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든버러대 세계공중보건학 교수 데비 스리다르는 생성형 AI에 사고와 글쓰기 등을 맡기는 일이 뇌 기능과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리다르 교수는 9월 25일 가디언 기고에서 AI 의존의 장기적 영향을 살펴야 하며 기술기업에 건강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AI 의존과 뇌 건강 우려
스리다르 교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신체 활동과 대면 교류를 줄일 수 있다고 걱정했던 경험을 들어, AI가 뇌에 미칠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육체노동이 줄고 여가 시간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경향이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서도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신체 활동이 적은 생활은 만성질환과 목·허리 통증, 삶의 질 저하와 관련돼 왔으며, 운동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그는 AI에 인지 활동을 맡기는 상황도 신체 활동 감소와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26년 고등교육정책연구소의 학생 생성형 AI 사용 조사에서는 학부생의 95%가 적어도 한 가지 용도로 AI를 썼고, 94%는 평가 대상 과제에 활용했다고 답했다. 스리다르 교수는 자신이 재직 중인 대학에서도 거의 모든 학생이 과제물을 작성하는 데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추정하며, 이로 인해 평가에 큰 어려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학업 성취와 인지 활동을 둘러싼 근거
스리다르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근 보고서에서 회원국 학생의 성적 하락이 이어졌고 수학과 읽기 평균 점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긴 화면 이용 시간과 교실의 디지털화, 어린이의 즐거움을 위한 독서 감소를 낮은 성적과 연결했다는 설명이다.
그가 함께 언급한 ‘챗GPT를 사용한 뇌’ 연구는 뇌파 측정 장치로 전기 활동을 살폈다. 생성형 AI로 에세이를 쓴 학생은 스스로 글을 쓴 학생보다 뇌 연결성이 약하고 덜 분산된 양상을 보였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또 50세 이상 성인 1만9000여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퍼즐 등 인지 자극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한 사람이 치매 위험이 낮고 노년기 인지 기능이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는 AI 사용이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어떤 결과를 낳는지 확정하는 증거는 아니다.
스리다르 교수는 AI 사용의 장기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생각하고 읽고 쓰며 집중하고 문제를 푸는 활동을 계속 AI에 맡기면 삶의 질과 건강한 노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질문했다. 기술기업은 속도 경쟁과 비용 절감에 관심을 두지만, 그 결과가 사회 전체의 건강에도 이로운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