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비트코인(BTC) 최대 기업 보유사인 스트래티지(Strategy)가 비트코인 매입보다 자사의 영구우선주를 되사는 데 더 많은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일시적인 자금 배분의 우연이 아니다. 7월 말 재매입을 가동한 이래 10주간 우선주를 사들이는 데 투입한 돈은 12억7650만달러(약 1조7349억원)로, 같은 기간 비트코인 매입액의 2.17배에 달한다.
스트래티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9월 28일 공시(Form 8-K)에 따르면, 9월 21~27일 한 주간 비트코인 1665개 매입에 1억4270만달러(약 1939억원)를, STRC 우선주 재매입에 1억5170만달러(약 2062억원)를 각각 투입했다.
STRC에는 연 12% 배당이 걸려 있고, 회사는 이 주식이 기준가 10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는 동안 사들이겠다고 선언했다.
그 약속을 지키는 돈은 결국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돈과 같은 주머니에서 나온다.
신주 발행으로 조달한 2억4620만달러… 비트코인과 우선주에 양분
스트래티지는 같은 기간 시장에서 주식을 분할 매각하는 ATM(At-the-Market) 프로그램을 통해 MSTR 보통주 146만9165주를 매각하며 순액 2억4620만달러(약 3346억원)를 마련했다.
발행 대금 중 1억4270만달러는 비트코인 매입에, 1억350만달러는 STRC 재매입에 배분됐다. 여기에 회사가 보유하던 별도 달러 현금 4810만달러(약 654억원)를 보태 우선주 재매입 총액을 채웠다.
| 자금 출처 | 용도 | 공시 금액과 원화 환산 |
|---|---|---|
| MSTR 발행 대금 | 비트코인 매입 | 1억4270만달러 (약 1939억원) |
| MSTR 발행 대금 | STRC 재매입 | 1억350만달러 (약 1407억원) |
| 기존 달러 현금 | STRC 재매입 | 4810만달러 (약 654억원) |
세부 재원을 합산하면 1억5160만달러로 재매입 총액과 10만달러 차이가 난다. 공시에서 백만달러 단위 소수 첫째 자리로 반올림 표기한 결과다. 보통주 발행 대금만 떼어놓고 보면 약 58%가 비트코인에, 약 42%가 STRC 우선주에 투입됐다.
같은 기간 STRC 신규 매각과 MSTR 재매입은 공시 내역에 없었다. 보통주는 새로 늘어난 반면 우선주는 줄어들었다. 둘을 단순 자사주 거래로 통칭하면 두 주식 수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본질을 놓치기 쉽다.
한 주만 보면 비트코인 매입액을 앞선 원인은 기존 보유 현금 4810만달러를 보탠 데 있었고, 새로 조달한 보통주 대금의 가장 큰 쓰임새는 여전히 비트코인이었다. 단기 수치로는 그 정도 차이다.
관찰 기간을 10주로 넓히면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10주간 재매입 12억7650만달러… 비트코인 매입의 2.17배
스트래티지는 7월 27일 공식 발표를 통해 7월 20~26일 첫 재매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첫 주에는 STRC 28만8930주를 주당 평균 약 86.52달러, 총 2500만달러에 사들였다. 그 주부터 9월 27일까지 10주간 재매입은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어졌다.
8월 31일 공시에 따르면 당초 6월에 10억달러로 설정했던 재매입 한도는 9월 8일 20억달러로 두 배 증액됐다. 이어 9월 28일 공시 기준 잔여 한도는 7억2350만달러다. 한도에서 잔액을 차감하면 10주간 투입된 자금은 총 12억7650만달러(약 1조7349억원)다. 10건의 주간 공시 재매입액을 전수 합산해도 정확히 일치하며, 회수한 우선주는 총 1326만7322주에 달한다.
8월 첫 2주간은 비트코인을 직접 매각해 재매입 재원을 조달했다. 8월 3일 공시에 따르면 7월 27일~8월 2일 비트코인 1638개를 매각해 확보한 1억473만달러 중 5230만달러를 STRC 재매입에, 5240만달러를 우선주 배당에 투입했다. 이어 8월 10일 공시에서는 1690개를 매각해 조달한 1억860만달러 전액이 재매입에 들어갔다. 두 주간의 코인 매각액만 약 2899억원 규모다. 당시 매각가는 개당 6만3957달러와 6만4262달러로,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평균 매입단가 7만5000달러대보다 낮았다.
평균 매입단가보다 낮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각해 우선주를 사들인 셈이다.
같은 10주간 비트코인을 신규 매수한 주는 세 차례에 불과했다. 8월 24~30일 4603개(3억6970만달러), 9월 14~20일 950개(7570만달러), 그리고 이번 1665개(1억4270만달러)다. 10주간 매입 총액은 5억8810만달러(약 7993억원)로, 우선주 재매입액(12억7650만달러)은 이 금액의 2.17배에 달했다.
| 기간 | 비트코인 거래 | STRC 재매입액 | 재매입 재원 |
|---|---|---|---|
| 7월 20~26일 | 매입 없음 | 2500만달러 | 공시 명시 없음 |
| 7월 27일~8월 2일 | 1638개 매각 | 8120만달러 | 비트코인 매각·보통주 발행 |
| 8월 3~9일 | 1690개 매각 | 1억860만달러 | 비트코인 매각 |
| 8월 10~16일 | 매매 없음 | 1억3220만달러 | 보통주 발행 |
| 8월 17~23일 | 매매 없음 | 1억3640만달러 | 보통주 발행 |
| 8월 24~30일 | 4603개 매입 | 1억5180만달러 | 보통주 발행 |
| 8월 31일~9월 7일 | 매매 없음 | 1억7630만달러 | 달러 현금 |
| 9월 8~13일 | 매매 없음 | 1억3930만달러 | 달러 현금 |
| 9월 14~20일 | 950개 매입 | 1억7400만달러 | 달러 현금 |
| 9월 21~27일 | 1665개 매입 | 1억5170만달러 | 보통주 발행·달러 현금 |
결국 우선주 재매입이 비트코인 매입을 추월한 흐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난 10주간 자본 운용의 기본값(기본 룰)이었다. 비트코인 매입액이 우선주 재매입을 넘어선 주는 8월 24~30일 단 한 번에 그쳤다.
연 12% 고배당 영구우선주 STRC… 할인 매입의 구조적 양면성
STRC는 변동 배당률 구조를 지닌 영구우선주다. 스트래티지는 6월 디지털 크레딧 자본 체계 발표를 통해 배당률을 매월 재검토하고, 배당은 이사회의 공식 결의에 따르며 확정 보장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는 일반 회사채와는 법적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경영진은 7월 발표에서 STRC가 액면 기준가 100달러 인근에서 건전하게 유통되는 것이 안착할 때까지 연 12% 배당률 유지를 이사회에 권고하겠다고 공언했다. 9월 30일 공시에서도 10월 16일 개시 구간의 배당률을 연 12%로 동결하며 반월마다 주당 0.5달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회사는 STRC가 기준금액 100달러 미만에서 거래되는 동안 시장 상황과 가용 유동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할인 폭이 클수록 매입량을 늘리고, 100달러에 근접할수록 매입 속도를 늦추겠다고 예고했다. 100달러는 시장 가격을 보증하는 숫자가 아니라 액면 기준선이다.
우선주와 보통주의 재매입 효과는 구조적으로 상이하다. 보통주 재매입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지만, 우선주 재매입은 해당 주식에 영구적으로 귀속된 미래 배당 현금 유출 부담을 덜어낸다. 시장 가격이 기준금액보다 낮을 때 사들이면 동일한 배당 의무를 더 적은 비용으로 털어낼 수 있다. 반면 시장 투자자 입장에서 낮은 가격은 스트래티지의 신용 위험이나 유동성 불안을 반영한 할인 신호일 수 있다.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왜 할인되었는지를 정당화해 주지는 못한다.
회사는 저가 매입 기회를 활용하지만, 주가의 저평가 자체를 바라지는 않는다.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매입을 늦추면서까지 STRC 재매입에 매달리는 이유는 단순한 주가 부양을 넘어선다.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집 전략은 자본시장에서 채권과 우선주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발행해 달러를 조달하고,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 모으는 ‘외부 차입 레버리지 플라이휠’에 기반한다. STRC 역시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연 12%의 고수익을 약속하며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고안된 핵심 조달 수단이었다.
만약 100달러로 설정된 STRC의 시장 가격이 80달러, 70달러로 폭락하는 것을 방치한다면 스트래티지의 디지털 크레딧 자본 체계 전체가 신뢰를 잃게 된다.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면 향후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기 위한 신규 증자나 채권 발행 통로 자체가 차단된다. 결국 회사는 비트코인을 더 사들이기 위한 ‘자본 조달 엔진의 신인도’를 지키기 위해, 비트코인 살 돈을 빼내어 100달러 패그 방어전에 우선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스트래티지는 STRC가 100달러 선에서 높은 유동성과 낮은 변동성, 지속 가능한 ‘자생적 독립 수요’를 확보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발행사 스스로 매주 1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어 떠받친 가격만으로는 외부 투자자들의 자생적 수요가 안착했다고 증명하기 어렵다.
86달러에서 99달러로 축소된 할인… 재매입 속도는 오히려 가속
이번 주간에 회수한 STRC는 153만4530주다. 총 매입액을 주식 수로 나눈 주당 평균 매입가는 약 98.86달러(약 13만4361원)로 산출된다.
주간 평균 매입가는 첫 주 86.52달러에서 8월 첫째 주 94.27달러, 8월 넷째 주 97.48달러로 치솟았다. 9월 둘째 주 이후 3주간은 줄곧 98달러대 후반에 형성됐다. 회사의 당초 정책대로라면 100달러에 바짝 다가선 지금은 재매입 속도를 늦춰야 할 구간이다. 그러나 실제 집행액은 반대로 폭증했다. 8월 4주간 재매입액은 5억2900만달러였으나, 9월 4주간 재매입액은 6억4130만달러로 오히려 1억달러 이상 늘어났다.
할인 폭이 축소되면 재매입의 재무적 실익도 감소한다. 기준액 100달러에 연 12%를 적용하면 주당 배당금은 연 12달러다. 주당 86.52달러에 매입할 때는 투입 자금 대비 연 13.87%의 배당 지출을 절감하지만, 98.86달러에 매입하면 절감률은 연 12.14%로 떨어진다. 이번 주 매입 물량으로 덜어낸 연간 배당금은 약 1841만달러(약 250억원)이며, 10주간 누적 회수한 1326만7322주를 기준으로는 연 약 1억5921만달러(약 2164억원)의 고정 배당 의무가 소멸됐다. 단, 이는 12% 배당률이 유지된다고 가정한 계산이다.
매입 현금은 지금 즉시 빠져나가고, 배당 절감 효과는 미래에 걸쳐 서서히 발생한다.
만약 향후 시장 안정화로 배당률이 인하된다면 이미 지출한 거액의 매입 대금은 되돌릴 수 없고 배당 절감 효과만 줄어든다. 남은 우선주 잔량과 향후 추가 조달 비용까지 종합적으로 대조해야 회사 전체의 자본 비용이 실제로 감소했는지 검증할 수 있다.
우선주 배당 방어 vs 보통주 주주 희석… 누구를 위한 재매입인가
보통주를 유상증자해 마련한 자금으로 우선주를 되사면, 기존 보통주 주주는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율 하락과 주당 가치 희석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8월 24일 공시에 따르면 8월 17~23일 단 일주일간 보통주 1826만1118주가 매각되어 20억650만달러가 조달됐고, 이 중 1억3640만달러가 STRC 재매입에 쓰였다. 스트래티지도 공식 발표를 통해 신주 발행을 통한 재매입이 보통주 주주에게 미치는 희석 위험을 명시했다.
단순히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총량만 보는 것은 착시다. 주주에게 귀속되는 실질 가치는 ‘주당 비트코인 보유량’이다. 비트코인 증가율보다 보통주 주식 수 증가율이 더 높다면 주당 비트코인 가치는 희석된다. 전환사채 등 잠재 증권까지 모두 반영한 희석 주식 수를 분모로 삼아야 온전한 평가가 가능하다.
“회사는 낮은 가격에서 우선주를 사들이지만, 낮은 가격 자체를 원하지는 않는다. 비트코인 보유량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신주 발행 속도가 더 빠르다면 주당 가치는 희석된다. 비트코인 개수 뒤에는 매주 돌아오는 배당과 새로 찍어낸 주식의 무게가 남아 있다.”
주당 비트코인 지표 역시 회사의 지급 여력을 완전하게 대변하지는 못한다.
비트코인 매입 자금의 상당 부분을 우선주 재매입으로 돌리면 비트코인 축적 속도는 둔화되지만 우선주 배당 지급 부담은 경감된다. 보통주 주주에게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비트코인의 미래 가격 상승 잠재력과 회사의 자금 조달 비용, 잔여 지급 의무를 같은 시계열에 놓고 따져봐야 한다.
비트코인은 시세 변동성이 극심한 자산인 반면 배당과 금융 이자는 매달 확정된 달러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보유 코인의 장부 평가액이 아무리 불어나도 결정적 순간에 달러 유동성이 고갈되면 결국 코인을 헐값에 매각하거나 신주를 찍어내야 하는 구조적 압박에 직면한다.
6월 체계에는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는 매각 프로그램이 명시돼 있다. 회사는 우선주 재매입 자금을 비트코인 매각으로 충당할 경우 이 프로그램에 따라 처리한다고 규정했다. 실제로 8월 초 2주간 비트코인 3328개를 팔아 확보한 2억1333만달러 중 1억6090만달러가 우선주 재매입에 투입됐다. 이번 주 재원에 코인 매각 대금이 없다고 해서 앞으로 코인 매각이 재개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50억달러 준비금과 별도 현금의 소진… 자본 프레임워크의 시험대
스트래티지가 제출한 공시 세부 회계 내역에 따르면, ‘달러 준비금’은 우선주 배당과 부채 이자 지급을 전담하는 방어 계정이다. 반면 ‘별도 달러 현금’은 비트코인 매입과 준비금 확충, 우선주 재매입 등 자본 관리에 자유롭게 투입하는 유동성이다. 준비금으로 배당을 집행한 것과 일반 현금으로 우선주를 회수한 것은 완전히 분리된 거래다.
9월 27일 기준 달러 준비금은 50억2000만달러(약 6조8227억원), 별도 달러 현금은 10억달러(약 1조3591억원)로 집계됐다. 해당 주간에 준비금 중 2210만달러(약 300억원)가 우선주 배당으로 인출됐다. 스트래티지는 향후 12개월치 배당과 이자 지급액 이상을 준비금으로 상시 유지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다만 준비금 잔액만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고정되지 않으며 배당률 추이와 추가 증자 규모, 차입 금리에 따라 가변적이다.
별도 달러 현금은 급속도로 소진됐다. 회사는 8월 24일 공시에서 이 계정을 신설하며 잔액이 15억90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9월 14일 공시 시점에는 재매입 대금 1억3930만달러를 전액 이 현금으로 지출하며 잔액이 13억달러로 축소됐고, 현재는 10억달러까지 내려앉았다. 이번 주 재매입 재원의 약 3분의 2를 다시 보통주 유상증자 대금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보통주 발행 대금은 기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영업 현금흐름이 아니다. 시장 투자자들이 신주를 사줄 때만 가동되는 외부 수혈이다. 시장 환경이 악화되어 주가가 하락하면 동일한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신주를 발행해야 하고, 비트코인 가격 하락과 증시 위축이 맞물릴 경우 그 주주 가치 희석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된다.
향후 공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핵심 지표는 보통주 발행 단가와 신주 물량, 그리고 STRC 재매입 단가의 삼각 관계다. 동일한 달러를 확보하는 데 더 많은 보통주가 소모된다면 우선주 배당 부담을 줄여 얻은 재무적 이익은 보통주 주주의 가치 훼손으로 상쇄된다. 재매입을 계속할 수 있는 체력과, 기존 주주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비트코인 보유량 뒤편에는 새로 찍어낸 주식과 주기적으로 도래하는 배당일이 엄연히 자리잡고 있다. 10월 28일 임시 주주총회 안건이 가결될 경우 STRC의 배당 산정 기준일은 매일 단위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