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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금리를 묶었다. 하지만 위원 2명은 인상을 요구했고, 시장은 12월 인상 확률을 80%대 중반에서 내려놓지 않았다. 이번 동결은 긴축의 끝이 아니라 한 회의 쉬어 가는 자리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8일(현지시각)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로 유지했다. 한국 시각으로 29일 오전 3시에 나온 결정이고, 9월에 0.25%p를 올린 뒤 처음 열린 회의였다.
32년 만의 표결 균열… ‘목표 복귀 확신’ 지워낸 10월 성명서
표결은 10대 2였다. 리사 쿡(Lisa D. Cook) 이사와 베스 해맥(Beth M. Hammack)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0.25%p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9월 인상 결정은 12대 0 만장일치였다.
연준 이사진과 지역 연은 총재가 동시에 소수의견을 낸 사건은 1992년 10월 이후 32년 만이라고 포춘은 보도했다. 쿡 이사 역시 2022년 연준에 합류한 이래 처음으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금리는 멈췄지만, 연준의 긴축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
성명은 9월과 거의 같은 문장으로 짜였고, 결정과 표결을 빼면 달라진 곳은 두 군데다.
| 항목 | 9월 16일 성명 | 10월 28일 성명 |
|---|---|---|
| 결정 | 0.25%p 인상(3.75~4%) | 3.75~4% 유지 |
| 표결 | 12대 0 | 10대 2(쿡·해맥 인상 주장) |
| 경기 판단 | 견조한 속도(solid pace)로 확장 | 강한 속도(strong pace)로 확장 |
| 물가 둘째 문장 | 오늘 조치가 2% 목표 복귀를 앞당긴다 | 정보를 더 모아 적절한 정책 기조를 정하겠다 |
| 지급준비금 | 충분한 지준 유지 | 동일 |
9월 성명에 포함되었던 “오늘의 정책 조치는 2% 목표로 더 빨리 돌아가는 것을 뒷받침할 것”(Today’s policy action will support a timelier return to the Committee’s 2 percent goal)이라는 문장이 전격 삭제됐다. 그 자리에 다음 문장이 대체 삽입됐다.
“정보가 더 쌓이면 인플레이션이 제때 2% 목표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 적절한 정책 기조를 위원회가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올리겠다는 확답도, 인상을 중단하겠다는 선언도 찾아볼 수 없다. 판단을 다음 회의로 넘긴 유보적 문장이다. 동시에 경기 판단은 ‘견조’에서 ‘강한’으로 한 단계 상향됐다. 대차대조표 정책은 유지됐다. 연준의 실행 노트(Implementation Note)는 지급준비금 이자율을 3.9%로 유지하고, 충분한 지준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면 단기국채를 매입한다는 9월의 지침을 그대로 이어갔다.
3% 성장 속 인상 문 열어둔 워시 의장의 ‘조건부 긴축’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1.8%에서 2.4%로 상향 수정됐고, 3분기 역시 3%를 웃돈 소비 증가세에 힘입어 더욱 가파르게 성장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물가는 6년 가까이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어 이번 회의의 논의 초점도 물가 통제에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워시 의장은 금융 여건이 9월 인상 이후 일부 기업과 가계에서 긴축됐지만 “빡빡하다고 부를 생각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I’m unwilling and unable to call them tight)고 선을 그었다.
“우리는 상황이 요구하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행동할 의지도 보여줬다. 앞으로 들어올 정보가 정책을 어디에 둘지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워시 의장은 야후파이낸스 질의응답에서 “이 통화 처방이 어느 정도 듣기 시작했다는 것이 압도적 다수의 판단이지만, 확고한 결론은 없다”(the overwhelming consensus, the overwhelming judgment, is that what we’ve done in this monetary medicine starting to work some, but there’s no firm conclusions)고 진단했다.
중간선거를 엿새 앞두고 열린 자리였던 만큼 정치적 외풍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워시 의장은 “정치는 이번 결정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Politics played no role in the decision)며 “이틀 동안 위층에서 동료들과 머물렀지만 정치 이야기는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I just spent two days with my colleagues upstairs. I didn’t hear an utterance about politics)고 강조했다.
성명서에서 확신이 빠진 자리를 시장의 인상 기대가 채웠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긴축 완화 신호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방기금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CME 페드워치(FedWatch)에서 12월 0.25%p 인상 확률은 회의 전부터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코인데스크 인용 수치 기준 인상 확률은 1주 전 76%, 하루 전 78%였으며, 회견이 시작된 직후인 오후 2시 33분(한국 시각 오전 3시 33분)에는 86%까지 치솟았다. 야후파이낸스는 회의 당일 오전 이 확률을 84%로 보도했고, 블룸버그(Bloomberg)는 결정 발표 직후 약 85%로 집계했다. 이번 동결과 기자회견은 새로운 기대를 촉발했다기보다, 이미 굳어진 시장의 12월 인상 전망을 그대로 유지시켰다.
채권시장은 단기물과 장기물이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미국 재무부 일일 국채 금리 고시치 기준 2년물 국채 금리는 27일 4.7%에서 28일 4.67%로 0.03%p 밀린 반면, 10년물은 4.99%에서 5.05%로 0.06%p 상승했다. 코인데스크는 발표 직후 장중 4.78%까지 치솟았던 2년물이 기자회견 도중 4.73%로 물러났다고 전했다. 공식 종가와 장중 호가는 집계 기준이 달라 나란히 비교할 수는 없다.
10년물 5% 재진입과 0.6%의 침묵… 장단기 금리 엇갈린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기준금리 동결 발표에도 둔감하게 반응했다. 코인베이스(Coinbase) 체결가 기준 비트코인은 발표 시각인 오후 2시(한국 시각 오전 3시) 8만748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첫 5분간 8만616~8만1093달러 사이를 오르내렸고, 기자회견이 개시된 2시 30분에는 8만845달러를 기록했다.
기자회견 종료 후 오후 4시 무렵 8만1715달러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오후 5시(한국 시각 오전 6시)에는 8만1260달러(약 1억870만원)로 수렴했다. 발표 직전과 비교해 0.63%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하루 전 같은 시각의 8만394달러와 비교해도 1% 남짓한 변동 폭에 머물렀다.
뉴욕 증시 동향 역시 차분했다. S&P500지수는 0.28% 상승한 7743.97, 나스닥지수는 0.27% 오른 2만6549.85로 장을 마쳤다.
방향성 공백의 역설… 12월 최종 행보 가를 GDPCE 시험대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향후 금리의 방향타를 쥐지 않았고, 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성명에 명기했다.
추가 인상을 지지하는 논거는 공식 숫자로 뒷받침된다. 연준 위원들이 작성한 9월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4.1%였다. 현재 유효 목표 범위인 3.75~4%의 중간값 3.875%에서 4.1%에 도달하려면 0.25%p의 추가 인상이 요구되며, 올해 남은 FOMC는 12월 8~9일 한 차례뿐이다. 10월에는 점도표가 발표되지 않으므로 이 궤적은 9월 시점의 위원회 합의에 근거한다.
반면 동결 기조 유지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성명서 문구 자체에 있다. 9월 성명의 확신은 “정보를 더 축적하겠다”는 신중론으로 전환됐다. 워시 의장 역시 “통화정책 운용에 확고한 결론이 있었다면 오늘 요란하게 발표했을 것”(If we had a firm conclusion about the conduct of monetary policy, we’d announce it to much fanfare today)이라고 언급했다. 9월 인상 효과가 서서히 발휘되기 시작했다는 진단도 같은 자리에서 나왔다. 페드워치 86%의 역수는 12월 동결 확률이 14% 열려 있음을 가리킨다.
결국 최종 방향은 유입되는 경제 지표가 결정하며, 그 첫 번째 시험대는 즉각 닥쳐온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29일 오전 8시 30분(한국 시각 오후 9시 30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와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동시에 공개한다. 워시 의장이 강조한 3%대 성장세가 공적 통계로 입증되는지가 12월 행보의 첫 가늠자다.
단기 금리 넘은 장기 유동성 고비… 11월 4일 재무부 QRA
본지 9월 30일 자 분석에서 가상자산과 매크로 금융시장 앞에 놓인 4대 관문을 조명한 바 있다. 10월 2일 고용보고서, 14일 소비자물가, 28일 FOMC, 그리고 11월 4일 재무부 발표다. 세 번째 관문은 동결과 관망 기조 속에 통과됐다. 남겨진 최종 관문은 장기 국채 유동성이다. 미국 재무부는 9월 9일부터 기발행 10~30년물 국채를 환매하는 바이백(buyback) 한도를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40억달러(약 5조3500억원) 이상으로 증액했다. 해당 유동성 지원책은 11월 4일까지 유효하다.
단기 금리의 키는 연준이, 장기 금리의 키는 재무부가 쥐고 있다.
이번 FOMC가 종료된 시점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05%를 기록하며 다시금 5% 벽을 넘어섰다. 기준금리가 단기 차입비용의 관문이었다면, 11월 4일 분기 국채발행계획(QRA)은 시중 장기 실질금리의 방수벽 역할을 맡게 된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다음과 같이 매듭지었다.
“좋든 나쁘든 매 순간 우리의 일은 통화정책을 바로잡는 것이다.”
이 선언이 12월 테이블 위에서 어떤 정책 선택으로 구체화될지는 다음 데이터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