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줄인 변호사 업무시간, 누가 득 보나“…美 로펌의 수임료·과로 딜레마

기업 법무팀 71%는 AI 확산에 따른 수임료 체계 변화 예상, 로펌 62%는 기존 방식 유지…변호사 과로 문제도 여전

AI가 계약서 검토와 법률 조사를 자동화하는 가운데 기업 고객들은 수임료 인하를 기대하고, 미국 로펌 변호사는 청구시간 목표와 업무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AI가 법률 업무시간을 단축하면서 미국 기업 고객들은 수임료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로펌들은 기존 시간당 수임료 체계와 수익구조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며, 변호사들의 과로와 청구시간 목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핵심 요약 AI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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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임료 기대 격차:기업 법무팀의 71%는 AI 확산으로 외부 로펌의 수임료 체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로펌 종사자의 62%는 소속 로펌의 책정 방식이 그대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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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된 업무시간:법률 전문가의 62%는 AI로 주간 업무시간의 6~20%를 절약한다고 답했지만, 기존 청구시간 목표가 유지되면 절약한 시간을 다른 사건에 투입해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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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 실적:일부 미국 대형 로펌은 시간당 수임료 체계를 유지하면서 고객에게 청구하지 않는 AI 교육·실험 시간을 변호사의 업무 실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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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거래 재검토:기업 법무팀의 32%는 외부 로펌이 AI를 통한 효율성이나 서비스 개선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거래관계를 재검토하고 있거나 향후 12개월 안에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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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임료 변화:국내 로펌들은 법률 업무에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전통적인 수임료 체계가 크게 달라졌다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

인공지능(AI)이 계약서 검토와 판례 조사 등 법률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면서 미국 로펌의 수익구조와 변호사들의 근무 방식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기업 고객은 AI 도입에 따른 법률 비용 절감을 기대하지만 상당수 로펌은 기존 시간당 수임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변호사들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실제 근무시간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법률 전문매체 로닷컴(Law.com)은 10월 22일 ‘청구 가능 시간과 변호사의 스트레스는 오랫동안 얽혀 있었다. AI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이 문제를 다뤘다. AI가 절약한 업무시간의 경제적 이익을 기업 고객과 로펌, 변호사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기업 고객 71%는 수임료 변화 예상…로펌 62%는 기존 방식 유지

톰슨로이터의 ‘2026년 전문직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법무팀 응답자의 71%는 AI 확산으로 외부 로펌의 수임료 체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로펌 종사자의 62%는 소속 로펌의 수임료 책정 방식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AI에 대응해 수임료 체계를 변경했다는 응답은 28%였다.

기업 법무팀 응답자의 77%는 로펌이 AI로 법률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지만, 대부분 또는 모든 외부 로펌에서 실제 개선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미국 로펌의 전통적인 시간당 청구제도(Billable Hours)는 변호사가 사건에 투입한 시간에 시간당 요율을 곱해 수임료를 산정한다. AI로 업무시간이 단축되면 같은 요율을 적용할 경우 청구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고정 수임료 방식에서는 업무시간 단축이 로펌의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

톰슨로이터는 성과 기반 수임료와 구독형 법률 자문 등을 새로운 사업모델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으로 일상 업무를 운영한다는 로펌 종사자는 2%에 불과했다.

AI가 업무 줄여도 변호사의 청구시간 목표는 그대로

법률·기업정보 서비스 기업 볼터스클루어의 2026년 조사에서는 법률 전문가 응답자의 62%가 AI를 통해 주간 업무시간의 6~20%를 절약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미국 대형 로펌에서는 연간 청구 가능 시간 목표가 변호사의 실적평가와 보수에 영향을 미친다. AI로 판례 조사와 문서 검토 시간이 줄더라도 로펌이 기존 목표를 유지하면 변호사는 절약한 시간을 다른 사건 처리에 투입해야 할 수 있다.

변호사들의 직무 스트레스도 심각하다. 미국변호사협회가 9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4%가 높은 수준의 번아웃을 경험했고, 27%는 정신건강 문제와 직무 스트레스 때문에 변호사 직업을 떠나는 것을 고려했다.

연구진은 주당 71시간 이상 근무하는 변호사들이 주당 40시간 근무자보다 스트레스와 번아웃 위험이 크게 높다고 분석했다.

대형 로펌, AI 교육시간도 업무 실적으로 인정

일부 미국 대형 로펌은 AI 도입에 따른 업무 부담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로이터는 10월 8일 “미국 로펌들이 변호사들에게 청구시간 목표에 대한 부담 없이 AI를 시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AI 교육·실험 시간을 업무 실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롭스앤드그레이(Ropes & Gray)는 소속 어소시에이트 변호사와 카운슬 1000명 이상에게 연간 최대 100시간의 AI 교육·실험 시간을 청구시간 목표에 반영하도록 했다. 1년 차 변호사들에게는 약 400시간을 AI 개발과 교육, 실무 시뮬레이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에이커먼(Akerman)도 AI 기반 계약서 검토 도구 개발과 법률 조사 도구 평가 등에 참여한 변호사들에게 업무 실적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 로펌은 시간당 수임료 체계를 폐지하는 대신 고객에게 청구하지 않는 AI 관련 활동을 내부 실적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AI 생산성 향상, 고객 비용 절감과 로펌 수익 사이 충돌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고객과 로펌의 거래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톰슨로이터 조사에서 기업 법무팀 응답자의 32%는 외부 로펌이 AI를 통한 효율성이나 서비스 개선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거래관계를 재검토하고 있거나 향후 12개월 안에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로펌 종사자의 38%는 AI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재무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AI가 초급 변호사의 판례 조사와 문서 검토 업무를 대체하면서 실무 교육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로펌 종사자의 78%는 초급 변호사의 전문적 판단 능력 개발에 숙련된 변호사의 지도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AI가 절약한 업무시간을 고객의 수임료 절감으로 돌릴지, 로펌의 수익성 개선에 활용할지, 변호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사용할지는 각 로펌의 보수체계와 인력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톰슨로이터 법률 전문가 부문 사장 라구 라마나탄(Raghu Ramanathan)은 2026년 보고서에서 “오늘날 진정한 경쟁우위를 만드는 로펌은 AI에 관해 이야기하는 로펌이 아니라 실제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로펌”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AI 도입했다고 수임료에 영향?”

국내 로펌들도 이미 본격적으로 AI와 리걸테크를 도입했지만 그에 따라 전통적인 수임료 체계에 전례 없는 변화가 있다는 근거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주요 로펌들은 자체 AI 시스템 구축과 글로벌 법률 AI 도입을 통해 법률 업무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다. 김·장은 자체 AI 번역 시스템으로 대량의 법률 문서 번역을 지원하고, 세종은 자체 생성형 AI와 하비(Harvey)를 판례 검색·분석 및 법률 초안 작성에 활용하고 있다. 태평양은 하비와 챗GPT 엔터프라이즈(ChatGPT Enterprise)를 법률 조사와 계약 검토에 도입했으며, 율촌은 자체 법률 AI ‘아이율(AI:Yul)’로 판례 검색과 인수합병(M&A)·규제 대응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화우는 자체 플랫폼 ‘챗화우(Chat화우)’를 법률 문서 작성과 내부 업무에 활용하고, 광장은 ‘eLK’로 법령·판례 조사와 문서 번역을 수행하고 있다. 대륜은 ‘AI 대륜’과 ‘MY 대륜’을 통해 승소 데이터 분석, 사건 진행 상황 확인 및 고객 응대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대형 로펌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법률 분야 AI 활용은 검증과 투명성 부담이 커서 파트너들의 경우 업무 부담이 줄었다고 보기 어려워 보수 체계 변화에 대해선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소속(어소시에이트) 변호사들도 업무 부담이 줄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응은 대형 로펌과 중소형 로펌들에 차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한 중견 로펌 대표는 “국내에선 몇 곳의 대형 로펌들을 제외하곤 미국처럼 시간당 수임료 청구 체계가 확고하게 자리잡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보기 어려워서 AI가 수임료 체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AI 덕분에 업무 효율을 높일 순 있지만 그것만으로 보수 체계를 크게 바꾸긴 어렵고 그 외에 다양한 요소가 변호사 보수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Q&A

Q1. AI로 변호사의 업무시간이 줄면 수임료도 자동으로 내려가는가?

아니다. 시간당 청구제도에서는 청구시간이 줄면 수임료가 감소할 수 있지만, 고정 수임료 계약에서는 업무시간과 관계없이 약정 금액이 유지된다. AI 사용 비용이나 시간당 요율 변경도 실제 청구금액에 영향을 준다.

Q2. AI가 업무시간을 줄이는데도 변호사의 과로가 계속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로펌이 기존 연간 청구시간 목표를 유지하면 변호사는 AI로 절약한 시간을 다른 사건에 투입해야 할 수 있다. 업무 효율 향상이 실제 근무시간 단축으로 이어지려면 업무량과 실적평가 방식도 조정돼야 한다.

Q3. AI 도입으로 가장 큰 경제적 이익을 얻는 쪽은 누구인가?

수임료 계약과 업무관리 방식에 따라 다르다. 고객은 청구시간 감소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로펌은 고정 수임료 계약에서 생산성 향상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변호사는 업무량이 조정될 경우 근무시간 단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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