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싱글 10명 중 4명꼴이 연애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디언(The Guardian)은 10월 31일 매치그룹이 영국 싱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도했다.
연애 조언부터 프로필 확인까지
설문에서 응답자의 39%는 연애 생활에 AI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Z세대 응답자에서는 비율이 66%로 높아졌고, 밀레니얼 세대는 53%였다. AI에 가장 많이 맡기는 일은 대화 상대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이었다. 데이트 아이디어를 구상하거나 대화를 연습하고, 프로필과 메시지를 작성하는 데 쓰는 경우도 있었다. 상대의 프로필이나 사진이 진짜인지 살펴보는 용도도 포함됐다. 반면 사진을 AI로 수정하는 것은 대다수 싱글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답했다.
스톡온트렌트에 사는 27세 샘은 전 연인이 자기 여동생은 샘을 못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농담한 뒤 구글(Google) 제미나이(Gemini)에 사진을 보여줬다. AI가 그 평가에 공손하게 반박한 뒤 샘은 응원이나 메시지 검토를 부탁하며 연애 조언자로 활용해왔다. 그는 오해를 부를 메시지 때문에 만남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한 싱글맘은 챗GPT(ChatGPT)를 코치처럼 설정해 답장이 늦을 때 불안해하지 않고 관계를 서두르지 않도록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편리함과 진정성 사이의 부담
멜버른의 51세 남성은 20년 결혼 생활이 끝난 뒤 데이트를 시작해, 매칭된 상대를 평가하고 자신의 답변을 점검하는 데 AI를 활용하며 현재 파트너를 더 빨리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챗봇이 자신이 지나쳤던 프로필을 다시 살펴보게 했고, 현재 파트너에 대해 ‘자신과 잘 맞는데 사진을 못 찍을 뿐’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파트너 역시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로 그의 답변을 분석했다고 한다. 다만 영국 싱글 약 3명 중 1명은 상대가 메시지 작성에 AI를 쓴 사실을 알게 되면 데이트를 끝낼 수 있다고 답했다.
데이트가 어땠는지 챗봇과 이야기한다는 응답은 7%였다. 친구들과 단체 대화를 나눈다는 비율은 29%, 부모에게 이야기한다는 비율은 20%였다. 런던의 31세 디크는 챗GPT에 대화 내용을 올리고 상대의 ‘위험 신호’나 관계의 성격을 물어본다고 했다. AI를 통해 여러 차례 데이트 약속을 잡았지만, 생각을 AI에 맡기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약해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챗봇이 때때로 다소 사용자에게 맞장구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매치그룹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4분의 1을 넘는 비율이 두 사람의 AI 비서가 먼저 대화한 뒤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에 호감을 보였다. 그러나 다수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매치그룹의 신뢰·안전 책임자 요엘 로스(Yoel Roth)는 회사가 AI끼리 데이트하게 하는 방식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 사이의 연결을 돕는 것이 목표라면 로봇끼리 대화하게 하는 것으로는 그 목표에 가까워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샘도 AI가 자신의 유머를 대신하게 된다면 자신다움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