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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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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美)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Oracle)이 중국 텐센트(Tencent)와 체결한 70억달러(약 9조80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임대 계약을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에 첨단 AI 반도체를 제공하는 거래에 우려를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보도됐다.
이번 계약은 반도체를 중국으로 직접 수출하지 않고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에서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가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1월 4일 “오라클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받고 텐센트와 체결한 70억달러 규모의 AI 반도체 임대 계약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오라클에 직접 접촉해 계약에 우려를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AI 반도체 10만개, 5년 임대 계약 무산
오라클과 텐센트는 올해 동남아시아의 여러 오라클 데이터센터에서 첨단 AI 반도체 최대 10만개를 5년 동안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도됐다.
계약 규모는 약 70억달러로, 텐센트가 체결한 해외 AI 인프라 임대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계약에는 전체 금액의 약 30%인 21억달러(약 2조9400억원)를 선지급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텐센트가 확보하려던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의 규제로 중국 내에서 이용하기 어려운 첨단 제품이었다. 텐센트는 이를 직접 수입하는 대신 해외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해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미국 IT 전문매체 네트워크월드는 10월 9일 “텐센트가 임대한 연산 능력을 우선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 사용하고, 이후 추론 작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유 연산 능력은 텐센트 클라우드를 통해 다른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다만 계약 대상 반도체의 구체적인 모델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라클은 엔비디아(Nvidia)와 AMD의 AI 가속기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텐센트는 위챗(WeChat)을 운영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게임 기업이다. 자체 AI 모델인 혼위안(Hunyuan)을 개발하면서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산 반도체 사용 요구하며 압박
이번 계약에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 정부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도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텐센트가 본사를 둔 중국 광둥성의 고위 당국자들도 회사를 방문해 중국산 반도체 사용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첨단 반도체 접근을 문제 삼는 동안 중국 당국은 자국 반도체 사용을 요구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Huawei) 등 자국 기업이 개발한 AI 반도체의 사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AI 개발사들은 대규모 모델 학습에 필요한 연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산 첨단 반도체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해외 데이터센터에서 반도체를 직접 소유하지 않고 연산 능력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충족해 왔다.
수출통제는 반도체뿐 아니라 최종 사용자도 겨냥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해외에 있는 중국 기업과 중국계 법인을 대상으로도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관리규정(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s·EAR)은 반도체의 종류, 수출 목적지, 최종 사용자와 사용 목적 등에 따라 허가 요건을 정한다. 중국 기업이 동남아시아에 법인을 설립했다고 해서 미국의 수출통제에서 자동으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상무부는 2025년 5월 바이든 행정부의 AI 확산 규칙(AI Diffusion Rule)을 철회하면서도 첨단 반도체의 중국 우회 이전을 막기 위한 규제 집행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네트워크월드는 10월 9일 “미국의 기존 반도체 수출통제는 주로 첨단 반도체의 물리적 이전을 대상으로 하지만, 제3국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반도체를 원격으로 이용하는 방식은 규제의 공백을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를 중국 기업에 수출하는 행위와 미국 기업이 보유한 반도체의 연산 능력을 원격으로 제공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구별된다. 이번 계약 취소 역시 특정 수출통제 조항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으로 발표된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도 중국 고객 비중 제한…해외 AI 반도체 이용에 제약
미국 정부뿐 아니라 반도체 공급업체도 중국 기업의 해외 AI 인프라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엔비디아가 클라우드 고객사들에 중국 이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비중을 최소 51%로 유지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건이 적용되면 중국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AI 연산 서비스의 비중이 제한된다. 오라클의 텐센트 계약 취소와 함께 중국 기업의 해외 AI 반도체 확보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다.
Q&A
Q1. 중국 기업이 해외 데이터센터에서 미국산 AI 반도체를 이용하는 것은 불법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미국 수출관리규정은 반도체의 수출·재수출·이전과 특정 최종 사용자 및 사용 목적을 규제한다. 해외 데이터센터의 원격 연산 서비스가 동일하게 금지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거래 구조와 적용 규정을 따져야 한다.
Q2. 미국 정부가 오라클에 계약 취소를 명령했는가?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오라클에 계약 관련 우려를 전달했고, 이후 계약이 취소됐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계약 취소 명령이나 제재 처분이 내려졌다는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다.
Q3. 한국 AI·클라우드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가?
한국 기업이 미국산 첨단 반도체를 중국계 기업에 제공하거나 관련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미국 수출통제 규정의 적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특히 고객의 법인 소재지만이 아니라 최종 모회사와 실제 사용 목적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모든 중국 기업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가 일률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