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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Alphabet)의 AI는 지금 클라우드에서 돈을 번다. 검색에서는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현금은 버는 속도보다 빨리 데이터센터로 나간다.
알파벳은 28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 공시(Exhibit 99.1)를 통해 매출이 1275억7700만달러(약 17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고 발표했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103% 폭증한 307억900만달러에 달했다. 다만 전체 매출은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집계 시장 예상치인 1282억달러에는 소폭 못 미쳤다.
같은 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90억65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은 422억9000만달러였으나, 데이터센터와 서버에 쏟아부은 설비투자(CapEx)가 513억5500만달러에 달해 영업현금흐름을 크게 웃돌았다. 2분기 마이너스 58억5500만달러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알파벳의 잉여현금흐름 적자는 상장 22년 만에 처음 발생한 이례적 현상으로, 손익분기점 수준을 기대했던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실적 발표 직후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알파벳 주가는 10% 넘게 급락했다.
1276억달러 실적의 이면, 영업이익 30% 급증 속 순이익 후퇴
| 구분 | 2025년 3분기 | 2026년 2분기 | 2026년 3분기 |
|---|---|---|---|
| 매출 | 1023억4600만달러 | 1197억9600만달러 | 1275억7700만달러 |
| 구글 검색 등 매출 | 565억6700만달러 | 632억7100만달러 | 633억5000만달러 |
| 구글 클라우드 매출 | 151억5700만달러 | 247억6800만달러 | 307억900만달러 |
| 구글 클라우드 영업이익률 | 23.7% | 35.6% | 36.2% |
| 설비투자(CapEx) | 239억5300만달러 | 449억2400만달러 | 513억5500만달러 |
| 잉여현금흐름(FCF) | 244억6100만달러 | -58억5500만달러 | -90억6500만달러 |
알파벳의 3분기 영업이익은 405억7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1.8%를 기록했다. 본업인 검색과 클라우드 운영에서 창출된 이익 체력은 여전히 견고함을 입증했다.
반면 최종 순이익 지표는 정반대로 후퇴했다. 보통주 기준 순이익은 261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349억7900만달러) 대비 감소했으며, 주당순이익(EPS)은 2.87달러에서 2.12달러로 하락했다. 이는 알파벳이 보유한 지분증권에서 87억달러의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해 주당순이익을 0.55달러 깎아내린 탓이다. 지분 평가손실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 역시 2.67달러에 그쳐 시장 예상치인 3.02달러를 밑돌았다. 1년 전 같은 분기에는 지분증권에서 107억달러의 평가이익이 발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본업에서 번 이익이 무색하게 평가손실과 설비투자가 현금을 집어삼켰다.
클라우드 매출 103% 폭증 견인한 TPU와 5610억달러 백로그
구글 클라우드 부문의 성과는 독보적이었다. 3분기 클라우드 영업이익은 111억2100만달러로, 1년 전 35억9400만달러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 매출이 2배로 성장하는 동안 영업이익률 또한 23.7%에서 36.2%로 12.5%p 수직 상승했다.
클라우드 외형 성장의 이면에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자체 설계한 AI 가속기 칩인 TPU(Tensor Processing Unit) 시스템 판매가 매출 성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명시했다. 과거 서버 용량만 빌려주던 클라우드 사업 구조에 고가의 전용 하드웨어 시스템 공급을 제품 매출로 병행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토머스 쿠리안(Thomas Kurian)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Conference Call)에서 “구글 클라우드에서 인프라를 시작한 주요 TPU 도입 기업이 이미 100곳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대여 기업에서 자체 AI 가속기 공급사로 체질을 전환한 결과다.
중장기 매출 기반도 탄탄하게 축적됐다. 계약은 체결됐으나 아직 서비스가 공급되지 않아 재무제표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수주 잔고, 즉 백로그(Backlog)는 3분기 기준 5610억달러(약 752조원)에 달했다. 아낫 아슈케나지(Anat Ashkenaz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체 백로그의 55%를 웃도는 금액이 향후 24개월 내 매출로 실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비율을 단순 역산하면 향후 2년간 약 3086억달러, 연간 기준 약 1543억달러의 확정 매출이 유입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을 연간으로 환산한 1228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다만 백로그 순증 속도는 둔화됐다. 1분기 백로그가 직전 분기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한 4600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2분기에는 540억달러 증가했고 이번 3분기 증가폭은 470억달러로 줄었다.
사상 최대 검색 질의에도 정체된 광고 매출과 AI 모드의 딜레마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알파벳 CEO는 “AI 투자가 상업적 질문을 포함한 검색 질의 전반의 확장을 이끌고 있다”며 3분기 검색 질의 증가율이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질의의 폭증이 광고 매출 확대로 직결되지는 못했다. 3분기 구글 검색 등 광고 매출은 63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직전 2분기 매출인 632억7100만달러와 비교하면 석 달간 증가액은 불과 7900만달러(+0.12%)에 불과했다. 구글의 전체 광고 매출 역시 820억1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약 14억1000만달러 밑돌았다.
필리프 쉰들러(Philipp Schindler)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어닝콜에서 검색 성장 둔화의 주된 요인으로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FX) 역풍과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 기저효과를 제시했다. 그리고 세 번째 핵심 변수로 생성형 AI 대화형 검색 환경의 초기 수익화 한계를 인정했다.
쉰들러 CBO는 “AI 모드 질의가 크게 늘었지만, 아직 AI 모드에서 창출되는 클릭당 단가와 수익화 수준은 기존 검색창보다 낮다”며 “AI 개요(AI Overviews)와 AI 모드 전반에 걸쳐 고품질 광고 집행을 점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색창에서 대화하듯 질의하는 AI 모드는 질문 길이가 기존 검색보다 평균 3배 길고 음성이나 이미지를 첨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지만, 정작 사용자 질문에 맞춤형 수익 광고를 노출하는 체계는 초기 구축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질의는 폭발했으나 단가는 따라오지 못한 구조적 정체다.
제미나이 생태계 확장, 이용자 10억명과 분당 320억토큰의 연산 폭증
사용자 트래픽과 모델 연산 지표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피차이 CEO는 제미나이(Gemini) 앱의 글로벌 이용자 수가 10억명을 돌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석 달 전 발표된 월간 활성 이용자(MAU) 9억5000만명에서 외형 성장이 지속된 것이다.
개발자 생태계의 연산 소비량도 폭증했다. 구글 자체 기초 모델 API의 처리 용량은 분당 약 320억토큰에 도달했다. 이는 직전 2분기의 220억토큰 대비 40% 이상, 1년 전 대비 4배를 웃도는 수치다. 올해 1분기 기준 160억토큰 수준이었던 연산 수요가 반년 만에 2배로 불어났다.
알파벳은 이날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인 제미나이 4 카본(Carbon)을 전격 공개하며 사이버 보안 방어 진영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미나이 앱의 유료 구독료나 API 사용료가 전사 손익계산서에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는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용자 지표와 연산량은 폭발했으나 직접적인 개별 매출은 베일에 싸여 있다.
분기 설비투자 514억달러의 블랙홀,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FCF
현금 유출의 진원지는 전례 없는 규모의 설비투자다. 알파벳의 3분기 설비투자 집행액은 513억5500만달러(약 68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239억5300만달러) 대비 114% 폭증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개 분기 누적 설비투자만 1319억5300만달러에 이른다. 아슈케나지 CFO는 3분기 기술 인프라 자본의 65%가 서버 및 네트워킹 장비 확충에, 35%가 신규 데이터센터 부지 및 건물 구축에 집중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은 2026년 연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1950억~2050억달러(약 261조~275조원)로 유지했다. 이는 기존 3개 분기 집행액을 감안할 때 4분기 한 분기에만 630억~730억달러 규모의 천문학적 현금이 추가로 지출됨을 시사한다. 3분기 집행액보다도 최대 42% 늘어나는 속도다.
현금 유출을 자극한 요인은 설비투자뿐만이 아니었다. TPU 시스템 납품 확대를 위한 선행 재고 확충과 2018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부과한 반독점 과징금 52억달러의 실제 납부가 겹쳤다. 이로 인해 알파벳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24억3900만달러에서 133억800만달러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영업현금흐름을 넘어선 자본 지출의 공백은 외부 차입과 자본 시장 조달로 메웠다. 알파벳은 3분기 중 회사채 발행을 통해 287억달러를 조달했고, 시장가 신주 발행(ATM) 프로그램을 가동해 124억달러의 주주 자본을 추가 확충했다. 반면 지난해 1~9월 398억1000만달러에 달했던 자사주 매입은 올해 들어 전면 중단됐다. 회사의 장기부채는 지난해 말 465억4700만달러에서 1251억200만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이 멈춘 자리를 회사채와 유상증자가 채웠다.
AI 자본지출 회수 방정식, 클라우드 수익성과 장기 비용 부담의 충돌
투자 회수의 실질적 증거는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확인된다. 클라우드 매출이 103% 폭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36.2%로 올라섰고, 2년 내 매출화가 확정된 백로그만 3000억달러 이상 축적됐다. 아슈케나지 CFO는 “이번 AI 투자 사이클 전반에 걸쳐 자본비용을 의미 있게 웃도는 매력적인 투하자본이익률(ROIC)을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입되는 이익과 유출되는 자본의 체급 차이는 여전히 현격하다. 3분기 클라우드 영업이익 111억달러는 같은 기간 집행된 설비투자 514억달러의 5분의 1 수준에 머문다. 감가상각비는 83억6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9% 늘어났으며, 알파벳 전사 공통 AI 연구개발비 역시 76억5500만달러로 71% 급증했다. 오늘 완공된 데이터센터와 들여놓은 GPU·TPU의 장부상 비용은 향후 수년에 걸쳐 손익계산서를 압박하게 된다.
아슈케나지 CFO 역시 자체 인프라 완공 전까지 타사 외부 연산 용량을 임차해 활용하는 과정에서 단기 마진 역풍이 불가피하다고 시인했다. 나아가 “2027년 설비투자가 올해보다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장기 자본 투입의 확대를 예고했다.
오늘 쏟아부은 인프라 자본은 앞으로 수년간 감가상각비 청구서로 되돌아온다.
4분기 630억달러 설비투자와 AI 모드 수익화 시험대
단기 시장의 시선은 4분기 설비투자가 실제로 630억달러를 돌파하는지, 그리고 내년 초 제시될 2027년 자본지출 가이던스의 윤곽에 집중되고 있다. 아슈케나지 CFO는 TPU 시스템 판매 호조가 4분기에도 이어지며 2027년까지 실질적인 매출 계단식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검색 부문에서는 AI 모드 광고 확장이 정체된 분기 성장률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가 성패의 분수령이다.
연간 매출 5000억달러 고지에 올라선 거대 기업 알파벳이 한 해 자본지출로만 2000억달러 안팎을 쏟아붓는 유례없는 자본 실험을 전개하고 있다.
AI 패권을 향한 구글의 승부수는 이제 데이터센터 완공을 넘어 자본회수의 시간표 위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