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AI 요약
미국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들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신생 로펌으로 이동하고 있다. 법률문서 작성과 판례 조사에 AI를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인력 구성과 수임료 체계까지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시간당 업무량을 기준으로 수임료를 청구하는 전통적인 로펌의 사업 모델에도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로이터는 10월 14일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미국 대형 로펌의 파트너급 변호사들이 AI 기반 신생 로펌을 설립하거나 합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AI로 반복적인 법률업무를 처리하고 숙련된 변호사 중심의 소규모 조직을 운영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생 로펌 옴니렉스 파트너스(OmniLex Partners)다. 굿윈 프록터(Goodwin Procter)와 커클랜드 앤드 엘리스(Kirkland & Ellis)에서 근무한 리언 존슨(Leon Johnson) 변호사가 설립을 주도했다.
존슨은 스위스 취리히에 기반을 둔 법률 AI 기업 옴니렉스 AI(Omnilex AI)와 협력해 로펌을 운영할 계획이다. 초기 사업 분야는 벤처캐피털 투자, 스타트업 법률 자문, 대량 소송 업무다.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해 뉴욕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새 로펌이 내세우는 차별점은 수임료 체계다. 변호사의 업무시간에 따라 비용을 청구하는 대신 프로젝트와 업무 결과를 중심으로 고정 수임료를 책정한다. AI가 반복 업무를 처리하면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사건을 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들리 오스틴(Sidley Austin) 출신 마이크 슈미트버거(Mike Schmidtberger), 퀸 이매뉴얼(Quinn Emanuel) 출신 크리스토퍼 커처(Christopher Kercher) 등도 AI 중심 법률사업으로 이동한 주요 인물로 거론됐다. 쿨리(Cooley)와 홀랜드 앤드 하트(Holland & Hart) 출신 변호사들의 참여 사례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에 구축된 AI 중심 로펌 명부에는 최소 60개 업체가 올라와 있다. 법률 인력 채용업계에서도 신생 AI 로펌에 관심을 보이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
AI 로펌에 외부 자본 유입…법률업무와 기술사업 분리
신생 AI 로펌의 또 다른 특징은 외부 투자 유치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변호사가 아닌 투자자의 로펌 소유와 법률 수익 배분을 제한한다. 이에 일부 신생 로펌은 관리서비스조직(Management Services Organization·MSO)을 별도로 설립해 기술 개발과 경영 지원을 맡긴다. 투자자는 MSO에 자본을 투입하고, 변호사는 별도 법률조직에서 고객을 대리한다.
다만 MSO 구조에서도 변호사의 독립성, 수임료 배분, 비변호사의 실질적 지배에 관한 주별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일부 주에서는 비변호사 소유 규제를 완화했다.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2021년 1월부터 대체사업구조(Alternative Business Structure·ABS) 제도를 시행했다. 허가받은 기업은 비변호사가 지분을 소유하거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MSO와 달리 법률 서비스 제공 조직 자체에 비변호사 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다.
로이터는 2월 10일 그러한 실례를 찾아 “AI 기반 소비자 조사기업 저스트포인트(Justpoint)가 애리조나주에서 로펌 설립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기업은 의료기록 분석 기술을 활용해 제품 책임과 집단 피해 관련 소송을 발굴하는 사업을 운영해 왔다.
AI 도입률 41%…기존 대형 로펌도 대응
기존 로펌에서도 AI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법률정보기업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의 2026년 법률산업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로펌의 비율은 2025년 28%에서 2026년 41%로 늘었다. 기업 법무팀의 활용률도 같은 기간 23%에서 47%로 상승했다.
기업 고객의 기대도 높아졌다. 조사에서 기업 고객의 78%는 AI를 통한 법률 서비스의 품질 개선이 매우 중요하거나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법률 서비스 제공업체가 이를 충족한다고 평가한 비율은 6%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10월 8일 일부 로펌이 변호사들에게 청구 가능 업무시간 확보 부담을 덜어주고 AI 도구를 시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로펌도 AI 도입을 위해 시간당 수임료 중심의 업무 관행을 조정하는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AI가 업무시간 줄여도 과거 기준으로 청구할 수 없어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수임료와 직업윤리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변호사협회(ABA)는 2024년 7월 29일 발표한 공식 윤리의견 제512호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변호사에게 기존 직업윤리 의무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특히 “시간당 수임료를 청구하는 변호사는 AI 덕분에 실제 업무시간이 줄었다면 과거에 같은 일을 처리하는 데 걸렸던 시간을 기준으로 청구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의견은 구속력 있는 법령은 아니지만, 미국 각 주의 변호사 직업윤리 규정을 해석하는 데 참고되는 지침이다.
협회는 또 “변호사가 생성형 AI를 사용하더라도 고객에게 청구하는 수임료와 비용은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Q&A
Q1. AI 로펌이 작성한 법률문서에 오류가 있으면 누가 책임지는가?
AI를 사용했더라도 법률문서의 정확성을 검토할 책임은 변호사에게 있다. 허위 판례를 인용하거나 부정확한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면 변호사에게 직업윤리상 책임이나 법원의 제재가 발생할 수 있다.
Q2. AI 로펌은 고객의 비밀정보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가?
변호사는 AI 서비스에 고객정보를 입력하기 전에 정보의 저장·이용 방식과 제3자 제공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사용하는 도구와 정보의 민감성에 따라 고객의 사전 동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Q3. AI 로펌 확산이 신입 변호사 채용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법률 조사, 계약서 초안 작성, 문서 검토 등 신입 변호사가 주로 담당하던 업무의 일부가 자동화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채용 감소 규모는 확인된 바 없으며, AI 결과를 검증하고 고객에게 법률적 판단을 제공하는 업무는 계속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