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ChatGPT)·제미나이(Gemini)·클로드(Claude)가 행복을 목표로 짠 이틀 일정에서 일과 운동을 반복하고 여가와 대인 교류는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 씨넷(CNET)은 10월 8일 세 도구에 같은 지시를 내린 실험 결과를 전하며, 챗봇들이 행복보다 웰빙과 생산성에 치중했다고 평가했다.
이틀 일정에 반복된 일과 운동
씨넷은 각 도구에 “앞으로 이틀 동안 내 삶을 시간대별로 계획하고, 깨어나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행복을 최적화하라”는 하나의 지시를 입력했다. 세 도구 모두 오전 7시께 기상하도록 했고, 오전 9시 무렵에는 제대로 된 아침 식사와 창작 활동 또는 글쓰기·조사 업무를 배치했다. 클로드는 다른 두 도구보다 15분 일찍 일어나 스트레칭이나 요가, 감사 일기, 야외 활동을 하도록 제안했다.
오후 일정에는 채소가 포함된 가벼운 점심과 45분에서 1시간가량의 걷기가 공통으로 들어갔다. 운동을 마친 뒤에는 다시 업무에 집중하고, 중간중간 10~15분씩 쉬도록 짰다. 저녁 식사 전에도 45분 또는 1시간 걷기를 제안했다. 씨넷은 생산적인 하루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이틀을 부탁했는데도 일과 건강 관리가 되풀이됐다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인터넷 영상을 보며 웃는 날도 행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녁에는 퍼즐이나 정원 가꾸기, 독서 같은 취미가 배정됐다. 챗GPT는 발더스 게이트 게임과 TV 시청을 일정에 넣었고, 클로드는 오후 10시에 그날의 가장 좋았던 순간을 한 문장으로 적은 뒤 10시 15분에 잠자리에 들도록 했다. 씨넷은 그날의 최고 순간으로 반려견이 자는 모습을 적었다며, 행복을 목표로 한 일정치고는 즐거움이 빈약했다고 평가했다. 세 도구의 세부 제안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일과 운동을 중심에 놓은 큰 흐름은 비슷했다.
인터넷과 사람 만남은 일정에서 빠져
세 도구는 뉴스 확인이나 소셜미디어, 유튜브 이용 시간을 거의 잡지 않았다. 챗GPT가 하루 끝에 팟캐스트나 오디오북을 듣는 시간을 제안한 정도였고, 제미나이와 클로드는 인터넷을 업무에만 쓰도록 하거나 화면을 보지 말라고 안내했다. 씨넷은 이를 온라인에서 즐거움과 위안을 얻는 현대인의 생활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봤다. 다만 사람과의 교류가 적었던 일정은 인간관계를 늘리기보다 TV를 보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지 않게 하려는 데 더 무게를 둔 조언이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사람과의 교류도 제한적이었다. 일정에는 친구 한 명에게 문자 한 통을 보내거나 점심에는 동료나 친구를 초대하고 저녁에는 동반자와 식사하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친구나 가족의 안부를 먼저 묻는 활동은 거의 없었다. 씨넷은 챗봇들이 행복을 위해 의도적인 인간관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일정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모델이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하도록 쓰인 글을 학습했을 수 있고, 그 영향으로 행복을 웰빙과 비슷하게 해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별도 분석 결과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 씨넷은 숙제나 칭찬에는 AI 도구가 쓸모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의 행복을 설계하는 일은 이들 일정표가 해결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