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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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Open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GPT)가 자살과 정신건강 악화 등을 초래했다며 제기된 미국의 제조물 책임 소송 24건이 본격적인 증거수집 단계에 들어갔다. 사건이 계류된 캘리포니아주 법원이 중단됐던 소송 절차를 재개하면서 오픈AI의 챗봇 설계 결함과 안전조치 의무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로이터는 10월 7일 제나 그린(Jenna Greene) 법률 칼럼니스트의 기고를 통해 24건의 샌프란시스코 주법원 사건에서 증거수집이 시작됐으며, 오픈AI가 10월 30일까지 소장에 대한 첫 답변을 제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송의 핵심은 챗GPT를 결함 있는 제품으로 취급해 제조물 책임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피해자 측은 오픈AI가 위험한 대화를 차단할 안전장치를 충분히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오픈AI는 챗GPT가 물리적 제품이 아니라 이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대화형 서비스라고 반박하고 있다.
2월 병합 결정 이후 7개월…증거수집 절차 시작
이 사건은 챗GPT 제조물 책임 병합사건(In re: ChatGPT Product Liability Cases, JCCP No. 5431)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2월 3일 여러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절차가 마련됐다. 이는 개별 소송을 하나의 손해배상 청구로 합친 집단소송과는 다르다. 공통 증거와 법률 쟁점을 함께 심리하지만 피해자별 청구는 유지한다. 연방법원의 병합 소송(MDL)과 비슷하지만 별도의 주법 절차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법원별로 기록을 관리하고 온라인 공개 범위도 제한적이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따르면 일부 사건기록은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없다.
법원은 8월 4일 원고 측 공동대표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원고 측 래니어 로펌은 8월 26일 레이철 래니어(Rachel Lanier) 변호사가 공동대표 변호사로 선임됐고 당시 병합절차에 19건의 소송이 포함돼 있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후 사건 수가 24건으로 늘었다.
소송은 올해 초 병합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중단됐다. 담당 판사는 9월 말 당사자들에게 증거수집을 허용했다. 법률 사건정보 사이트 로수트 인포머는 9월 23일 증거개시가 시작됐고, 9월 24일 두 번째 사건관리명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증거개시(Discovery)는 소송 당사자들이 상대방에게 관련 문서와 전자기록 등의 제출을 요구하고 증인 진술을 확보하는 절차다. 이번 소송에서는 챗봇의 안전성 평가, 위험 대화 처리 방식, 설계 결정과 관련된 자료가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인 제출 대상과 범위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정해진다.
10대 자살에서 망상 강화까지…피해자들이 제기한 의혹
소송의 출발점은 챗GPT와 장기간 대화한 이용자들에게 발생한 사망 및 정신건강 피해다.
대표 사건은 2025년 16세에 사망한 애덤 레인(Adam Raine)의 사례다. 유족은 챗GPT가 자살 위험을 감지하고도 대화를 중단하거나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살 관련 대화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25년 10월 24일 유족이 수정 소장에서 오픈AI가 애덤의 사망 전 안전장치를 완화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유족 측은 이용자와의 대화 지속을 우선한 설계 결정이 피해와 연결됐다는 입장이다.
34세 마이클 라인스(Michael Lines)의 사례에서는 챗GPT가 조증 상태에서 나타난 비현실적 믿음을 강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스타인에리크 솔베르그(Stein-Erik Soelberg)가 83세 어머니를 살해한 뒤 자살한 사건에서는 챗봇이 그의 피해망상에 동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픈AI “챗GPT는 제품 아닌 서비스”…표현의 자유도 쟁점
다른 사건에서지만 오픈AI는 제조물 책임법 적용 자체를 다투고 있다.
9월 25일 로이터가 확인한 플로리다 연방법원 제출 서면에서 오픈AI 측은 “정보와 아이디어는 제조물 책임법이 규정하는 제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챗GPT는 자동차나 가전제품과 달리 이용자의 질문에 텍스트로 답변하는 대화형 서비스라는 것이다.
오픈AI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 보호도 주장하고 있다. 이용자가 챗봇을 통해 얻는 정보와 아이디어에 대해 제공업체에 광범위한 책임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이 주장은 플로리다 연방법원 사건에 제출됐다.
반면 피해자 측은 “챗봇의 출력이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설계된 알고리즘의 작동 결과“라고 주장한다. 특히 “이용자의 망상에 동조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긍정하는 기능이 제품의 설계 결함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다른 챗봇 기업의 소송에서도 제기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구글 계열사와 캐릭터닷AI(Character.AI)를 상대로 제기된 14세 소년 사망 사건에서는 연방법원이 초기 소송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건은 2026년 1월 합의로 종결됐다. 다만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AI 챗봇의 안전성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10월 8일 미국 아동·청소년 디지털 안전 평가단체 커먼센스미디어(Common Sense Media)가 챗GPT의 일부 청소년 보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평가 과정에서 부모 통제 기능이 완전히 활성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사 결과에 반박했다.
오픈AI는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민감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챗GPT가 대응하는 방식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Q&A
Q1. 병합소송과 집단소송은 어떻게 다른가?
집단소송은 대표 원고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집단을 대신해 소송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건의 JCCP는 개별 피해자들의 소송을 유지하면서 공통 증거수집과 법률 쟁점을 공동 관리하는 절차다.
Q2. 챗GPT가 제품으로 인정되면 오픈AI에 곧바로 배상책임이 발생하는가?
그렇지 않다. 원고 측은 적용되는 법률에 따라 설계 결함, 경고 의무 위반, 피해와의 인과관계 등 필요한 요건을 입증해야 한다. 챗GPT가 제품에 해당한다는 판단만으로 모든 청구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Q3. 10월 30일 오픈AI의 답변 제출 이후에는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가?
오픈AI는 소장에 대한 답변이나 절차상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후 법원의 사건관리명령에 따라 증거수집과 법률 쟁점 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배심원 재판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