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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인공지능(AI)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4시간 동안 증언녹취(deposition·재판 전 증거개시 과정에서 증인을 선서시킨 뒤 신문하는 절차)를 받게 됐다.
8월 20일 미국 소송 정보 공익 제공 플랫폼 코트리스너와 사건 관련 제출 서류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의 빈스 차브리아 판사는 저커버그에 대한 증언녹취를 허용하면서 메타의 법인 대표를 상대로 한 신문 시간도 기존 14시간에서 21시간으로 늘렸다.
8월 11일 블룸버그로 등에 따르면, 법원은 메타가 제기한 저커버그 증언녹취 저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저커버그의 최종 증언녹취 시간은 이후 법원의 사건관리 과정에서 4시간으로 정해졌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창업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 가운데 하나로 키운 메타의 공동창업자이자 CEO다.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대규모 언어모델(LLM·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텍스트 등을 생성하는 AI 모델) ‘라마(Llama)’를 개발하고 있다.
“저커버그가 직접 알고 있는 사실 있다”…CEO 신문 막으려던 메타 제동
이 소송들은 작가와 출판사 등이 메타가 라마를 개발하면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책을 AI 훈련 데이터로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메타는 저커버그가 다른 임직원에게서 얻을 수 없는 독자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CEO에 대한 직접 증언녹취를 막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차브리아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블룸버그 로에 따르면 출판사 엔터프리너 미디어(Entrepreneur Media)는 저커버그가 AI 사업과 훈련 데이터 확보에 직접 관여했으며, 실물 도서를 구입해 스캔한 뒤 AI 훈련에 이용하는 ‘프로젝트 벨럼(Project Vellum)’ 등에 관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차브리아 판사는 앞서 7월 31일 사건관리회의에서도 저커버그의 증언녹취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취지로 밝혔다. 법원은 이후 메타의 저지 요청을 기각하고 저커버그가 직접 신문에 응하도록 했다.
개인 신문 4시간·메타 법인 신문 21시간
법원은 저커버그 개인에 대한 증언녹취 시간을 4시간으로 정했다. 동시에 원고 측이 요구한 연방민사소송규칙 제30조 (b)(6)에 따른 법인 증언녹취(Rule 30(b)(6) deposition·기업이 특정 쟁점에 관해 회사를 대표해 답변할 증인을 지정하는 절차) 시간은 14시간에서 21시간으로 확대했다.
두 결정은 성격이 다르다. 저커버그 개인에게는 신문 시간을 제한해 최고경영자가 소송 때문에 부담해야 하는 시간을 통제하면서도, 메타라는 회사 자체가 알고 있는 AI 훈련 데이터 확보와 의사결정 과정을 조사할 시간은 오히려 크게 늘린 것이다.
특히 Rule 30(b)(6) 증언에서는 지정된 개인이 자신의 기억만을 토대로 답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지정된 주제에 대해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조사하고 준비시켜 법인을 대표하는 증인을 내보내야 한다. 이에 따라 원고 측은 메타 내부의 AI 훈련 데이터 수집과 저작권 검토, 경영진의 의사결정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한 차례 저커버그 신문…AI 훈련 데이터 의사결정이 핵심
저커버그가 메타 AI 저작권 소송에서 증언녹취를 받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작가 리처드 카드리 등이 제기한 기존 소송에서도 저커버그는 2024년 증언녹취를 받았다. 당시 공개된 소송 자료에서는 메타가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AI 학습에 이용하는 과정에서 저커버그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승인을 구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카드리 사건에서 차브리아 판사는 2025년 6월 메타가 원고들의 책을 AI 모델 훈련에 사용한 행위에 대해 이 사건 원고들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저작권 침해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메타 측의 약식판결(summary judgment·정식 재판 없이 법률상 판단으로 사건 또는 쟁점을 해결하는 절차)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판결은 AI 기업이 저작권이 있는 책을 마음대로 학습시켜도 된다는 일반적인 면허를 부여한 것은 아니었다. 차브리아 판사는 AI가 기존 저작물 시장에 미치는 피해를 원고가 충분히 입증하는 다른 사건이라면 공정 이용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를 밝혔다.
AI 기업 ‘CEO까지 직접 신문’…증거개시 부담 커질 가능성
저커버그의 증언녹취는 생성형 AI 저작권 소송의 초점이 단순히 ‘AI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했는가’에서 ‘누가 데이터 사용을 승인했고 경영진은 법적 위험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가’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가 AI 훈련 데이터 확보 방식이나 저작권 위험에 관한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자료가 발견될 경우, 기업은 이른바 ‘에이펙스 독트린(apex doctrine·고위 임원에 대한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증언녹취를 제한하는 원칙)’을 들어 CEO 신문을 차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연관 사건인 설리번(Sullivan) 소송에서 집단소송 승인(class certification·소송을 집단소송으로 진행하도록 법원이 허가하는 절차)과 약식판결 신청을 어떤 순서로 심리할지도 다음 사건관리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당사자들은 협의를 거쳐 8월 26일 열리는 사건관리회의 시간을 법원에 알리기로 했다.
AI 저작권 소송이 훈련 데이터 자체뿐 아니라 기업 내부의 승인 과정과 경영진 책임까지 파고들면서 생성형 AI 기업들의 증거개시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AI 기업으로서는 훈련 데이터의 출처와 라이선스 여부뿐 아니라 데이터 확보 과정에서 누가 어떤 법률 검토와 의사결정을 했는지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이 새로운 소송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Q&A
Q1. 저커버그는 몇 시간 동안 증언녹취를 받나?
4시간이다. 차브리아 판사가 저커버그 개인에 대한 증언녹취 시간을 이같이 정했다.
Q2. Rule 30(b)(6) 증언녹취는 무엇인가?
기업이 법원이 정한 주제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답변할 증인을 지정하는 미국 연방민사소송의 증거개시 절차다.
Q3. 메타의 법인 증언녹취 시간은 얼마나 늘어났나?
기존 14시간에서 21시간으로 7시간 늘어났다.
Q4. 왜 저커버그가 직접 증언해야 하나?
원고들은 저커버그가 메타의 AI 훈련 데이터 확보와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해 다른 임직원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Q5. 이 결정이 다른 AI 저작권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나?
AI 훈련 데이터 사용을 최고경영진이 직접 승인하거나 관련 법적 위험을 보고받았다는 증거가 있을 경우 CEO를 포함한 고위 경영진이 직접 증언녹취 대상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