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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Google)이 12월 31일 코딩 에이전트 줄스(Jules)를 닫는다. 쓰는 사람이 없어서 닫는 게 아니다. 본지가 깃허브(GitHub) 공개 저장소를 전수 집계해 보니 줄스가 올린 코드 변경 요청은 6월 한 달 21만건을 넘었다. 멈춘 것은 사용이 아니라 개발이었다.
구글은 10월 29일 줄스 공식 변경 기록에 서비스 종료 공지를 올렸다. 이용자는 11월 11일까지 진행 중인 작업을 마칠 수 있고, 그 뒤 연말까지는 작업 기록 열람만 가능하다. 구글 AI 프로·울트라 구독자에게도 12월 31일부터 유료 플랜 내 줄스 제공이 중단된다는 전자우편 통보가 전달됐다.
구글이 밝힌 이유는 한 줄이다. 공식 종료 공지는 “에이전트 코딩 작업을 통합하는 일의 하나로”(as part of our work to unify our agentic coding efforts) 줄스를 접는다고 적었다. 통합의 목적지는 구글의 차세대 코딩 도구인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다.
독립 실행형 코딩 에이전트… 줄스의 구조와 작동 원리
줄스는 일을 맡겨 두고 자리를 떠도 되는 독립 실행형 코딩 도구였다. 이용자가 깃허브 저장소를 연결하고 할 일을 적으면, 줄스가 해당 코드를 구글 클라우드의 가상머신(VM)에 복제해 독자적으로 수정 작업을 마친다. 작업이 끝나면 고친 코드를 원본 저장소에 반영해 달라는 요청인 풀 리퀘스트(PR)를 발행한다.
퇴근 전에 맡겨 두면 밤새 고쳐 놓는 외주 개발자에 가깝다.
처음 공개된 것은 2024년 12월 11일 제미나이 2.0 발표 당시로, 일부 테스터에게만 비공개로 열렸다. 누구나 쓸 수 있는 2025년 5월 공개 베타를 시작했다. 오픈AI(OpenAI)가 동일한 방식의 코덱스(Codex)를 내놓은 지 나흘 뒤였다.
같은 해 8월 6일 유료 요금제가 도입됐다. 무료 계정은 하루 15건까지였고, 월 19.99달러(약 2만7000원)인 AI 프로는 그 5배, 124.99달러(약 16만7000원)인 AI 울트라는 20배 한도를 부여받았다. 당시 구글 랩스(Google Labs)의 캐시 코레벡(Kathy Korevec) 제품 디렉터는 테크크런치(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줄스가 오래 남아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크다”(gives us a lot of confidence that Jules is around and going to be around for the long haul)고 강조했다.
When we launched Jules, it was an experiment to learn how asynchronous coding agents can help developers ship faster. Seeing developers integrate it into their daily workflows has been incredible.
— Jules (@julesagent) October 29, 2026
종료를 알리면서 구글은 줄스를 ‘실험(an experiment)’이라고 공식 정의했다. 1년 3개월 사이에 유료 상품으로 판매되던 소프트웨어가 다시 단순 실험 프로젝트로 강등된 셈이다.
234일간 비어 있던 변경 기록… 3월 9일에 멈춘 개발
줄스의 마지막 기능 소식은 3월 9일의 제미나이 3.1 프로 공지였다. 그 뒤 10월 29일 종료 공지까지 234일 동안 변경 기록에 새 항목이 단 하나도 추가되지 않았다. 직전 석 달 동안 예약 작업, 외부 도구 연결(MCP), 자동 검사(CI) 실패 자동 수정이 줄줄이 붙던 흐름이 일시에 멈췄다.
같은 기간 안티그래비티는 쉬지 않았다. 5월 구글 개발자 행사(I/O)에서 2.0으로 판올림됐고, 이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제미나이 3.6·3.7·3.8 플래시와 4 아르곤이 차례로 도입됐다. 10월 21일부터 28일까지 여드레 동안 안티그래비티 변경 기록에는 앱 신규 버전이 다섯 차례나 배포됐다.
| 2026년 3~10월 | 줄스 | 안티그래비티 |
|---|---|---|
| 새 모델 적용 | 0회 | 5회(3.5·3.6·3.7·3.8 플래시, 4 아르곤) |
| 기능 공지 | 0건 | 원격 제어, 커스텀 에이전트, 플러그인 마켓플레이스 등 |
| 기업 판매 | 개인 계정(@gmail.com) 한정 |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기본 포함 |
구글은 3월 이후 줄스에 새 모델도, 새 기능도 넣지 않았다. 10월의 종료 공지는 반년 넘게 이어진 방치 상태를 뒤늦게 공식 문서로 확정한 것에 불과했다.
개발 중단 뒤에도 이어진 폭증… 6월 21만건으로 치솟은 공개 PR
개발이 멈춘 뒤 이용자들의 발길도 끊겼을까. 본지는 이를 실증하기 위해 깃허브 검색 API로 줄스가 생성한 공개 PR을 월별로 전수 집계했다.
줄스가 올린 PR 본문에는 PR created automatically by Jules라는 고유 서명이 남는다. 깃허브 검색창에서 이 문구로 집계하면 2025년 10월 1만5713건이던 PR이 2026년 3월 19만1655건, 6월에는 21만9207건으로 치솟았다. 기능 업데이트가 완전히 끊긴 뒤에도 이용자 커뮤니티의 사용량은 석 달간 14% 더 불어났다.
| 월 | 줄스 공개 PR | 주요 변곡점 |
|---|---|---|
| 2025년 10월 | 1만5713건 | 명령줄 도구·API 공식 출시 |
| 2026년 1월 | 13만1505건 | 사용자 계정 생성 방식으로 전환 |
| 2026년 3월 | 19만1655건 | 마지막 기능 업데이트(제미나이 3.1 프로) |
| 2026년 6월 | 21만9207건 | 역대 월간 최대 정점 기록 |
| 2026년 8월 | 14만9645건 | 정점 대비 32% 감소 |
| 2026년 10월(1~28일) | 15만1585건 | 일평균 약 5400건 유지 중 종료 공지 |
상승세가 꺾인 것은 7월부터다. 안티그래비티 2.0 공개와 개인용 제미나이 CLI 종료 직후와 맞물린다. 두 사건이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데이터만으로 확정하기 어렵지만 시점은 일치한다.
집계 과정에는 중요한 기술적 변곡점이 있었다. 1월 27일을 기점으로 줄스가 PR을 전용 봇 계정이 아닌 이용자 본인의 깃허브 계정으로 발행하기 시작했다. 봇 계정만 필터링해 집계하면 2월 PR이 전월 대비 95% 급감한 착시가 발생하지만, 본문 서명 문구로 전수 대조하면 실제 활동량은 꾸준히 늘었다. 구글은 이 계정 전환을 변경 기록에 공지하지 않았다.
깃허브 검색은 공개 저장소만 반영하므로 기업들의 비공개 저장소 실사용량은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코드 병합률(Merge Rate)도 크게 낮아졌다. 사이먼 윌리슨의 독립 집계에서 누적 78.5%에 달했던 병합률은 본지 집계 기준 2026년 6월 38.4%까지 떨어졌다. 양 집계의 표본 기준은 다르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뚜렷하다. 늘어난 PR 속에서 실제 개발자에게 채택되지 못한 채 버려진 자동 생성 코드가 급증했을 가능성이 높다.
파이어베이스부터 제미나이 CLI까지… 안티그래비티로 모인 구글의 교통정리
줄스는 올해 구글이 정리한 세 번째 코딩 도구다. 3월 19일에는 웹 개발 환경인 파이어베이스 스튜디오(Firebase Studio)를 2027년 3월 종료한다며 “AI 개발 도구를 단순하게 정리한다”(simplifying our AI developer offerings)고 밝혔다. 5월 19일에는 제미나이 CLI 전환 안내를 통해 6월 18일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오늘의 다중 에이전트 현실에 맞춘 단일 제품에 집중하겠다”(pouring our energy into a single product built for today’s multi-agent reality)고 선언했다. 세 제품의 이주 종착지는 모두 안티그래비티였다.
안티그래비티는 줄스보다 뒤늦게 합류한 플랫폼이다. 구글은 2025년 7월 윈드서프 지식재산권 계약을 체결하며 약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를 들여 핵심 엔지니어들을 영입했다. 이 인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안티그래비티는 소프트웍스 기술 레이더에 기록된 것처럼 같은 해 11월 제미나이 3과 함께 시장에 공개됐다.
도구 통합의 본질은 자본과 개발 자원의 선택과 집중이다. 제미나이 CLI를 개편할 당시에도 구글은 유료 기업용 고객 창구는 유지했다. 안티그래비티 역시 핵심 엔터프라이즈 패키지인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의 핵심 구성 요소로 편입됐다. 반면 줄스 요금 안내 문서는 서비스 종료 공지가 나간 현재까지도 개인 계정(@gmail.com)에만 결제를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업 및 워크스페이스 계정 지원 항목은 “빠른 지원을 위해 작업 중”이라는 약속 문구만 남겨둔 채 멈췄다. 4월에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차세대 코딩 모델 고도화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는 독일 하이세의 보도도 있었다.
구글은 코딩에서 모델 하나, 플랫폼 하나에 힘을 모으고 있다.
로컬 제어와 클라우드 실행의 차이… 안티그래비티가 넘겨받지 못한 핵심
구글이 발송한 종료 안내문은 안티그래비티가 장기 실행 에이전트와 복수 에이전트 동시 구동, 예약 작업을 모두 지원한다고 안내했다. 세 가지 모두 사실이지만, 줄스가 지녔던 가장 결정적인 메커니즘 하나는 누락됐다.
줄스는 구글의 클라우드 서버에서 작업했다. 이용자가 노트북 덮개를 닫거나 퇴근해도 작업은 구글 클라우드 가상머신 위에서 쉬지 않고 돌아갔다. 반면 안티그래비티가 8월 출시한 원격 제어(Remote Control)의 구조는 판이하다. 이용자가 켜 둔 개인 노트북, 데스크톱, 로컬 서버의 세션을 웹 브라우저를 통해 외부에서 조종하는 방식이다. 연산 자원을 소모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물리적 주체는 여전히 이용자의 컴퓨터다.
구글이 클라우드 서버리스 인프라를 직접 제공하는 에이전트 실행 환경은 아직 안티그래비티에 없다. 테크 분석 플랫폼인 테스팅카탈로그(TestingCatalog)는 10월 31일 안티그래비티 최신 내부 빌드에서 로컬과 클라우드 환경을 선택할 수 있는 토글 옵션을 포착해 공개했다. 줄스 공식 소셜 계정도 ‘원격 백그라운드 작업 실행(autonomous remote background task execution)’을 안티그래비티로 이전하겠다고 밝혔지만 출시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10월 28일 배포된 2.28.2 변경 기록에서도 클라우드 구동 기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줄스가 멈추는 날, 구글의 서버에서 대신 일하던 코딩 에이전트도 사라진다.
문서화되지 않은 내부 경로와 지시문… 줄스가 남긴 마지막 흔적
구글은 종료 안내 공지에 기존 작업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내보내기 지침을 수록했다. CLI 도구인 줄스 툴즈(Jules Tools)를 내려받은 뒤 구글이 사전에 작성해 둔 프롬프트 지시문을 ‘클로드 코드(Claude Code) 등 외부 코딩 에이전트’에 복사해 입력하라고 명시했다. 해당 지시문은 개인 환경 설정과 작업 이력을 백업받는 API 경로가 모두 ‘공식 문서화되지 않은(undocumented) 내부 엔드포인트’라고 기술했다.
줄스의 마지막 작업 지시서가 호명한 이는 다른 회사의 에이전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