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AI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가 확산하고 있지만 생산성 향상은 아직 실적 수치로 확인되지 않고, AI 인프라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고객별로 다르다는 진단이 나왔다. 크로퍼드 델 프레테(Crawford Del Prete)는 11월 1일 실리콘앵글(SiliconANGLE) 인터뷰에서 업무 자동화가 늘고 있어도 조직의 일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지 않아 생산성 지표에 효과가 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AI 자동화 확산에도 생산성은 아직 미지수
델 프레테는 기업들이 코딩과 고객 서비스에 이어 조직 내 다양한 개별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직무가 수백, 때로는 수천 개의 과업으로 이뤄진 만큼 일부 과업의 자동화가 곧바로 직무 전체나 조직의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자동화가 진행 중이지만 업무 구조가 함께 바뀐 것은 아니어서 생산성 지표에 일관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데이브 벨란테(Dave Vellante)는 앤트로픽(Anthropic)의 S-1 문서에 담긴 수치를 거론했다. 벨란테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2026년 상반기 매출이 160억달러로 14배 늘었다고 밝혔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20억달러라고 했다. 벨란테는 회사가 약 1400억달러를 조달했고, 매출 연환산 규모 320억달러에 이르기까지 100억달러를 소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터뷰에서 제시된 수치와 해석으로, 매출 성장만으로 AI 인프라 투자 수익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의 배경이다.
컴퓨팅 투자와 실제 수요는 기업마다 달라
벨란테는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S-1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앤트로픽의 다년간 컴퓨팅 계약 규모가 5370억달러라고 소개했다. 여기에는 최소 구매 약정,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비용을 부담하는 계약, 임대 계약, 인도 조건부 용량 약정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벨란테는 이 약정이 현재의 부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델 프레테는 새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금 제공자와 공급업체, 모델 기업의 관계가 서로 얽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기업 고객의 컴퓨팅 수요는 일률적이지 않다는 게 델 프레테의 설명이다. 그는 한 고객이 레노버(Lenovo), HPE, 델(Dell)에서 살 수 있는 컴퓨팅 용량을 모두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기업들은 AI 사용에 드는 토큰(token) 비용을 살피며, 업무에 필요한 수준에 맞춰 모델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한 고객의 강한 수요를 전체 기업 시장의 수요로 확대해 해석할 수는 없다는 점도 드러난다.
델 프레테는 특정 업무에 필요한 수준에 맞춰 모델을 선택하는 사례를 들었다. 인터뷰에서는 오푸스(Opus) 4.8도 충분한 업무에 5.0 모델의 추가 추론 기능을 쓰면 토큰을 6배 더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기업이 AI 도입의 생산성 효과를 아직 수치로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업무별 모델 선택과 토큰 사용량 관리가 비용을 따지는 한 방식으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