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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292명이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 5건을 같은 날 제기했다. 원고들은 “메타가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면서 해적판 도서를 무단으로 내려받고, 실물 도서까지 스캔해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하나의 집단소송 대신 수십 명씩 나눠 별도의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AI 소송 정보 플랫폼 챗지피티이즈이팅더월드는 10월 19일 “292명의 원고들이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메타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각 소송의 원고는 윈스피어 대 메타(Winspear v. Meta Platforms Inc., 3:26-cv-12100) 60명, 올더 대 메타(Older v. Meta Platforms Inc., 3:26-cv-12115) 57명, 셰어드 대 메타(Sheard v. Meta Platforms Inc., 3:26-cv-12126) 58명, 리노 대 메타(Reno v. Meta Platforms Inc., 3:26-cv-12131) 56명, 르바인 대 메타(Levine v. Meta Platforms Inc., 3:26-cv-12137) 61명이다.
해적판 다운로드하고 실물 도서 스캔까지
원고들은 소장에서 “메타가 AI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도서를 복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메타가 토렌트를 통해 불법 복제된 도서를 내려받았을 뿐 아니라 프로젝트 벨럼(Project Vellum)을 통해 실물 도서를 스캔해 디지털 파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메타의 대규모언어모델인 라마(Llama)와 신규 AI 모델 뮤즈(Muse)의 학습 과정도 문제 삼고 있다.
미국 저작권법 제106조는 저작권자에게 저작물의 복제에 관한 배타적 권리를 부여한다. 그에 따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해적판 다운로드와 실물 도서 스캔은 각각 저작물의 복제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복제 행위가 인정되더라도 곧바로 저작권 침해 책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메타는 저작권법 제107조에 따른 공정이용(fair use)을 주장하며 반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이용은 이용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성격, 이용된 분량, 저작물의 잠재적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김단 법무법인 로백스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는 AI 모델의 학습 목적 뿐 아니라 데이터를 확보하고 디지털화하는 과정의 적법성도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글로벌 AI 규제와 AI 거버넌스에 대해 국내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집단소송 대신 5건으로 나눠 손해배상 청구
이번 소송은 292명의 저자가 하나의 집단소송(class action)을 제기한 것이 아니라 5건의 별도 소송에 직접 원고로 참여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집단소송은 대표 원고가 법원의 집단 인증을 받아 다른 구성원의 청구까지 함께 다루는 절차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각 저자가 직접 원고로 참여해 자신이 보유한 저작권에 관한 청구를 제기하는 방식을 취했다.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도 주요 쟁점이다. 미국 저작권법 제504조에 따르면 일정한 요건 아래 저작물당 750달러(약 105만원)~3만달러(약 4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고의 침해가 인정되면 최대 15만달러(약 2억1000만원)까지 배상액은 늘어날 수 있다.
5건의 소송은 피고와 주요 법률 쟁점이 공통된 만큼 향후 병합 심리 여부도 문제 될 수 있다. 미국 연방민사소송규칙 제42조는 공통된 법률 또는 사실 문제가 있는 사건에 대해 법원이 공동 심리나 병합 등 절차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메타의 기존 공정이용 승소 판결은 어떻게 적용될까
메타는 이미 유사 소송에서 부분적으로 유리한 결정을 얻어낸 바 있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빈스 차브리아(Vince Chhabria) 판사는 2025년 6월 25일 캐드리 대 메타(Kadrey v. Meta Platforms, Inc., 3:23-cv-03417) 사건에서 메타의 공정이용 항변을 받아들였다.
당시 법원은 “저자들이 제출한 증거와 주장에 근거해 메타의 AI 학습 목적 저작물 이용이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모든 AI 학습 행위가 공정이용에 해당한다고 선언한 것은 아니었다.
차브리아 판사는 특히 저작권자의 잠재적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다뤘다. 생성형 AI가 저작물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해당 사건에서 실제 제출된 증거를 구분해 판단했다.
김단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원고들은 해적판 확보와 실물 도서 스캔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에 법원이 기존 판결과 새로운 청구를 어떻게 구분할지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복제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과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Q&A
Q1. 이번 소송에서 저자들이 문제 삼는 것은 AI 학습 자체인가, 도서 복제 행위인가?
두 가지 모두 관련된다. 원고들은 메타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도서를 복제해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해적판 다운로드와 실물 도서 스캔은 AI 학습에 앞선 별도의 복제 행위로 다뤄질 수 있다.
Q2. 작가 292명이 집단소송 대신 5건의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고 측의 구체적인 전략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여러 저자가 직접 원고로 참여하는 소송은 집단 인증 절차 없이 각자의 저작권 침해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공통 쟁점이 있는 사건은 법원이 병합하거나 공동 심리할 수도 있다.
Q3. 메타가 기존 소송에서 공정이용을 인정받았다면 이번에도 승소할 수 있는가?
기존 판결이 다른 원고들의 새로운 청구를 자동으로 배척하지는 않는다. 저작물의 확보 경위, 복제 방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면 법원은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