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데번주 그레이트토링턴 일대에서 엑스링크스(Xlinks)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상에 주민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가디언은 9월 27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유럽 최대급 AI 단지와 배터리 저장시설을 세우려는 계획을 둘러싼 지역 갈등을 보도했다.
850에이커 부지에 데이터센터 5개동
엑스링크스가 추진하는 구상은 노스데번 농촌 약 344헥타르(850에이커)에 1.5GW 규모 AI 데이터센터와 1.8GW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데이터센터 건물은 모두 5개동으로 높이가 50~130피트에 이른다. 회사는 전체 부지의 약 3분의 1만 개발하고, 나머지는 일반에 개방하거나 야생동물 서식지를 만드는 데 쓰겠다고 설명했다. 부지 내 문화재 건물은 이전해 방문객센터로 바꿀 계획이다.
정보공개청구로 공개된 세부 배치도에는 가장 큰 건물 2개가 각각 가로 335m, 세로 267m 규모이며 건축면적은 약 9헥타르(22에이커)라고 적혔다. 주민 단체는 이 면적이 엑서터 대성당 18개를 수용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배터리 시설에는 컨테이너형 장치 1720개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영국에서 현재 가동 중인 대형 시설인 햄프셔주의 브램리 BESS(100MW)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사전 협의와 배터리 정책 공백 논란
반발의 핵심에는 사업 규모뿐 아니라 계획이 공개되기 전 진행된 지방정부와 사업자 간 협의가 있다.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엑스링크스는 2025년 3월부터 토리지구의회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논의했고, 의회는 환경영향평가서나 주민 의견 수렴이 나오기 전인 2025년 4월 ‘원칙적 지지’ 서한을 보냈다. 의회는 가디언에 사전 신청 절차는 통상적이며, 해당 서한은 사업 승인이나 확정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2025년 12월 18일자 이메일에는 개발업체와 의회 관계자들이 엑서터의 6학년 과정 교육기관과 연계하고 이해관계자 참여 계획을 세우는 방안을 논의한 내용도 담겼다. 데번 데이터센터·BESS 행동그룹의 에밀리 클라크(Emily Clark)는 지난 18개월간의 이메일과 비공개 회의가 사업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듯한 인상을 줬다며 지역사회의 불만이 커졌다고 말했다. 공개 회의에는 미국 단체 낫 인 마이 밸리(Not in My Valley)의 엘리자베스 험프리스(Elizabeth Humphreys)가 참석했다. 험프리스는 대기오염과 물·에너지 사용 우려 속에 캘리포니아 코첼라에서 데이터센터 영구 금지를 이뤄내는 데 힘을 보탠 인물 중 한 명이다.
영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2030년까지 23~27GW의 배터리 용량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하원도서관 조사에 따르면 정부는 배터리 시설 확충에 필요한 토지 규모를 예측한 자료를 보유하지 않았고, 입지에 관한 구체적 정책이나 가동 시설 수·총용량에 대한 확정치도 없다. 지역 활동가들은 이를 규제 공백이라고 비판한다. 사업의 착공 일정이나 최종 승인 여부는 기사에 제시되지 않았으며, 주민들은 농지와 생태계 훼손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