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AI 호황에 임대료 오르고 퇴거 통지 늘어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산업 호황에 따른 임대료 상승과 퇴거 통지 증가로 세입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가디언은 10월 8일 시 임대료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보다 퇴거 통지가 44% 늘었다고 보도했다.

AI 호황에 월세 상승·상담 수요 급증

샌프란시스코의 침실 1개짜리 주택 평균 임대료는 4400달러로, 1년 전보다 25% 넘게 올랐으며 미국 평균의 거의 3배에 이른다. 침실 2개 주택은 6000달러, 도심의 침실 4개 주택은 1만달러 이상을 내야 구할 수 있다. 주민 약 3분의 2가 세입자이며, 시에는 25만여 채의 주택이 있고 이 중 16만여 채에는 임대료 통제가 적용된다.

주거권 단체인 샌프란시스코 주거권위원회 상담소는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화 상담을 받고, 직원 7명이 주말마다 150건이 넘는 음성 메시지를 확인한다. 임대 지원 핫라인에는 주당 평균 200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마리아 사무디오(Maria Zamudio) 사무국장은 상담소가 수용 한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단체가 접수한 수리 관련 임대인 분쟁도 지난 1년간 23% 증가했다.

세입자 보호 제도의 빈틈 노린 퇴거

임대료 통제는 1979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 다수에 적용되지만, 임대인들이 법의 예외나 절차를 이용해 장기 거주자를 내보내고 시장 가격으로 다시 임대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주거권 옹호자들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법은 일부 주택의 연간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지만 신축 건물은 제한 대상에서 빠진다. 임대업을 그만두면 건물 전체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도록 한 엘리스법(Ellis Act)도 활용된다. AI 업계 종사자들이 매물을 호가보다 최대 100만달러 높은 가격에 사들이는 사례가 퇴거와 맞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대주택을 고급 콘도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노스비치의 파월스트리트에서는 수십 년간 같은 세입자들이 살던 7가구 건물의 새 소유주가 이를 4개의 고급 콘도로 합치려 하고 있다. 주거권 활동가들은 임대인들이 세입자의 실수를 유도하려고 임대료 납부 방식을 대면에서 온라인으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텐더로인의 한 임대료 통제 건물에서는 기존 소유주가 대출을 갚지 못해 소유권이 바뀐 뒤, 세입자들이 월세 납부처를 변경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지 못했다. 이들이 이전 소유주에게 월세를 낸 뒤 무더기로 미납 퇴거 통지를 받았다. 수리를 미루거나 불편한 공사를 진행해 세입자가 스스로 떠나게 하려는 이른바 ‘리노베이션 퇴거’도 거론됐다.

다니엘 루리(Daniel Lurie)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9월 ‘임대료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퇴거 법률 지원, 강제 이주 세입자 지원금 확대, 임대료 통제 주택이 비었을 때 인상 폭 제한 등을 제안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주거단체협의회의 킨틴 메케(Quintin Mecke) 사무국장은 주택을 권리보다 상품처럼 다루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고 비판했다. 약탈적 임대인들은 특히 고령자나 영어가 서툰 세입자들이 조용히 떠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RELATED ARTICLES

RECOMMENDED ST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