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퍼스트 네이션스 예술 무단 활용해 작가 권한·진정성 훼손

호주 원주민 예술가 샐리 스케일스(Sally Scales)는 AI가 퍼스트 네이션스 예술을 무단으로 활용해 작가의 권한과 작품의 진정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The Guardian)은 11월 1일 스케일스의 발언과 원주민 예술에 대한 AI 활용 우려를 보도했다.

작가 동의 없이 바뀌고 팔리는 작품

호주 국립미술관 퍼스트 네이션스 자문그룹 의장인 스케일스는 AI가 원주민 예술을 가져다 이른바 ‘테무식 조악한 이미지’로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을 만든 작가의 가족 계보와 실제 경험, 공동체와의 연결이 빠지면 진정성이 훼손된다며 이를 작가의 주체성을 빼앗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AI가 작품의 이름을 지우거나 이미지를 바꾼 뒤 판매되는 사례도 있으며, 호주 시각예술가 단체는 이런 행위가 문화적·경제적 피해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테무(Temu)와 쉬인(Shein), 아마존(Amazon)에서 ‘애버리지널 회화’로 소개된 작품과 원주민풍 무늬를 넣은 컵받침과 캔 음료용 홀더 등을 검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수 상품에는 작가 이름이 표시되지 않았다. 스케일스는 일부 이미지가 실제 원주민 공동체나 작가와 연관된 것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무늬를 조합해 만든 것인지 알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는 노래와 그림에 문화적 지식이 담겨 있어도 AI 기업이 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 원주민 문화·지식재산권 침해 우려로 이어진다.

문화 지식과 저작권 보호 논의

뉴사우스웨일스대 법학과의 지식재산권 전문가 캐시 보우리(Kathy Bowrey) 교수는 AI 이전에도 창작자 5명 중 1명이 저작권 침해 문제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AI로 인한 침해 비율이 아니라, AI와 무관하게 창작자들이 겪은 저작권 문제의 비율을 가리킨다. 보우리 교수는 원주민 창작물의 소유권 통제와 문화 존중 문제가 얽혀 있어 퍼스트 네이션스 예술에서는 쟁점이 더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호주 시각예술협회(NAVA)는 원주민의 데이터 주권이 자신들의 데이터와 문화 자료, 지식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권리를 뜻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변호사 테리 잰키(Terri Janke)가 AI가 원주민 예술센터 웹사이트를 긁어모으고 작가 이름을 삭제하거나 작품을 변경한 사례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공동체별 기법과 이야기, 무늬를 모방한 AI 이미지가 원주민 작품 또는 원주민풍 작품으로 판매되면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원주민 작가의 작품과 경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보우리 교수와 창작기술 전문가 올리버 바운(Oliver Bown) 부교수는 ‘저작권 플러스’라는 정책안을 제안했다. AI 기업이 학습 데이터 출처를 공개하도록 하고, 작가에게 작품의 수집·모방을 거부할 권리를 주는 방안이다. AI 기업에 부담금을 부과해 창작자 보상과 문화 기금에 쓰고, 허위 콘텐츠에는 삭제 요청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도 담겼다. 이 제안은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 두 연구자가 제시한 초안이다. 호주 법무장관 대변인은 정부가 창작자와 언론사, AI 기업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저작권을 둘러싼 향후 변화가 실질적인 통제권과 공정한 보상을 보장하도록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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