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도 상장도 안 통하자…코인 거래소는 AI를 불렀다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이 반년 만에 80% 줄었다. 수수료는 따라 내리면 그만이고 상장 효과는 5분의 1로 줄었지만, 투자자가 짜 놓은 자동매매 코드는 옮기는 데 비용이 든다

가상자산 코인과 자물쇠 아이콘이 겹쳐진 블록체인 보안 화면 위로 주식 캔들 그래프가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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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가 말랐다.

코인게코 집계로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23억7173만달러(약 3조3000억원)에서 7월 4억6669만달러(약 6500억원)로 내려앉았다. 반년 만에 80.3%가 사라진 것이다.

그사이 세계 여덟 곳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같은 문을 열었다. AI에게 주문 권한을 넘긴 것이다. 3월 3일 OKX를 시작으로 8월 20일 바이낸스(Binance)까지 다섯 달 반이 걸렸고, 그중 셋은 한국에 있다.

말 한마디로 주문한다는 것

잠깐, AI 거래라는 게 뭘까? 쉽게 말해 투자자가 챗GPT나 클로드에게 “오후 2시에 이더리움 1개 사줘”라고 말하면 AI가 거래소에 실제 주문을 넣는 것이다. 앱을 켜고 종목을 찾고 수량을 입력하던 과정이 통째로 사라진다.

거래소가 만든 것은 AI가 아니다. 여덟 곳 중 자체 모델을 개발한 곳은 하나도 없고 클로드와 챗GPT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 거래소가 새로 만든 건 “AI가 읽을 수 있는 사용설명서”에 가깝다. 설치는 컴퓨터의 터미널에서 한다. 명령어를 직접 쳐 넣는 검은 화면이다. 크라켄(Kraken)이나 업비트에서 제공하는 명령어 한 줄이면 설치가 끝나고, 한 번 깔아 두면 그다음부터는 AI와 대화만 하면 된다.

PowerShell / Terminal
CLI
# 1. 업비트 공식 AI 에이전트 도구 설치
PS C:\> npx skills add upbit-official/upbit-agent-skills
# 2. 크라켄 공식 CLI/MCP 설치
PS C:\> kraken mcp
✔ 설치 완료 후 클로드·챗GPT 등 AI에게 자연어로 주문 및 시세 조회 연동됨
TIP 터미널 실행: Win (Win+R ➔ powershell) / Mac (Cmd+Space ➔ 터미널)

다만 터미널을 열어 본 적 없는 투자자에게는 이 한 줄이 문턱이다. 빗썸은 출시 당시 PC 웹 환경만 지원했다.

순서를 보면 한국이 늦은 편은 아니었다. OKX가 3월 3일, 크라켄이 3월 11일에 문을 열었고 업비트는 5월 7일로 세 번째다. 빗썸은 6월 11일, 코빗은 7월 24일에 뒤따랐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8월 20일로 맨 마지막이다.

거래소는 어떻게 돈을 버나

여기서 거래소의 장부를 한 번 들여다보자.

거래소는 손님이 사고팔 때마다 몇 푼씩 떼서 먹고사는 가게다. 장부를 보면 거의 문자 그대로다. 올해 1분기 두나무의 거래 수수료 매출 비중은 97.49%, 빗썸은 99.99%였다. 다른 수입원이 사실상 없으니 거래대금이 반토막 나면 매출도 그대로 반토막 난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두나무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상반기 영업수익은 40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1% 줄었고 영업이익은 1115억원으로 79.7% 감소했다. 빗썸은 더 나빠서 매출 1688억원에 영업이익 149억원을 남겼고 1087억원 순손실을 냈다. 2분기까지 두 개 분기 연속 적자다.

해외 사정도 다르지 않아서, 코인베이스(Coinbase)는 2분기에 매출 12억2000만달러를 올리고 3억5900만달러 순손실을 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9% 줄었다. 같은 분기 코인베이스의 시장 점유율은 10.3%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 파이를 더 많이 가져가고도 적자를 낸 셈이다.

파이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중앙화 거래소의 4월 현물 거래량은 9518억달러로 25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고, 지난해 8월과 견주면 60% 빠졌다. 비트코인이 올해 내내 6만~7만달러 사이를 오간 탓에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떠났다.

상장 효과가 5분의 1로 줄었다

거래소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

첫 번째 카드는 수수료였고, 업비트는 스테이블코인 7종의 거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없앴으며 코인원은 업계 최저 수준인 0.04%를 걸었다. 하지만 가격으로 데려온 손님은 가격으로 떠나고, 옆 가게가 따라 내리면 그만이다.

두 번째 카드는 신규 상장이었다. 새 코인을 올리면 그 코인을 사려는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거래소가 오랫동안 써온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문제는 이 방법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신규 상장 코인의 분기별 초기 거래대금은 업비트 기준 지난해 1분기 1조1684억원에서 올해 2분기 2595억원으로 78% 급감했다. 빗썸 역시 694억원에서 348억원으로 50% 줄었다. 초기 거래대금은 상장 당일과 이튿날 거래를 합산한 수치다.

첫날 오르는 폭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포필러스(Four Pillars)에 따르면 신규 상장 종목의 첫날 상승률 중앙값은 6월 14일 이전 42%에서 최근 10%로 낮아졌다.

효과가 5분의 1로 줄었는데도 상장은 오히려 늘었다. 업비트는 7월 25일부터 31일까지 이레 동안 하루 한 개씩 일곱 종목을 원화 마켓에 올렸고, 8월에는 업비트가 14종 빗썸이 7종을 추가했다. 약이 안 들으니 용량을 늘리는 모양새다.

코인 거래소가 AI를 소환한 4대 위기 지표

위기 분석
일평균 거래대금
-80.3% 23.7억$ ➔ 4.6억$

반년 만에 5대 원화 거래소 거래대금이 3조3000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급감함.

수수료 매출 의존도
99.99% (빗썸 1분기)

두나무 97.49% 등 거래 수수료 올인 구조로 거래량 급감 시 적자 전환됨.

신규 상장 초기 거래대금
-78% 1.1조원 ➔ 2595억원

상장 첫날 상승률도 42%에서 10%로 축소되어 신규 상장 약발이 소진됨.

고객 예치금 순유출
8681억원↓ (1분기 감소)

업비트·빗썸 예치금 11% 이탈 및 해외 거래소로 5603억원이 순유출됨.

그러면 AI는 거래를 늘리는가

이 대목에서 자연스러운 기대가 생긴다. 사람이 안 하니 AI가 대신 24시간 거래해주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근거는 약하다.

판테라캐피털과 스탠퍼드대 등의 연구진은 지난 5월 솔라나(Solana) 기반 AI 투자 에이전트 11곳의 온체인 기록을 추적한 논문을 냈다. 토큰 보유 지갑 92만5323개를 들여다본 결과 토큰 매수자의 62.2%가 손실을 확정했다. 보유자 전체 손실은 1억9170만달러(약 2670억원)였고, 같은 기간 에이전트 운영 주체들은 3000만달러 넘는 평가이익을 쥐고 있었다. 토큰은 고점 대비 평균 93% 떨어졌다. 연구진과 인터뷰한 에이전트 개발 프레임워크 엘리자OS(ElizaOS) 팀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의 통찰과 도메인 지식이 없으면 LLM은 거래를 잘하지 못한다.”

거래소도 그렇게 팔지는 않았다. 바이낸스는 출시 발표문을 이 문장으로 닫았다.

“바이낸스 에이전트 OS는 자율 거래 시스템이 아니다. 승인과 안전장치, 그리고 당신의 신중한 판단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출시 보도자료가 스스로 자율 거래가 아니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회사 임원의 설명은 더 솔직했는데, 제프 리 바이낸스 제품 담당 부사장은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에이전트가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는 거래소가 볼 수 없다고 인정했다. 잘못된 정보 탓인지 누군가의 조작 탓인지 거래소는 구분하지 못한다.

AI 에이전트 토큰 투자자 분석

온체인 분석
스탠퍼드 연구진 온체인 추적 솔라나 AI 토큰 11종 분석
토큰 손실 확정 지갑 비율 62.2%
토큰 고점 대비 하락률 평균 -93%
토큰 보유자 총 손실 규모 1억9170만달러

사람의 도메인 지식 없는 LLM 기반 프로젝트 토큰 투자는 심각한 손실을 초래함.

거래소의 실질적 목적 락인(Lock-in) 전략
공식 입장
“자율 거래 시스템 아님 (신중한 판단 필수)”
진짜 노림수
수익 창출(X) ➔ 이사 비용 증대로 고객 이탈 차단(O)

복잡한 매매 전략 및 API 연동을 구축하게 만들어 타 거래소 이전을 봉쇄함.

진짜 노림수는 이사 비용

그렇다면 거래소는 왜 이 문을 열었을까.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 입장에서 AI 서비스는 투자 편의성을 높이면서 고객 락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

락인은 고객을 붙잡아 둔다는 말이다. 거래소가 노리는 것은 거래량이 아니라 이사 비용이다.

투자자가 AI에게 매매 전략을 설명하고, 과거 데이터로 검증해보고, 설명서를 설치하고, API 키를 발급받고, 규칙을 다듬어 놓았다고 해보자. 이 사람이 다른 거래소로 옮기려면 그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수수료 0.04%를 아끼자고 주말을 통째로 쓸 사람은 많지 않다.

돈이 거의 안 든다는 점도 크다. 수수료 인하는 매출을 깎고 상장은 심사 인력이 들며 예치금 이용료는 현금이 그대로 빠져나간다. 올해 7월 기준 예치금 이용료율은 빗썸 2.2%, 업비트 2.1%, 코빗 1.9%, 코인원 1.77%, 고팍스 1.3%였다. 업비트와 빗썸이 1분기 말 들고 있던 고객 예치금만 6조9996억원이고, 여기에 2% 남짓을 매년 얹어준다.

반면 AI 연결은 이미 깔려 있던 API 위에 설명서 한 겹을 덮는 일이다. 추론 비용은 투자자와 AI 회사가 부담한다. 크라켄은 아예 코드를 오픈소스로 풀었는데, 코드를 공개해도 거래는 크라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효과는 이미 숫자로 나타난다. 두나무에 따르면 업비트 API 이용자는 2023년부터 2025년 사이 76% 늘었다. 코인원은 자동매매 서비스 ‘AI 그리드’ 사용자가 3만명을 넘었고 누적 투자금이 3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내 거래소들은 이 밖에도 AI 뉴스 브리핑과 자동매매 봇, 투자자 교육 콘텐츠를 잇달아 붙이고 있다.

그러면 락인은 확실한가

다만 이 해석에는 구멍이 있다.

락인이 목적이라는 근거는 업계 관계자 발언 하나와 구조 관찰뿐이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대금 가운데 API와 자동매매 봇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는 공개된 수치가 없다. 락인 효과의 크기를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다.

반대 방향으로 읽히는 사실도 있다. 크라켄이 코드를 MIT 라이선스로 푼 것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쪽에 가깝다. 거래소들이 모의 매매 환경과 개발 문서를 함께 내놓으면서, 개인 투자자도 시간을 나눠 체결하는 기관형 주문 같은 기능에 손을 댈 수 있게 됐다. 거래소가 손해를 감수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붙잡아 두려는 의도만으로 설명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붙잡을 이유는 분명하다. 돈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업비트와 빗썸이 들고 있던 고객 예치금은 지난해 4분기 말 7조8677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6조9996억원으로 8681억원 줄었다. 업비트가 10.8%, 빗썸이 11.5% 감소했다. 투자자가 시장을 관망하는 게 아니라 돈을 아예 뺐다는 신호다.

밖으로도 새고 있다. 국내 거래소 이용률은 6월 기준 19.5%였고, 같은 기간 해외 거래소로는 2조7625억원이 나가고 2조2022억원이 들어와 5603억원이 순유출됐다.

문의 크기는 제각각이다

여덟 곳이 같은 문을 열었지만 문의 크기는 다르다.

바이낸스는 에이전트마다 별도 하위 계정을 만들어 자금을 떼어놓게 했다. 테크크런치는 하위 계정에서 바이낸스 밖으로 나가는 출금이 기본값으로 차단돼 있고, 본계정에서 하위 계정으로 돈을 옮기는 일은 AI가 못 하며 사람이 직접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메일과 신원 정보에도 접근할 수 없으며, 주문마다 사용자의 사전 승인을 요구하도록 설정할 수 있게 했다.

국내 거래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안전과 검증의 층위를 쌓았다. 업비트는 전략 백테스트 도구인 Strategy Toolkit을 실거래 도구와 완전히 분리하고, 계정 정보나 API 키를 일절 요구하지 않는 무권한 설계를 택했다. 실제 주문을 넣는 Agent Skills에서도 실행 전 사용자가 “CONFIRM”을 직접 입력해야 동작한다.

빗썸은 설정 파일(config.toml)에서 조회 전용(read_only) 프로필을 분리할 수 있게 했고, 대량 주문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TWAP(시간가중평균) 분할 주문 모듈을 내장했다. 날짜별 실행 로그를 남기고 원화 출금에는 2단계 인증을 건다.

코빗은 단일 파일(korbit-sandbox.mjs)을 내려받아 로컬에 목(Mock) 서버를 띄우는 샌드박스를 뒀다. 운영 환경과 같은 REST 엔드포인트와 WebSocket 채널을 로컬 포트에 열어주고, 데이터베이스를 초기화할 때 데모 API 키가 함께 발급된다. 다만 코빗은 같은 문서에서 일반적인 경로만 구현했으며 체결과 가격, 타이밍은 실제와 다르다고 적었다. 실자산을 걸지 않고 매매 로직의 흐름을 확인하는 용도다.

바이낸스가 하위 계정 격리로 문을 좁혔다면, 국내 거래소들은 무권한 실험 분리, 세분화된 권한 프로필, 로컬 샌드박스라는 서로 다른 안전 장치로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주요 거래소 AI 에이전트 안전·테스트 아키텍처

아키텍처 분석
바이낸스 (Agent OS) 하위 계정 격리
• 자산 격리: 별도 하위 계정(Subaccount)으로 메인 자산과 격리
• 출금 안전: 하위 계정의 외부 출금은 기본값으로 차단(테크크런치 보도)
• 실행 통제: 주문마다 사용자 사전 승인 요구 옵션 제공
업비트 (Skills & Toolkit) 실거래·실험 분리
• 백테스트 분리: Strategy Toolkit은 계정 정보/API 키를 전혀 요구하지 않는 무권한 설계
• 실거래 격리: 실제 주문은 별도의 Agent Skills로 분리 운영
• 실행 통제: 주문·출금 실행 전 사용자가 ‘CONFIRM’ 텍스트 직접 입력
빗썸 (AI Trade Kit) 권한 프로필·TWAP
• 권한 격리: config.toml 프로필로 조회 전용(read_only) 키 분리 설정
• 주문 충격 방지: 대량 주문 방지를 위한 TWAP(시간가중평균) 분할 주문 모듈 내장
• 보안 추적: 날짜별 실행 로그 자동 파일 저장 및 원화 출금 2단계 인증
코빗 (Sandbox) 로컬 샌드박스
• 로컬 모의 서버: 단일 파일(korbit-sandbox.mjs)로 로컬 목(Mock) 서버 구동
• 인터페이스 동일: 운영 환경과 같은 REST 엔드포인트·WebSocket 채널을 로컬 포트에 제공
• 구현 범위 한계: 일반적인 경로만 구현, 체결·가격·타이밍은 실제와 다름(코빗 문서)

문을 연 쪽만 문을 만드는 것도 아니다. 두나무는 AI 접속 서버를 직접 낸 적이 없고, 개발자센터 문서에도 공식 깃허브 조직의 저장소 여섯 개에도 그런 것은 없다. 하지만 AI가 쓸 도구를 모아 소개하는 등록 사이트에는 “업비트 MCP 서버”라는 이름의 도구가 여럿 올라와 있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자기가 만든 도구를 올릴 수 있고 심사하는 곳은 따로 없다. 개중에는 이용자에게 출금 권한이 붙은 API 키를 발급받아 넣으라고 요구하는 것도 있다.

바이낸스는 이 위험을 알고 있었다. 에이전트 OS를 내놓기 두 달 전인 6월 11일, 바이낸스는 AI 에이전트 보안 가이드라인을 내고 프롬프트 인젝션과 도구 설명에 악성 명령을 숨기는 수법을 경고하며 최소 권한 원칙과 소액 전용 지갑을 권했다.

여기서 한 가지가 남는다.

그렇게 나간 주문을 법적으로 뭐라고 불러야 하는가다.

가상자산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이 아니어서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 규제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는 “투자 전략을 추천하는 것은 투자 자문, 그리고 자동 매매는 투자 일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실질은 일임인데 규율할 근거가 없는 상태이고, 손실이 나면 판단 기준은 사실상 약관뿐이다. AI가 낸 주문을 민법상 본인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18일 금융상품을 파는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감독할지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AI라는 이유로 금융의 틀이 특혜나 불이익을 초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날 자리에는 은행지주와 카드사, 핀테크 기업이 앉았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없었다.

자주 묻는 질문

AI에게 거래를 맡기면 수익이 나나

A. 그렇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거래소 AI 에이전트의 매매 성과를 잰 자료 자체가 없다. 인접 영역을 보면 판테라캐피털과 스탠퍼드대 등의 연구진이 솔라나(Solana) 기반 AI 투자 에이전트 11곳을 추적한 결과, 이들 프로젝트의 토큰을 사들인 지갑 92만5323개 가운데 62.2%가 손실을 확정했다. AI에게 주문을 맡긴 사람이 아니라 AI 에이전트 토큰을 산 사람의 성적이다. 바이낸스도 출시 발표문에서 자사 서비스가 자율 거래 시스템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거래소가 파는 것은 수익보다 주문 편의에 가깝다.

국내 거래소도 AI가 출금까지 할 수 있나

A. 할 수 있다. 업비트와 빗썸, 코빗 모두 출금 기능이 연결 도구에 들어 있다. 다만 업비트는 실행 전 “CONFIRM” 입력을, 빗썸은 원화 출금에 2단계 인증을 요구한다. 바이낸스는 하위 계정의 외부 출금을 기본값으로 차단했다. 투자자가 API 키를 조회 권한으로만 발급하면 주문과 출금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AI가 낸 주문에서 손실이 나면 누가 책임지나

A. 정해진 기준이 없다. 가상자산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이 아니어서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AI의 주문을 민법상 본인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지도 판례가 없다. 현재로서는 각 거래소 약관이 판단 근거다. 금융위원회가 6월 금융 AI 에이전트 감독체계 구축 방침을 밝혔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논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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