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AI 요약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이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AI 안전 규제를 요구해 온 회사의 정책적 입장과 경영진의 공개 발언이 정부의 집중적인 조사나 차별적 규제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10월 28일 “앤트로픽이 IPO 투자설명서에서 AI 안전에 관한 공개적인 정책 활동으로 정부의 보복성 조치를 받을 위험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앤트로픽은 트럼프 행정부와 잇따라 충돌해 왔다는 점을 들어 정부 관련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상세히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10월 2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S-1)에서 이처럼 정치적 환경과 회사의 AI 규제·안전 정책에 대한 입장이 정부의 강화된 감독이나 정치적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사한 상황에 있는 경쟁기업과 달리 특정 정부기관의 집중적인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명시했다.
앤트로픽은 챗봇 클로드(Claude)를 개발한 미국 AI 기업이다. 최고경영자(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AI의 급격한 발전에 따른 위험을 경고하며 모델 개발과 배포에 대한 안전장치 강화를 주장해 왔다.
국방부와 충돌한 앤트로픽…공급망 위험기업 지정 놓고 소송
갈등의 출발점은 미국 국방부의 AI 활용 범위였다.
앤트로픽은 올해 초 자사 AI 모델을 미국인에 대한 대규모 국내 감시와 인간의 통제가 없는 완전자율 무기체계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국방부는 이러한 사용 제한이 군사작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7일 연방정부 기관들에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국방부도 앤트로픽을 국가안보상 공급망 위험기업으로 지정하는 조치를 추진했다.
당시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기관의 앤트로픽 기술 사용 중단을 지시했으며, 국방부는 AI 안전장치를 둘러싼 갈등 끝에 회사를 공급망 위험기업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법적 다툼이 이어졌다. 8월에는 연방법원이 국방부의 지정 조치를 막는 결정을 내렸지만, 9월 25일 연방항소법원은 국방부 조치를 지지했다. 항소법원 다수의견은 앤트로픽의 기술 사용 제한이 군사작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국방부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앤트로픽은 10월 13일 그 항소심 결정에 대한 재심리를 요청했다. 그와 관련해 로이터는 “앤트로픽이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기업 지정을 유지한 항소법원 판결에 대해 재심리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또 “회사는 해당 지정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IPO 투자설명서에서도 “소송 결과에 따라 연방정부뿐 아니라 정부와 거래하는 민간기업에 대한 제품 판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AI 모델 수출통제도 위험…해외시장 확대에 제약
국방부와의 갈등 외에도 미국 정부의 첨단 AI 모델 수출통제가 앤트로픽의 사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6월 앤트로픽의 고성능 모델 미토스 5(Mythos 5)와 페이블 5(Fable 5)에 대한 외국인의 접근을 제한했다. 정부는 모델의 안전장치를 우회해 사이버 보안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위험을 문제 삼았다.
앤트로픽은 정부의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그 모델에 대한 고객 접근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후 문제가 된 보안 우려가 해소되면서 수출 제한은 해제됐다.
당시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앤트로픽의 첨단 모델에 대한 외국인의 접근을 중단하도록 명령했지만 앤트로픽은 구체적인 위험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투자설명서에서 “앞으로도 유사한 수출 제한이 다시 시행될 경우 신속하게 해제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해외 고객 확보와 국제시장 확대가 회사의 성장에 중요하다는 점도 명시했다.
AI 안전 규제 주장하면서 규제 비용도 투자 위험으로 공개
앤트로픽은 “우리가 요구하는 AI 안전 규제가 실제 도입될 경우 회사의 성장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와 관련해 “AI 모델의 개발과 출시를 제한하거나 추가적인 안전성 검증을 요구하는 규제가 시행되면 규제 준수 비용이 증가하고 제품 개발 및 배포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기술이 적절한 안전장치와 감독 없이 개발·운영될 경우 인류에게 재앙과 다름 없거나 실존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투자설명서에 경고했다.
앤트로픽이 개발하는 고성능 AI 모델이 사이버 공격이나 생물학적 무기 개발에 악용될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AI 시스템의 행동을 회사가 완전히 이해하거나 설명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정부와의 관계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인 공공계약 매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앤트로픽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연방정부 기관과의 직접 계약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해당 보고기간별 전체 매출의 약 1% 수준이다. 그러나 정부의 공급망 위험기업 지정이나 수출통제는 민간 방산업체, 해외 고객, 사업 제휴 기업과의 거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악시오스는 10월 26일 “앤트로픽이 정부의 차별적 규제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AI 안전 정책에 관한 공개적인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투자설명서에서 아마존(Amazon),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브로드컴(Broadcom) 등 주요 기술기업과의 협력관계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상장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 공개…투자자들의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
앤트로픽은 10월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정식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종목코드 ‘ANT’로 상장할 계획이다. 공모 주식 수와 희망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같은 날 공식 발표에서 기업공개 추진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증권신고서에는 정부의 규제 조치와 정치적 압박, 기술 안전성, 공급망 위험 등이 상세히 기재됐다.
특히 회사는 정부기관의 조사와 제재뿐 아니라 정부 조달사업에서의 불이익, 규제·허가 요건의 차별적 적용, 직원들의 이민·비자 관련 조치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은 도모하고 있다. 아모데이 CEO는 백악관 행사에 참석했으며, 회사는 정부 관계자들과 AI 안전 문제를 협의해 왔다. 그러나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기업 지정에 관한 소송과 AI 규제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월 28일 세라 크렙스(Sarah Kreps) 미국 코넬대 기술정책연구소장을 인용해 “AI 기업에 대한 정부 권한의 경계가 여전히 형성되는 과정에 있어 투자자들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기업가치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대형 로펌의 IPO 전문 변호사는 “앤트로픽이 정부와의 갈등과 보복 우려까지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개한 걸 보면 다른 나라들의 기업공개 관행과 절차와 뚜렷한 차별성이 두드러지지만 그 속내 역시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앤트로픽이 최대한 상세하게 리스크를 공개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그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는 점 또한 의미를 곱씹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Q&A
Q1. 앤트로픽이 증권신고서에 정치적 위험을 공개한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 증권법상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회사는 투자 판단에 중요한 위험 요인을 공개해야 한다. 앤트로픽은 정부의 정책 변화뿐 아니라 회사의 AI 안전 정책과 경영진 발언에 따른 차별적 규제 가능성까지 구체적인 사업 위험으로 제시했다.
Q2.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기업 지정은 민간사업에도 영향을 미치나?
그럴 수 있다. 국방부와 직접 계약하는 기업뿐 아니라 국방부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앤트로픽 기술을 사용하는 데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제한 범위는 적용되는 조달 규정과 계약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Q3. 앤트로픽이 상장하면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이 해소되나?
기업공개와 정부의 규제·조달 결정은 별개의 절차다. 상장 자체가 공급망 위험기업 지정이나 수출통제를 해제하지는 않는다. 앤트로픽은 증권신고서에서 기존 소송과 향후 정부 조치가 사업과 재무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