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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판에서 646억달러를 쓸어 담았지만, 데이터센터 공사장은 그보다 빠른 속도로 349억달러의 현금을 집어삼켰다. 메타(Meta)가 공개한 2026년 3분기 실적은 AI 시대 빅테크가 마주한 가장 서늘한 역설을 압축해 보여준다. 정교해진 AI 추천 엔진이 광고 단가를 밀어 올리며 분기 매출은 회사 자체 가이던스 상단을 뚫어냈지만, 그 뒤편에서 벌어진 인프라 출혈 탓에 곳간의 잉여현금흐름은 곧바로 적자로 곤두박질쳤다. 회사의 AI 장부가 두 개로 쪼개진 순간이다.
전면에 내걸린 첫 번째 장부는 완벽한 승리였다. 메타는 지난 21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646억100만달러(약 85조6000억원)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26%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LSEG 집계 시장 예상치인 633억7000만달러를 가뿐히 웃돌았을 뿐 아니라, 석 달 전 회사가 제시했던 분기 전망 상단(640억달러)마저 6억달러 이상 뚫어낸 호실적이다. AI 투자가 본업인 디지털 광고에서 실질적인 구매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음을 증명한 수치다.
그러나 손익계산서를 넘어 현금흐름표를 펼쳐 든 순간 분위기는 급변한다. 메타의 3분기 실적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21억2000만달러(약 2800억원)로 적자 반전했다. 본업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327억9000만달러) 전액을 쏟아붓고도 모자라, 설비투자(349억1000만달러)에 그보다 많은 돈을 밀어 넣었기 때문이다. 광고로 이미 돈을 버는 계정과 달리, 데이터센터 건설과 뮤즈(Muse) 등 최전선 모델 구축을 전담하는 두 번째 계정에는 아직 영수증이 없다.
646억달러의 안쪽
| 구분 | 1분기 | 2분기 | 3분기 |
|---|---|---|---|
| 매출 | 563억1100만달러 | 608억100만달러 | 646억100만달러 |
| 매출 증가율(전년 대비) | 33% | 28% | 26% |
| 광고 노출 증가율 | 19% | 14% | 10% |
| 광고 단가 상승률 | 12% | 12% | 14% |
| 설비투자(금융리스 포함) | 198억4000만달러 | 310억8000만달러 | 349억1000만달러 |
| 잉여현금흐름(FCF) | 123억9000만달러 | 7억8400만달러 | -21억2000만달러 |
3분기 영업이익은 129억9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37%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40%에서 20%로 반토막 났다. 이 급락의 대부분은 일회성 소송 비용에서 비롯됐다.
메타는 지난 8월 미국 52개 주 법무장관과의 청소년 소송 합의에 따른 비용 98억9000만달러(약 13조1000억원)를 이번 분기에 일괄 반영했다. 이 합의 비용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228억8000만달러로, 1년 전(205억3500만달러)보다 오히려 11% 늘어난 수준이다.
수전 리(Susan Li)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어닝콜에서 비용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소송 비용과 함께 인프라 비용, 외부 AI 토큰 구매 비용을 지목했다. 인프라 비용 증가는 외부 클라우드 사용료와 신규 설비 감가상각비, 데이터센터 운영비 증가에서 비롯됐다.
남의 데이터센터와 남의 AI 모델까지 돈을 내고 빌려 쓰는 단계다.
시장 일각에서는 순이익이 264% 급증했다는 착시가 회자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1년 전 동기 실적에 일회성 법인세 비용이 반영되어 순이익이 27억900만달러로 일시 급감했던 기저효과 탓이다. 실질적인 사업 성장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AI는 광고에서 무엇을 바꿨나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광고 관련 두 개 지표다. 노출 증가율이 19%, 14%, 10%로 점차 둔화되는 동안, 단가 상승률은 12%, 12%, 14%로 오히려 가팔라졌다.
광고 자리를 더 많이 판 분기가 아니라, 같은 자리를 더 비싸게 판 분기다.
광고 단가는 광고주들이 실시간 경매로 매기는 가격이다. 광고가 구매 잠재력이 높은 사용자에게 정확히 도달해 실제 전환으로 이어지면, 광고주는 같은 지면이라도 기꺼이 더 많은 입찰가를 베팅한다. 과녁을 정확히 맞히는 사수에게 화살값을 더 쳐주는 이치와 같다.
메타는 이 단가 상승을 AI 투자의 결실로 설명한다. 회사는 실적 보도자료 전망 항목을 통해 “AI 투자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추가 광고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어닝콜에서는 구체적인 기술 성과 수치가 공개됐다. 리 CFO는 광고 추천에 대형언어모델(LLM)을 접목한 ‘메타 생성형 추천기(Meta Generative Recommender)’를 페이스북 피드의 광고 후보 검색에 적용한 결과, 대상 지면의 구매 전환율이 2% 가까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여기서 전환이란 광고를 본 이용자가 실제 구매나 앱 설치 등 유효 행동으로 이어진 비율을 뜻한다.
광고 순위 결정 모델인 GEM을 다른 지면으로 확대한 이후 외부 웹사이트 전환 캠페인의 전환율은 1.7%, 모바일 앱 광고 전환율은 9.6% 상승했다. 또한 광고 후보군을 선별하는 추천 엔진 안드로메다(Andromeda) 고도화를 통해 페이스북 피드 전환율도 1.4% 추가 개선됐다.
석 달 전 2분기 어닝콜에서 리 CFO가 제시했던 수치는 페이스북 광고 클릭 8.3%, 전환 15.7% 증가였다. 이번 분기 수치가 언뜻 작아 보이지만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메타가 매 분기 성과가 두드러진 특정 지면과 테스트 구간의 지표를 선별해 공개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도 광고 단가 상승의 모든 공을 AI로만 돌리지는 않는다. 리 CFO는 어닝콜에서 단가 14% 상승의 배경으로 추천 성과 개선과 더불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거시경제 여건”을 나란히 거론했다. 전체 광고 매출 중 순수하게 AI가 기여한 금액 비중은 이번에도 명확히 분리 공개되지 않았다.
이용자 기반의 양적 팽창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메타의 3분기 투자자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패밀리 앱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P)는 36억4000만명으로 전년 대비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이용자당 평균 매출(ARPU)은 14.46달러에서 17.72달러로 23% 급증했다. 사람을 더 모으기보다 기존 이용자 1인당 수익 회수율을 극대화하는 질적 전환 구조로 완전히 안착했다.
현금은 어디로 갔나
벌어들인 현금은 고스란히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3분기 설비투자(349억1000만달러)는 영업현금흐름의 106%에 달했다. 올해 3분기까지 9개월 누적 설비투자는 858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총투자액(722억2000만달러)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메타는 이번 발표에서 올해 연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1350억~1450억달러로 재조정했다. 3분기 누적 집행액을 차감하면, 4분기 단 한 분기에만 491억8000만~591억8000만달러(약 65조~78조원)를 추가 투입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3분기 집행액보다 41~70% 급증한 천문학적 규모다.
설비투자 전망치의 하한선은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상향 조정됐다. 1월 1150억달러에서 4월 1250억달러, 7월 1300억달러를 거쳐 이번에 1350억달러까지 올라선 것이다.
자금을 조달하고 지출을 통제하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메타는 올해 9월까지 자사주 매입을 전면 중단했다. 공시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262억4800만달러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였던 것과 정반대 행보다. 반면 장기부채는 지난해 말 587억4400만달러에서 809억2200만달러로 불어났다. 인력 구조조정도 이어져 9월 말 기준 직원 수는 6만6775명으로 1년 전보다 15% 축소됐다.
“가게 매상은 늘었는데, 금고 문은 공사장 쪽으로 열려 있다.”
두 개로 나뉜 AI 장부
이번 보도자료에는 직전 분기에 볼 수 없었던 중대한 문구가 등장했다. 메타는 공식 실적 공시에서 초지능 연구조직인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SL) 투자가 새로운 매출원을 열겠지만 “기존 핵심 사업 투자에 비해 수익을 내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 공시에는 MSL 조직명도, 회수 기간 지연에 관한 언급도 일체 없었다.
회사가 스스로 AI 투자를 두 장부로 분리한 구도다. 하나는 광고 추천을 개선해 이미 돈이 들어오는 계정이다. 다른 하나는 뮤즈(Muse) 같은 신규 제품과 프런티어 모델을 구축하는 계정으로, 아직 손익계산서상 영수증이 없다.
리 CFO는 어닝콜에서 투자 우선순위를 AI로 재편함에 따라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의 영업손실이 올해 180억~190억달러에서 내년 약 150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최고경영자(CEO) 역시 가상현실(VR) 기기는 파괴적인 기술 혁신이 확인될 때만 출시하겠다며, 하드웨어 투자를 조절하고 개인용 초지능 출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메타버스에서 덜어낸 자본이 고스란히 AI 계정으로 전용되는 흐름이다.
뮤즈 1000만명은 매출이 되나
두 번째 계정의 대표 주자는 메타가 지난 9월 8일 공개한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다. 이메일 작성과 일정 예약, 쇼핑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서비스다.
저커버그 CEO는 어닝콜에서 출시 한 달 반 만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1000만명 이상이 뮤즈를 설정했고, 이 중 약 25%가 매일 사용하는 활성 이용자라고 밝혔다. 가장 두드러진 활용 분야는 쇼핑으로 전체 이용자의 25% 이상이 전자상거래에 활용했으며, 1회당 평균 구매액은 200달러(약 26만5000원)를 상회했다.
수익화 모델에 대한 구체적 구상도 제시됐다. 저커버그 CEO는 “대다수 일반 이용자에게는 무료로 제공하되, 에이전트가 중개한 거래에서 수수료를 취하는 상거래 도구를 구축할 것”이라며 해당 중개 수수료는 이용자가 아닌 입점 기업이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고성능 모델을 원하는 파워 유저에게는 월 구독료를, 기업 고객에게는 전용 비즈니스 솔루션을 과금하는 투트랙 방식이다.
저커버그 CEO는 어닝콜에서 현재 뮤즈를 이용하는 미국 사용자들이 기존 메타 앱에서 이미 1인당 연간 수백달러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뮤즈의 거래 중개력 덕분에 이 수치가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수백달러는 뮤즈가 직접 창출한 신규 매출이 아니라, 기존 소셜 앱에서 이들이 발생시키던 기여액에 불과하다.
손님은 줄을 섰는데, 계산대는 아직 설치 중이다.
비용 구조에 대한 발언은 한층 냉정했다. 저커버그 CEO는 “뮤즈는 현재 막대한 연산 자원을 소모하지만, 향후 1년 이내에 비용 효율을 10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연산 단가를 파격적으로 낮춰야만 상거래 수수료가 본격화됐을 때 마진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금 구조로는 이용자가 늘수록 연산 비용도 함께 불어난다. 뮤즈의 매출과 이용자당 비용은 이번에도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면 AI 투자는 회수되나
낙관적 전망의 버팀목은 역시 광고 본업이다. 메타는 4분기 매출 전망치를 730억~76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598억9300만달러) 대비 22~27% 증가한 수치다. 메타는 내년도 연간 전망치를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2027년까지 강력한 탑라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호실적 발표 직후 메타 주가는 정규장을 697.43달러로 마감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3.79% 뛴 723.93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이 가장 긴장하며 주시하던 2027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는 베일에 가려졌다. 리 CFO는 질의응답에서 현재 차기 연도 예산과 설비 계획을 수립하는 초기 단계라며, 구체적인 숫자는 관례대로 내년 4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팩트셋 집계 시장 예상치는 1938억8000만달러이며, 구겐하임의 마이클 모리스(Michael Morris) 애널리스트는 최대 2250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리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메타의 잉여현금흐름은 2028년까지 지속적인 압박을 받다가 2029년에야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가의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마크 슈물릭(Mark Shmulik) 애널리스트는 과거 페이스북 숍스와 메타버스의 실패 사례를 상기시키며, 뮤즈에 쏠린 초기 호기심이 곧바로 대규모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잉여현금을 노리는 복병은 데이터센터뿐만이 아니다. 실적 발표 수 시간 전 미국 뉴멕시코주 법원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메타에 250억달러(약 33조1000억원)의 징벌적 제재금을 부과했다. 메타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52개 주 법무장관과의 청소년 보호 소송 합의에 따른 잠재 지급액도 최대 185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광고 계정은 회수 속도를 이번 분기에도 증명했다. 두 번째 계정에 대해 회사가 내놓은 건 회수가 더 늦다는 고지와 10배 효율화 목표다.
다음 분기에 볼 숫자
향후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4분기 설비투자가 실제로 500억달러 안팎까지 폭증하는지, 그리고 차기 실적 발표에서 2027년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어느 수준으로 확정되는지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뮤즈가 실제 수수료 매출을 찍기 시작하는지와 이용자당 연산 원가가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여부다. 아울러 거시경제 회복 기저효과가 소멸된 이후에도 AI 추천 엔진만으로 광고 단가 상승세를 지속 견인할 수 있는지도 핵심 관건이다.
저커버그 CEO는 3분기 어닝콜에서 “우리의 투자가 분명한 결실을 맺고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의 차가운 숫자가 확인해 준 성공은 오직 첫 번째 광고 계정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