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노, 저작권 넘어 ‘목소리·이름’까지 피소…관련 소송 최소 9건

대규모 음악 생성 스튜디오의 여러 작업자들

생성형 인공지능(AI) 음악 플랫폼 수노(Suno)를 둘러싼 법률 분쟁이 저작권에서 음악가의 이름과 목소리 같은 ‘정체성’으로 확대됐다. 그래미상 수상자인 제이슨 이즈벨(Jason Isbell) 등 음악가 4명이 수노가 자신들의 이름과 음성적 특징을 동의 없이 AI 서비스에 이용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수노를 상대로 제기된 저작권 및 음악가의 정체성·생체정보 권리 관련 소송은 확인 가능한 것만 최소 9건으로 늘었다.

9월1일 로이터와 연방법원 사건기록에 따르면, 데이비드 로워리(David Lowery), 제이슨 이즈벨, 가이 포사이스(Guy Forsyth), 에두아르도 카예(Eduardo Calle)는 지난달 31일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에 수노를 상대로 사전 집단소송(Lowery et al. v. Suno, Inc., 1:26-cv-14005)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이 기존 수노 소송들과 다른 점은 저작권 침해 청구가 없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로에 따르면 소송에는 13개 주와 푸에르토리코의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 관련 청구와 캘리포니아 보통법상 퍼블리시티권, 일리노이주 생체정보보호법(Biometric Information Privacy Act·BIPA) 위반 주장이 포함됐다.

퍼블리시티권은 개인의 이름·초상·음성 등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요소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수 이름 넣으면 그 가수를 연상시키는 음악”

원고들의 주장은 수노가 단순히 기존 음악을 학습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Music Business Worldwide에 따르면 원고들은 수노가 음악가의 이름을 기준으로 방대한 음악 데이터를 색인화하고, 음악가들의 정체성을 AI 모델에 인코딩해 상업적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주장한다.

소장에는 수노의 음악 생성 모델에 ‘Jason Isbell’을 입력했을 때 이즈벨을 연상시키는 아메리카나 스타일 곡과 설명, 이미지가 만들어졌다는 사례도 담겼다.

수노는 아티스트 이름을 프롬프트에 직접 사용하는 것을 제한한다고 밝혀왔지만, 원고들은 이런 장치를 우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수노는 이에 대해 자사 서비스가 새로운 독창적 음악 창작을 위한 것이며 오용을 막기 위한 보호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스타일’ 자체가 저작권으로 보호되는지를 따지는 것과 다른 법적 경로가 제시됐다는 점이다. 원고들은 특정 노래의 저작권 대신 음악가 개인의 이름과 식별 가능한 특징을 수노가 상업적으로 이용했는지를 문제 삼았다.

BIPA 쟁점은 ‘음성지문’

또 다른 핵심은 목소리다.

원고들은 수노가 가수들의 음성에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특징을 추출해 ‘음성지문(voiceprint)’을 만들고 저장했다고 주장한다.

일리노이주의 BIPA 제10조는 ‘생체식별자(biometric identifier)’에 망막·홍채 스캔, 지문과 함께 ‘voiceprint’를 명시적으로 포함한다. 생체식별자를 이용해 개인을 식별하는 정보도 ‘생체정보(biometric information)’로 규정한다.

또 BIPA 제15조는 민간 기업이 생체식별자나 생체정보를 수집·보관할 때 일정한 고지와 동의·보관·폐기 절차를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소송에서는 수노가 실제로 음악가 개인을 식별하기 위한 법적 의미의 ‘음성지문’을 생성하거나 보관했는지, 단순한 음향적 특징 분석과 BIPA가 규정한 생체식별 정보 사이에 어디까지 선을 그을지가 중요해질 수 있다.

저작권 관련 8건에서 ‘정체성’ 소송으로

이번 사건은 수노가 직면한 소송의 숫자뿐 아니라 성격이 달라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연방법원 사건기록을 기준으로 확인하면 수노를 피고로 한 미국 저작권 관련 사건에는 2024년 음반사들이 제기한 UMG Recordings 외 대 Suno를 시작으로 Justice 외 대 Suno, Woulard 외 대 Suno, Poseidon Wave Media 대 Suno, Will-Burn Recordings & Publishing 대 UMG 외, S.A. Jamendo 대 Suno, Round Hill Music 외 대 Suno, Gerencia 360 Music 대 Suno 등 최소 8건이 확인된다. 이 가운데 자멘도 사건은 지난달 원고가 자진 취하했다.

Q&A

Q1. 이번 사건도 수노의 저작권 침해 소송인가?

아니다. 이번 로워리 외 대 수노 사건에는 저작권 침해 청구가 없다. 음악가의 이름·초상·음성 등 정체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인 퍼블리시티권과 일리노이 BIPA가 핵심이다.

Q2. 왜 BIPA가 음악 생성 AI 소송에 등장했나?

BIPA는 ‘voiceprint’를 생체식별자로 명시하고 있다. 원고들은 수노가 음악가의 목소리에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특징을 추출하고 저장했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실제 BIPA상 음성지문에 해당하는지가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

Q3. 수노가 이번 사건으로 9번째 소송을 당한 것인가?

정확히는 “저작권 및 음악가 정체성·생체정보 권리 관련 미국 소송이 최소 9건”이라고 해야 한다. 상표권 사건까지 수노 관련 미국 민사소송 전체를 포함하면 확인되는 사건은 최소 10건이다.

Q4. 기존 저작권 소송과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기존 사건들은 주로 수노가 저작권이 있는 음원이나 음악저작물을 허락 없이 AI 학습에 사용했는지를 문제 삼았다. 이번에는 특정 작품이 아니라 음악가 개인의 이름과 목소리 자체를 AI 서비스가 상업적으로 이용했는지를 문제 삼는다.

Q5. 음반사가 AI 기업에 음악을 라이선스하면 가수 목소리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저작권이나 음원에 대한 권리와 음악가 개인의 퍼블리시티권·생체정보에 관한 권리는 법적으로 서로 다른 권리가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바로 이 권리의 분리를 전면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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