상대로 한 새 소송 3건은 AI 기업의 학습 데이터 확보 방식에 관한 기존 저작권 분쟁과 맞닿아 있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은 불법 복제본의 수집뿐 아니라 종이책을 디지털 파일로 전환하는 과정까지 문제 삼았다. AI 모델 학습에 사용하기 위한 복제라는 이유만으로 저작권 침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앤트로픽 사건에서는 합법적으로 구매한 종이책을 폐기하고 디지털 사본으로 대체한 행위가 공정이용으로 인정됐다. 당시 법원은 AI 학습, 도서의 디지털 전환, 불법 복제본의 보관을 각각 구별했다.
따라서 스페이스X 사건에서도 저작물의 취득 경로와 복제 목적, 디지털 파일의 보관·활용 방식이 중요한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Q&A
Q1. 종이책을 합법적으로 구매하면 AI 학습용으로 자유롭게 스캔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미국 저작권법에서 책의 소유권과 복제권은 구별된다. 다만 앤트로픽 사건에서는 구매한 종이책을 폐기하고 디지털 사본으로 대체한 구체적인 행위가 공정이용으로 인정됐다.
Q2. 스페이스X 사건에서 다른 판단이 나오면 앤트로픽 판결은 뒤집히나?
아니다. 다른 연방지방법원이 상반된 판단을 하더라도 앤트로픽 사건의 결정이 자동으로 취소되지는 않는다. 각 사건의 사실관계와 항소심 판단을 구별해야 한다.
Q3. 작가들이 집단소송 대신 직접 원고로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집단소송에서는 법원의 집단 인증이 필요하다. 여러 저작권자가 직접 원고로 참여하면 이 절차 없이 각자의 청구를 제기할 수 있다. 대신 원고별 권리와 침해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