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5 해적 스토어 공동작성자는 클로드…AI가 무너뜨린 해킹의 양 끝

GTA 6까지 묻어두려던 버그… 수 시간 만에 무너진 독점의 배경과 조건, 커밋에 찍힌 '클로드 오푸스 5.5'… 해적 스토어를 고치고 출시한 AI 에이전트가 가를 시장의 향방

작업대 위에 분해된 게임기 기판과 흰색 플레이스테이션 본체, 공구와 전선, 문서가 놓여 있다.
핵심 요약 AI 요약
1
취약점 독점 붕괴:PS5 하이퍼바이저 취약점은 AI를 사용한 다른 연구자들에게 수 시간 만에 재발견돼 비공개로 유지하려던 계획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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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스토어 공동작성:Overdrive의 공개 사본에는 클로드 코드 작업 설정이 남아 있고, 커밋 9건 중 6건에 클로드 오푸스 5.5가 공동작성자로 표기됐다.
3
탈옥 체인 사용 미확인:웹브라우저와 커널 취약점을 엮은 Relapse 탈옥 체인에는 AI를 활용했다는 공개 기록이 없다.
4
비공개 유예 종료:리눅스 커널 보안팀은 AI로 발견한 버그가 여러 연구자에게 중복 발견될 수 있다고 보고 비공개 유예 기간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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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부담 증가:AI가 생성한 중복·무효 신고가 늘면서 오픈소스 버그 바운티가 축소되는 가운데, AI 발견으로 분류된 취약점 1061건 중 실제 공격에 쓰인 사례는 14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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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PS5용 해적판 게임 스토어 ‘Overdrive’의 코드 변경 기록인 커밋(commit)에는 같은 서명이 되풀이해 붙어 있다. "Co-Authored-By: Claude Opus 5.5". 앤트로픽(Anthropic)의 AI 모델 클로드 오푸스(Claude Opus) 5.5가 공동작성자로 이름을 올렸다.

플레이스테이션 탈옥 사슬의 시작과 끝에 AI가 있었다. 한 해커가 숨겨 둔 버그는 AI를 쓴 다른 사람들에게 몇 시간 만에 다시 발견됐다. 탈옥된 기기에 유료 게임을 공짜로 내려주는 스토어에는 AI 에이전트가 고치고 출시한 흔적이 남았다. 가운데 놓인 가장 어려운 작업, 탈옥 체인에서만 AI 흔적이 아직 없다.

PS5 탈옥 사슬의 3단계: AI 사용이 확인된 곳과 아닌 곳
공개 기록 기준(10월 17일)
시작점: 취약점 탐색
하이퍼바이저 제로데이
수 시간 내 재발견
응우옌이 묻어 둔 버그를 AI를 쓴 다른 사람이 몇 시간 만에 다시 찾음. 독점이 하루를 넘기지 못함.
중간 체인: 침투 완성
Relapse 2단 탈옥
AI 사용 미확인
웹브라우저 결함과 커널 메모리 결함을 엮는 고난도 체인. 기여자 명단과 보도 어디에도 AI 사용 기록이 없음.
종단 활용: 앱 배포
Overdrive 해적 스토어
커밋 9건 중 6건 공동작성
클로드가 오케스트레이터로 작업 공간과 에이전트를 만들고 보고를 받음. 수정·출시 커밋에 클로드 오푸스 5.5 공동작성 표기.
[핵심 시사점] 취약점을 AI로 찾았다면 비공개 기간이 짧다고 보고 신고 일정을 앞당길 것. 체인 완성 단계의 AI 활용 여부는 공개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아 단정은 이른 시점임.

GTA 6까지 묻어두려던 버그… 수 시간 만에 무너진 독점

PS5 해킹계에서 손꼽히는 연구자 앤디 응우옌(Andy Nguyen, 활동명 TheFloW)은 버그 하나를 쥐고 있었다. 게임기 운영체제 아래에서 기기 전체를 감시하는 관리층인 하이퍼바이저(hypervisor)의 취약점이었다. 응우옌은 ‘GTA 6’가 나올 때까지 이 버그를 묵혀 두려 했다.

같은 버그를 찾아낸 해커 ‘Jordy’에게도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상대는 그러겠다고 약속했으나, Jordy는 지난 9월 15일 소니의 취약점 신고 보상 창구인 해커원(HackerOne)에 버그를 전격 접수했다. 그가 밝힌 사유는 단 한 줄이었다.

혼자 쥔 줄 알았던 금고 열쇠의 복사본이 몇 시간 만에 여러 개 생긴 꼴이다.

응우옌은 한국시간 9월 16일 아침 PS5 개조 무대를 공식 은퇴한다고 선언했고, PS5 프로를 지원하려던 계획도 전면 백지화했다. 커뮤니티의 급격한 변질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께에는 PS5 하이퍼바이저 공격 코드 ‘Byepervisor-Reborn’이 공개됐다. 이 저장소의 설명문은 버그의 경위를 “처음엔 theflow0가 찾았고, 이후 최근에 더 많은 사람이 LLM의 도움으로 찾았다(initially found by theflow0 and subsequently more people recently w/ assistance of LLMs)”고 적었다. 해킹 공동체가 스스로 남긴 기록이다.

커밋에 찍힌 ‘클로드 오푸스 5.5’… 해적 스토어를 고치고 출시한 AI 에이전트

해적 스토어의 문을 연 것은 다른 탈옥이다. 지난 9월 말 공개된 탈옥 도구 Relapse는 펌웨어 7.00부터 13.60까지의 PS5에서 작동한다. 웹브라우저 엔진의 메모리 오류로 첫발을 디디고, 운영체제 핵심 제어부인 커널(kernel)의 메모리 관리 문제(해제 후 재사용·use-after-free 결함)를 파고들어 기기 권한을 손에 넣는 2단 구조다.

열흘쯤 뒤 깃허브(GitHub)에 Overdrive가 올라왔다. 공식 스토어처럼 꾸민 화면에는 유료 게임 1600여종이 전부 ‘무료’로 표시됐고, 시연 영상은 이틀 만에 700만회 가까이 재생됐다고 테크 매체 사이버뉴스(Cybernews)는 전했다.

14일 새벽 공개 저장소를 확인한 결과 소스코드는 빠르게 확산 중이었다. 같은 날 오전 원본 저장소는 접근이 차단됐고, IT 매체 노트북체크(NotebookCheck)는 스토어 서비스가 작동을 멈췄다고 보도했다. 소니의 삭제 요청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원본을 복제한 공개 사본은 깃허브에 10개 넘게 남아 있다.

사본들에 남은 개발 설정은 동일했다. 최상위에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작업 규칙 파일인 CLAUDE.md가 자리했고, 배포·출시·버그 수정·화면 점검을 맡은 스킬 4종이 포함됐다. 버그 수정 스킬은 클로드(Claude)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했다.

깃허브에 남은 Overdrive 공개 사본의 CLAUDE.md 화면. 저장소 최상위에 .claude 폴더와 CLAUDE.md 파일이 있고, 출시 검증 절차를 .claude/skills/overdrive-release 스킬이 맡는다고 적혀 있다.
Overdrive 공개 사본에 남은 CLAUDE.md 첫 부분. 사본 소유자 계정명과 배포 저장소 이름은 마스킹 처리됐다(깃허브, 10월 14일 갈무리).

“너는 오케스트레이터다. 코드는 직접 고치지 않는다. Paseo에서 작업 공간과 에이전트를 만들고, 그 보고를 읽고, 소유자에게 상황을 알린다.”

현장 감독은 클로드이고, 일꾼도 AI 에이전트다.

에이전트에 넘기는 지시문은 커밋 끝에 "Co-Authored-By: Claude Opus 5.5"를 붙이도록 강제했다. 실제로 남은 커밋 9건 중 6건에 이 서명이 존재한다. 버전 0.2.3과 0.2.4 출시, 카탈로그 데이터베이스 수정이 대표적이다. 스킬을 호출하는 트리거 문구는 포르투갈어였다. 다만 첫 커밋 하나에 초기 개발 이력이 한꺼번에 합쳐져 있어, 최초 골격을 짤 때 AI의 관여 수준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깃허브에 남은 Overdrive 공개 사본의 커밋 목록. 커밋 9건 중 6건에 'overdriveps5 and claude committed'로 표시돼 클로드가 공동 작성자로 올라 있다.
같은 사본의 커밋 9건 중 6건에 ‘overdriveps5 and claude’가 함께 커밋한 것으로 표시된다. 계정명과 파일 호스팅 업체명은 마스킹 처리됐다(깃허브, 10월 14일 갈무리).

반면 가운데 놓인 탈옥 체인에는 AI가 쓰였다는 증거가 없다. Relapse 저장소의 기여자 명단에는 웹 엔진 공격과 커널 취약점을 맡은 이들의 활동명만 올라 있고, AI 언급은 없다. 테크 미디어 매셔블(Mashable) 역시 Relapse 개발진이 AI를 활용했다는 어떠한 확인도 없다고 전했다. 보안 연구소 보이드섹(VoidSec)의 진단과 맞아떨어진다.

“어려운 건 버그 찾기가 아니라, 단단하게 방어된 표적을 상대로 믿을 만한 전체 체인으로 엮어내는 일이다.”

리눅스 커널의 선언… “AI로 찾은 버그는 이미 공개된 것”

PS5만의 일이 아니다. 리눅스 커널 보안팀은 지난 5월 커널 보안 버그 신고 규정에 전례 없는 문구를 추가했다.

“버그를 찾는 데 AI의 도움을 받았다면, 그 버그는 공개된 것으로 취급해야 한다.”

이유도 분명히 못 박았다. AI 도구로 찾은 버그는 여러 연구자에게서 동시에, 흔히 같은 날 쏟아져 나온다는 점이다. 커널 보안팀은 통상 미공개 버그의 패치 발표를 최대 7일, 예외적으로 14일까지 비공개로 유예해 준다. 그러나 AI로 발굴한 버그에는 더 이상 비밀 유예 기간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리눅스 창시자 리누스 토르발스(Linus Torvalds)는 5월 개발자 공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단언했다.

“AI가 찾은 버그는 거의 정의상 비밀이 아니다. (…) AI 도구로 버그를 찾았다면, 다른 누군가도 찾았을 공산이 크다.”

커널 보안팀 엔지니어 윌리 타로(Willy Tarreau)는 LWN 기고를 통해 신고 접수량이 2년 전 주 2~3건에서 최근 하루 5~10건으로 폭증했다고 증언했다. 서로 다른 두 연구자가 각기 다른 도구로 같은 버그를 찾아 접수하는 중복 신고는 과거에 보기 드문 일이었으나, 이제는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현실이 됐다.

같은 낚싯대를 같은 연못에 드리우면 같은 물고기가 걸린다.

수치로도 입증된다. 오픈SSL(OpenSSL) 프로젝트는 지난 4월 7일 공식 보안 권고문을 내고 특정 취약점 1건이 7주 사이에 무려 6회나 개별 접수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취약점의 경우 AI 보안 기업 아일(AISLE)이 1월에 신고했는데, 3월에 앤트로픽 소속 연구원이 동일한 버그를 독립적으로 신고했다. 보안 기업 아일은 이를 두고 복수의 AI 연구팀이 각자 독자적으로 취약점을 신고한 첫 오픈SSL 배포 사례라고 규정했다.

밀려드는 무효 신고와 예산 고갈… 줄폐업 들어간 버그 바운티

AI가 늘린 건 중복만이 아니다. 자동화 도구가 쏟아내는 허위·무효 신고가 급증하면서 버그 바운티 창구가 줄줄이 폐쇄되거나 축소됐다. 오픈소스 전송 도구 curl은 1월 31일 공식 발표를 통해 바운티 종료를 선언했다. 2019년부터 확인된 취약점 87건에 10만달러(약 1억3450만원) 이상을 보상금으로 지급해 온 창구였다. 해커원은 3월 27일 오픈소스 공동 보상 프로그램 IBB(Internet Bug Bounty) 운영을 중단하며 “발견과 수정 역량 사이의 균형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털어놓았다. 해당 재정 지원을 받던 Node.js 재단 역시 바운티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구글(Google)은 10월 1일 오픈소스 보상 프로그램에서 제품 취약점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자동 제출물이 급증했으나 대부분 유효하지 않은 허위 데이터였다는 점이 결정타였다. 깃허브는 7월 공식 보안 블로그를 통해 일반 공개 보상 상한을 1만달러(약 1345만원)로 제한하고 검증된 연구자 대상의 초청제 상위 등급을 신설했다. 취약점 중개 플랫폼 버그크라우드(Bugcrowd)는 자동 제출물로 인해 검토 대기열이 3주 만에 334% 급증하자 AI 생성 신고를 찍어내는 계정을 영구 정지하기로 정책을 바꿨다.

발견은 기계가 폭증시켰지만, 검증의 청구서는 인간에게 돌아왔다.

앤트로픽 역시 2월 제로데이 연구 보고서에서 업계 표준인 90일 공개 유예 원칙이 “LLM이 찾아내는 버그의 속도와 양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짚었다. 5월 후속 연구에서는 일부 오픈소스 관리자들로부터 취약점 공개 속도를 제발 늦춰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위험의 강도 아닌 비밀의 수명… 아직 AI 기록 없는 익스플로잇 체인

그렇다면 AI가 당장 파괴적인 위험 버그를 쏟아내고 있는가. 실증 데이터는 다른 현실을 가리킨다. 오픈SSL 권고문에 포함된 세 건의 취약점은 모두 위험도 ‘낮음’ 등급이었다. 취약점 정보 기업 벌른체크(VulnCheck)가 AI 발견으로 분류한 버그 1061건 중 실제 무기화되어 공격에 쓰인 사례는 14건(1.3%)에 불과했다고 보안 매체 더 레지스터(The Register)는 전했다. 보안 기업 에코(Echo)는 미토스 대비 보고서에서 클로드 미토스(Claude Mythos)가 ‘치명적’으로 분류한 8건 중 독립 검증을 거쳐 실제로 등급을 유지한 취약점은 단 1건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버그가 중복 발견되는 현상 자체도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RAND)는 2017년 연구에서 아직 패치가 없는 제로데이(zero-day) 가운데 비축된 취약점의 약 5.7%가 1년 뒤 외부에서 독자 발견되어 공개된다고 추정했다. 하버드대 벨퍼센터(Belfer Center) 연구진 역시 축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체 취약점의 15~20%가 1년 내에 최소 두 번 이상 서로 다른 연구자에 의해 중복 발견된다고 집계했다. 바운티 프로그램이 닫힌 직접적인 원인도 고난도 버그의 충돌보다는 저품질 무효 신고의 범람 탓이었다.

AI가 바꾼 것은 위험의 강도보다 비밀의 수명이다. 어제까지 한 사람만 쥐고 있던 제로데이를, 오늘은 같은 도구를 돌린 여러 사람이 거의 동시에 손에 넣는다. 다만 그 버그들을 엮어 실제 탈옥으로 완성하는 가장 정밀한 단계에서는, 아직 AI를 썼다는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앤트로픽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에 Overdrive 개발에 클로드가 쓰인 경위와 각사의 대응을 13일 문의했으나, 두 회사는 기사 출고 시점까지 답하지 않았다.

AI가 무너뜨린 것은 보안의 방패가 아니라 비밀의 독점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AI로 찾은 취약점을 왜 즉각 공개된 것으로 간주하나
A.동일한 AI 모델과 탐색 도구를 사용하는 연구자들이 동일한 취약점에 거의 동시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리눅스 커널 보안팀은 이런 취약점이 같은 날 여러 연구자에게서 중복 접수되는 현실을 반영해, AI 기반 발견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비공개 유예 기간을 인정하지 않고 즉각 공개된 것으로 취급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Q. PS5 해적판 스토어는 AI가 전적으로 개발했나
A.저장소 소스코드에서 클로드 코드 설정 파일과 작업 지시 스킬이 확인됐으며, 커밋 9건 중 6건에 클로드 오푸스 5.5가 공동작성자로 등록됐다. 다만 초기 개발 이력이 단일 커밋으로 합쳐져 있어 최초 개발 단계의 AI 기여도는 확인하기 어렵다. 탈옥의 기반인 Relapse 익스플로잇 체인에서는 AI를 썼다는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
Q. 버그 바운티 생태계는 실제로 축소되고 있나
A.오픈소스 생태계를 중심으로 바운티 프로그램이 중단되거나 진입 장벽이 대폭 높아지는 추세다. curl과 Node.js가 바운티를 종료했고 구글은 오픈소스 제품 취약점 접수를 중단했다. 깃허브는 공개 보상 한도를 낮추고 검증된 연구자 대상의 초청제를 도입했다. AI 도구가 양산하는 무효 신고를 차단하고 실질적인 보안 가치를 지닌 보고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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