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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Meta)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기업의 웹사이트 콘텐츠를 인공지능(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약관을 개정한다. 언론사가 메타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려면 자사 뉴스 콘텐츠의 AI 학습 이용까지 사실상 허용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스업계는 메타가 콘텐츠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AI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 기술 전문매체 아르스테크니카는 10월 16일 메타의 새 약관이 뉴스 콘텐츠의 AI 학습 이용을 둘러싼 라이선스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법률 전문가들은 메타가 약관상 동의를 근거로 언론사에 지급해야 할 수백만 달러 규모의 콘텐츠 사용료를 회피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 약관은 10월 30일부터 적용된다. 기업이 이후에도 메타의 상업용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면 개정 약관에 동의하는 방식이다. 개별 조항만 선택적으로 거부하는 방식은 제공되지 않는다.
다만 메타는 “약관 개정으로 웹사이트 수집 방식이 바뀌지 않으며, 콘텐츠 소유자가 기존처럼 수집을 차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새 약관이 실제로 뉴스 콘텐츠의 무상 AI 학습을 허용하는지에 대해서도 법원의 판단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외부 웹사이트 범위 확대
하버드대 언론 연구기관 니먼랩은 10월 15일 메타의 개정 약관을 분석하고 법률 전문가 3명의 견해를 보도했다.
새 약관은 메타가 기업의 상품·서비스와 관련된 웹사이트와 웹페이지에 자동화된 프로그램으로 접근해 콘텐츠를 수집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수집한 콘텐츠는 메타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개선, 연구, 학습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수집 대상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콘텐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기업 계정과 관련된 외부 웹사이트도 포함된다. 언론사가 페이스북에서 기사를 홍보하면서 자사 뉴스 웹사이트를 연결해 놓았다면 그 사이트의 콘텐츠까지 수집 대상이 될 수 있다.
새 약관에는 메타가 시험용 접속 계정(test credentials)을 생성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조항이 유료 콘텐츠에 접근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실제로 유료 결제 장벽을 우회할 권한까지 부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 광고 관련 약관에서는 외부 웹사이트 수집 권한이 광고 제작 등 특정 목적으로 제한됐다. 반면 개정 약관은 메타의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친 개발과 학습을 허용하는 문구를 사용한다.
코넬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제임스 그리멜만(James Grimmelmann) 교수는 니먼랩에 “메타가 이 조항을 근거로 언론사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AI 학습에 이용하고, 나아가 언론사와 경쟁하는 서비스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부인…언론단체는 약관 시행 중단 요구
메타는 약관 개정이 새로운 콘텐츠 수집 권한을 확보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에 반박했다.
메타 측은 기존 여러 약관에 분산된 콘텐츠 수집 관련 내용을 하나로 통합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웹사이트 운영자가 검색로봇 접근을 관리하는 파일인 로봇 배제 표준(robots.txt)을 통해 메타의 수집 프로그램을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타는 “웹 크롤러의 운영 방식에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약관의 법적 효력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웹사이트 운영자가 기술적으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과 계약상 콘텐츠 이용을 허락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 뉴스·미디어 산업단체인 뉴스미디어얼라이언스(News/Media Alliance)는 10월 16일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메타에 개정 약관의 시행 중단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메타 플랫폼을 계속 이용하려는 기업에 외부 웹사이트의 콘텐츠 수집 허용을 사실상 강요하는 것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뉴스 콘텐츠뿐 아니라 음악, 사진, 기타 저작권 보호 자료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계정을 보유한 저작권자가 메타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것만으로 자사 웹사이트에 게시한 저작물의 수집을 허용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 소송과 별개로 계약상 동의가 새로운 쟁점
이번 논란은 AI 학습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한지를 둘러싼 기존 소송과 구별된다.
미국에서는 저작권 보호 자료를 AI 학습에 사용하는 행위가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공정이용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일정한 조건에서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미국 저작권법 제107조의 법리다.
메타의 새 약관에서는 별도의 계약상 동의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콘텐츠 이용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공정이용뿐 아니라 기업 계정 운영자가 수락한 서비스 계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계약상 동의가 있었다고 해서 모든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계정 운영자가 웹사이트의 모든 콘텐츠에 대한 이용 허락 권한을 보유하는지, 약관이 충분히 명확한지, 강제적인 계약 조건에 해당하는지 등이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약관을 다른 서비스의 이용 조건으로 별도 권한을 요구하는 결합판매(tying) 문제와 비교하고 있다.
메타의 약관이 실제로 언론사와의 개별 라이선스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뉴스미디어얼라이언스의 대니엘 코피(Danielle Coffey)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10월 16일 공식 성명에서 “메타의 새로운 상업용 서비스 약관은 터무니없으며 아마도 불법일 것이기 때문에 이 약관이 10월 30일 시행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Q&A
Q1. 메타의 새 약관에 동의하면 웹사이트의 저작권이 메타로 넘어가나요?
아닙니다. 저작권 자체의 양도와 콘텐츠 이용 허락은 다릅니다. 이번 논란은 메타가 약관을 근거로 외부 웹사이트 콘텐츠를 수집하고 AI 학습에 이용할 권한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Q2. 웹사이트에서 AI 수집 프로그램을 차단하면 문제가 해결되나요?
메타는 robots.txt를 통한 차단이 계속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기술적 접근 차단과 계약상 이용 허락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약관이 실제로 어느 범위까지 유효한지는 별도의 법률 판단이 필요합니다.
Q3. 이번 사건은 메타를 상대로 제기된 새로운 저작권 소송인가요?
아닙니다. 현재 확인된 핵심 사건은 10월 30일 시행 예정인 약관 개정과 이에 대한 언론단체 및 법률 전문가들의 문제 제기입니다. 이번 약관과 관련해 법원이 저작권 침해나 독점금지법 위반을 인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