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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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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법률 조사와 문서 작성 등 신입 변호사들이 맡아온 업무를 빠르게 자동화하면서 미국 법조계에서 변호사 교육 방식의 변화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AI로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신입 변호사가 실제 사건을 다루면서 법률적 판단 능력을 기를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다.
블룸버그 로 뉴스(Bloomberg Law News)는 최근 ‘AI의 부상이 역설적으로 변호사 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높인다(AI Rise Paradoxically Deepens the Imperative for Lawyer Training) ’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미국 대형 로펌 클리어리 고틀립의 마이클 거스텐장(Michael A. Gerstenzang) 선임 파트너와 카일 해리스(Kyle A. Harris) 기업법무 파트너가 AI 확산과 변호사 실무교육의 관계를 다룬 글이다.
필자들은 이 글에서 “AI가 신입 변호사의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하더라도 법률적 추론과 판단 능력을 기르는 과정까지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로펌이 AI를 활용해 신입 변호사의 업무 수행과 판단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평가하는 교육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변호사는 “선임 변호사와 신입 변호사가 함께 AI 작업 지침을 설계하고, 신입 변호사가 AI의 결과물을 원자료와 대조해 오류와 논리적 결함을 검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파트너 변호사는 신입 변호사의 AI 활용 과정과 법률적 판단을 검토해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제식 교육이 흔들린다
미국변호사협회(ABA)가 2026년 9월 발행한 기고에서도 스티븐 B. 카츠(Steven B. Katz) 변호사는 “생성형 AI가 신입 변호사의 전통적인 업무를 대신하면서 법률 전문직의 도제식 교육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로펌 구성원들이 공감하듯, 그동안 변호사들은 신입 때부터 판례 조사, 증거자료 검토, 사건 경과 정리, 법률문서 초안 작성 등을 통해 실무 역량을 쌓았다. 또 작성한 문서를 수정하고 법적 쟁점과 판단 근거를 설명하면서 소속 변호사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AI가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면 신입 변호사는 결과물을 검토하는 역할부터 맡을 수 있다“고 카츠는 우려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기초적인 법률 조사와 분석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AI가 작성한 문서의 정확성을 판단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AI 활용 능력뿐 아니라 법률적 판단 능력도 교육해야
협회도 이런 문제는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미국변호사협회는 2024년 7월 29일 발표한 공식 윤리의견 제512호에서 변호사가 생성형 AI를 이용할 때에도 전문적 역량 유지, 의뢰인 비밀 보호, 업무 감독, 법원에 대한 진실성, 합리적인 수임료 청구 등 기존 윤리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변호사는 사용하는 AI의 성능과 한계를 합리적으로 이해해야 하며, AI가 작성한 법률문서를 적절하게 검증해야 한다. AI 사용 자체가 변호사의 전문적 책임을 줄여주지는 않는다.
미국변호사협회가 2026년 9~10월 발행한 ‘인공윤리?(Artifickal Ethics?)’라는 글에서 제럴드 C. 맥키니 2세(Jerald C. McKinney II) 변호사는 “로펌이 AI 사용에 관한 서면 지침과 검증 절차를 마련하고 변호사와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교육이 단순한 명령어 작성에 그쳐서는 안 되며, 의뢰인 정보의 기밀성, 법률 인용의 정확성, 소송 전략, 증거 분석 등 업무 위험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률서비스 효율화와 신입 변호사 양성의 충돌
변호사 교육 문제는 로펌의 수익 구조와도 연결된다는 것이 공통의 인식이다.
AI가 문서 검토와 법률 조사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면 의뢰인은 비용 절감을 요구할 수 있다. 반면 로펌은 신입 변호사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 시간과 감독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카츠는 기고문에서 “AI를 활용해 10시간 걸리던 업무를 2시간에 처리할 수 있다면 의뢰인에게 불필요한 비용을 청구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기존 신입 변호사 업무가 단순한 수익 창출 수단이 아니라 전문성을 형성하는 교육 과정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카츠는 또 다른 기고에서 “문제는 생성형 AI가 법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신입 변호사들이 배우는 동안 해왔던 업무를 AI가 수행하게 되면 이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성장시킬 것인가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로펌도 AI 도입 확대로 교육 방식 변화 불가피
한국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판례 검색, 계약서 검토, 법률문서 작성이 확대되면서 신입 변호사의 실무교육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로펌들에서는 AI를 통한 업무 효율화와 함께 소속변호사(어쏘시에이트, Associate)의 법률 분석 능력, 서면 작성 능력, 사건 처리 경험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로스쿨 AI 챌린지에서도 유사한 문제의식이 확인됐다. 당시 심사에 참여한 변호사들은 ”국내 AI의 산출물을 변호사의 독립적인 판단으로 검증하고 통제한 답안들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로펌의 한 소속 변호사는 “AI를 활용하면 판례를 찾거나 계약서를 검토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AI가 제시한 법률적 판단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것은 결국 변호사의 몫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신입 변호사 입장에서는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에만 집중하면 실무 역량을 쌓을 기회가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형 로펌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신입 변호사가 사실관계를 분석하고 법률적 논리를 구성하는 과정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로펌의 인력 양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AI 도입에 맞춰 신입 변호사의 업무 배분과 교육·평가 체계도 함께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Q&A
Q1. AI가 신입 변호사의 업무를 대신하면 왜 교육에 문제가 생기나?
판례 조사와 법률문서 작성은 결과물을 생산하는 동시에 법적 추론과 사실관계 분석을 훈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AI가 초안을 대신 작성하면 신입 변호사가 처음부터 논리를 구성하고 오류를 발견하는 경험이 줄어들 수 있다.
Q2. 미국 변호사에게 AI 활용 교육은 법적 의무인가?
미국변호사협회의 모델윤리규칙 제1.1조는 변호사의 전문적 역량을 요구한다. 관련 주석은 기술의 이점과 위험을 이해할 필요성을 명시한다. 다만 구체적인 의무와 징계 기준은 각 주의 규칙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변호사에게 동일한 AI 교육과정 이수를 요구하는 전국 단일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Q3. 한국 로펌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나?
국내 로펌에서도 AI를 법률 조사, 계약 검토, 문서 작성 등에 활용하면서 유사한 교육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신입 변호사의 기초 업무를 자동화하는 경우, 독립적인 법률 분석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실무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가 교육 설계의 쟁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