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들이 실종 반려동물의 AI 조작 사진을 보내 주인에게 돈을 요구하고, 송금을 거부하면 동물을 해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1월 4일 영국에서 벌어진 피해 사례를 보도했다.
AI 사진 보내고 상품권·거액 요구
버밍엄에 사는 위탁 보호자 스테파니 영(Stephanie Young)은 지난해 9월 고양이 버디(Buddy)가 집 정원에서 사라진 뒤 구조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실종 정보를 올렸다. 멜리사라는 여성은 버디에게 먹이를 줬다며 사진을 보냈고, 자폐증이 있는 손주들을 위해 보상금을 받고 싶다고 했다. 영은 사진 속 고양이가 버디라고 확신해 돈을 찾으러 은행에 갔고, 몇 시간 안에 인근에서 고양이를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상대는 나타나지 않았고 현금 대신 애플(Apple) 상품권 100장을 요구했다.
영이 사진이 AI로 만들어졌다고 알아채고 상대의 신원을 의심하자, 사기범은 버디를 팔거나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버디는 실종된 지 1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웨즈베리에 사는 캠 차우한(Cam Chauhan)도 고양이 크리드(Creed)가 사라진 지 9개월 만에 정원에 앉아 있는 고양이 사진을 받고, 처음에는 고양이를 찾았다고 믿었다. 상대는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라며 200파운드 상당의 애플 상품권을 요구했다. 딸들이 사진과 송금 요구를 의심했고, 차우한은 상품권을 보내지 않았다. 사기범은 상품권을 먼저 보내야 고양이를 돌려주겠다며 약속한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4만파운드 요구하고 반려묘 살해 위협
노샘프턴의 사라 로빈슨(Sarah Robinson)은 고양이 쿠키(Cookie)가 실종된 지 2주 뒤, 쿠키를 데리고 있다는 남성에게 연락을 받았다. 창문 밖에 있는 쿠키의 사진을 받고 처음에는 의심하지 않았지만, 남성은 통화 중 위치를 명확히 말하지 못하고 말도 더듬었다. 이후 4만파운드를 요구하며 송금 링크를 보냈고, 로빈슨이 거절하자 돈을 내지 않으면 쿠키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로빈슨은 쿠키의 안전을 걱정했다. 세 사람은 사건을 런던시 경찰이 운영하는 사기 신고 기관 리포트 프로드(Report Fraud)에 신고했다.
애스턴대의 라샤 카셈(Rasha Kassem) 선임 연구자는 AI로 과거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조작이 쉽고 접근 가능하며 무료가 되면서 온라인 사기에서 AI의 역할이 커졌다고 말했다. 사진이 진짜처럼 보여도 실제 증거라는 뜻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카셈 연구자는 사기범이 피해자를 서두르게 만드는 만큼 송금을 결정하기 전에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돈을 요구하거나 반려동물을 해치겠다고 위협하는 사기범과 직접 대화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가능한 한 상대에 관한 정보를 모아 당국에 신고하라고도 했다.
실종 반려동물을 찾는 무료 온라인 서비스 포부스트(Pawboost)는 사진만 믿고 돈을 보내지 말고, 짧은 동영상이나 영상통화로 반려동물을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영상에서는 반려동물만이 가진 특징을 보여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있다는 사람과 만날 때는 안전한 공공장소를 정하고, 온라인 게시물만으로 알 수 없는 목줄이나 성격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해 확인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BBC는 2025년 영국에서 사기범들이 거의 13억파운드를 가로챘다고 전했지만, 이 수치는 실종 반려동물 사기만의 피해액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