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청소년 SNS 중독 소송 최대 25조 합의… 페이스북·인스타 하루 2시간 제한

Six people celebrating together inside a courtroom
A group shares an emotional celebration inside a warmly lit court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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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스(Meta Platforms, 메타)가 청소년을 소셜미디어에 중독시키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설계했다는 미국 주 정부들의 소송을 끝내기 위해 최대 약 180억달러(약 24조9000억원)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18세 미만 이용자는 원칙적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합쳐 하루 2시간까지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심야에는 앱 주요 기능을 차단하기로 했다. 단순히 거액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소년을 오래 붙잡아두는 소셜미디어의 제품 설계 자체를 바꾸도록 한 합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8월26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메타와 주 법무장관들의 동의판결·합의서에 따르면 메타는 18세 미만 이용자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시간을 합산해 하루 최대 2시간으로 기본 설정해야 한다. 부모가 승인하지 않는 한 청소년이 이를 완화할 수 없다.

로이터는 8월26일 메타가 미국 주 정부들과 최대 180억달러 규모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2023년 시작된 소송은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청소년의 반복적·강박적 사용을 유도하는 기능을 설계하고도 그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주 정부들의 주장을 둘러싸고 진행돼 왔다.

이번 합의는 메타가 위법 행위를 인정한 결과는 아니다. 합의서 원문은 메타가 원고 측 주장을 부인하고 있으며, 합의 자체도 메타의 책임이나 위법 행위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하루 2시간 지나면 차단…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도 막는다

합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돈보다 제품 설계에 대한 제한이다.

13~17세 이용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합의 대상 메타 소셜미디어를 합쳐 하루 2시간까지만 이용하도록 기본 설정된다. 여러 계정을 연결해 사용하는 경우에도 이용시간을 합산한다. 제한시간에 도달하면 다음 날 자정에 시간이 초기화될 때까지 제한 대상 기능에 접근할 수 없다.

다만 ‘하루 2시간’이 메타 서비스 전체를 완전히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합의서는 메시지 기능과 장시간 동영상(Longform Content), 설정 화면 이용시간 등을 일일 제한시간 계산에서 제외했다. 따라서 ‘2시간이 지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완전히 꺼진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심야 제한도 생긴다. 청소년 계정은 기본적으로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피드·릴스 등 주요 기능에 접근할 수 없다.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는 푸시 알림도 꺼진다. 메시지와 설정 기능에는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학교 수업시간에도 개입한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학교 수업시간에 청소년 이용자에게 보내는 푸시 알림을 기본적으로 차단한다”고 밝혔다.

사용시간을 계속 이어가도록 만드는 구조에도 제동을 건다. 메타는 15분 연속 이용 때마다 이용 중단을 유도하는 알림을 띄우고 하루 사용시간이 60분과 90분에 도달했을 때에도 별도의 알림을 제공하기로 했다.

청소년은 추천 알고리즘이 이용자 성향을 분석해 콘텐츠를 배열하지 않는 비개인화 피드를 기본 화면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부모가 자녀 계정에 이를 기본 설정하도록 할 수도 있다. 자동재생을 끄는 기능, 게시물의 ‘좋아요’와 반응 숫자를 숨기는 기능도 적용된다. 성형수술이나 과도한 화장 효과를 구현하는 일부 필터 역시 청소년에게 제한된다.

“청소년 붙잡아 중독시켰다”… 2023년 시작된 주 정부 소송

소송은 2023년 10월 미국 여러 주 법무장관이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메타를 공동 제소하면서 본격화했다.

당시 주 정부들은 소장에서 메타가 청소년 이용자를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기능을 의도적으로 설계하면서 그에 따른 정신적·신체적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것은 단순히 이용자가 올린 유해 콘텐츠가 아니었다. 주 정부들은 추천·알림·소셜 비교 등 메타가 직접 설계한 서비스 기능과 사업 관행을 문제 삼았다.

소송에는 개인정보 문제도 포함됐다. 합의 결정은 주 정부들이 메타가 어린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이용해 아동온라인개인정보보호법(Children’s Online Privacy Protection Act·COPPA)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COPPA는 원칙적으로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온라인에서 수집할 때 부모 동의 등 특별한 보호 절차를 요구하는 미국 연방법이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실은 “메타가 13세 미만 아동의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수집·이용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안전성에 관해 이용자와 가족, 일반 대중을 오도했다는 것도 소송의 핵심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의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Yvonne Gonzalez Rogers) 연방법원 판사가 맡았다. 사건번호는 People of the State of California, et al. v. Meta Platforms, Inc., et al., No. 4:23-cv-05448-YGR이며, 전국에서 제기된 청소년 소셜미디어 관련 사건을 모은 다중지구소송(MDL) In re: Social Media Adolescent Addiction/Personal Injury Products Liability Litigation, No. 4:22-md-03047-YGR과 함께 진행됐다.

본안 재판은 8월18일 시작됐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되던 중 양측이 합의하면서 메타와 참여 주 정부 사이의 분쟁은 동의판결로 마무리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메타가 무조건 180억달러 내는 것은 아니다

‘180억달러 합의’라는 표현에는 설명이 필요하다.

주 정부들과 체결한 전국 합의에서 메타가 부담하는 기본 지급액은 약 122억달러(약 16조9000억원)다. 틱톡·유튜브·스냅챗 등 주요 경쟁 플랫폼이 합의에서 정한 수준의 청소년 보호 조치를 도입하는 등 조건이 충족되면 지급액은 최대 약 171억달러(약 23조7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미네소타주 법무장관실도 전국 주 정부 합의의 규모를 최소 122억달러에서 최대 171억달러로 설명했다.

메타가 발표한 숫자는 이보다 크다. 메타는 8월26일 공식 발표에서 관련 합의에 따른 전체 지급 규모를 약 180억달러(약 24조9000억원)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약 127억달러(약 17조6000억원)는 기본적으로 지급할 금액이고, 약 53억달러(약 7조3000억원)는 조건부 지급액이다. 유튜브와 틱톡 등 경쟁 플랫폼이 일정 수준의 청소년 보호 조치를 도입하는 등 합의에서 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메타가 주 정부 등에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즉 53억달러를 유튜브나 틱톡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경쟁사의 조치가 메타의 추가 지급 의무를 발생시키는 조건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171억달러와 180억달러가 다른 것은 산정 범위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주 정부가 설명하는 전국 합의 금액과 메타가 관련 분쟁을 묶어 제시한 전체 지급액에는 포함되는 항목에 차이가 있다. 합의에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 사건과 관련한 주 정부 청구를 해결하기 위한 4억5929만달러(약 6360억원)의 지급 등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122억달러에서 171억달러로 늘어나는 구조와 메타가 밝힌 180억달러를 같은 기준의 금액으로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

또 180억달러는 법원이 메타의 책임을 인정해 산정한 벌금이나 손해배상액이 아니다. 메타와 주 정부들이 진행 중인 소송을 끝내기 위해 합의한 금전 지급과 청소년 보호 조치를 법원이 동의판결 형태로 승인한 것이다. 메타도 위법 행위나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메타는 이번 합의와 관련해 올해 3분기에 약 100억달러(약 13조8000억원)의 법률비용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메타만 제한하면 틱톡으로 이동… 경쟁사까지 겨냥한 합의

이번 합의에는 다른 소셜미디어 사업자까지 같은 규칙으로 끌어들이려는 장치가 들어 있다.

현재 메타에 적용되는 하루 2시간 제한은 우선 5년간 적용된다. 틱톡·유튜브·스냅챗 등 주요 경쟁 플랫폼까지 일정 수준의 청소년 보호 기준을 도입하는 ‘산업 전반의 채택(Industry-Wide Adoption)’ 조건이 충족되면 제한은 더 강해진다.

합의서에 따르면 이 단계에서는 청소년 이용시간이 메타의 각 플랫폼당 하루 60분으로 줄어들고, 메타 플랫폼 전체 합산으로는 하루 120분을 넘을 수 없다. 심야 제한시간도 자정~오전 6시에서 오후 10시~오전 7시로 확대된다.

메타 역시 공식 발표에서 청소년이 한 앱에서 제한을 받으면 다른 앱으로 옮겨갈 수 있다며 틱톡과 유튜브에 같은 기준을 채택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금전 합의의 일부를 경쟁사의 행동과 연동한 것도 같은 이유다. 메타가 내야 할 돈과 자사 서비스에 적용할 규제 강도를 경쟁 플랫폼의 조치와 연결함으로써 메타 한 곳에만 강한 제한이 적용되는 상황을 피하면서 청소년 보호 기준을 업계 전체로 확산시키려는 구조다.

소셜미디어 ‘콘텐츠 책임’에서 ‘제품 설계 책임’으로

이번 소송의 법적 의미도 여기에 있다.

메타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이용자가 만든 콘텐츠 때문에 플랫폼에 책임을 묻는 소송에서 미국 통신품위법(Communications Decency Act) 제230조를 주요 방어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제230조는 일정한 경우 온라인 플랫폼을 제3자가 만든 콘텐츠의 ‘발행자 또는 발언자’로 취급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나 청소년 소셜미디어 소송에서는 쟁점이 유해 게시물 자체에서 플랫폼 기업이 직접 설계한 추천·알림·이용 지속 기능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미 제9연방항소법원은 8월10일 이 사건과 관련한 판결에서 제230조가 플랫폼 기업에 소송 자체를 면제받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며,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는 방어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메타와 틱톡이 하급심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에 제230조 적용 문제를 먼저 심리해 달라며 제기한 중간항소를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다만 항소법원이 주 정부들의 중독·제품설계 주장이 옳다고 본 것은 아니다. 법원은 제230조 방어가 최종적으로 적용되는지에 대한 본안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하급심의 중간 결정에 대해 즉시 항소할 수 있는지를 판단했다. 이 구분은 중요하다.

이번 합의 역시 메타의 법적 책임을 확정한 판결은 아니다. 동의판결은 “사실과 법률 쟁점에 대한 최종 판단 없이” 합의에 따라 사건을 해결한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미국 주 정부들은 메타의 알고리즘이나 게시물 하나하나를 법원이 불법이라고 선언하게 하는 대신, 이용시간·심야 접속·알림·좋아요 표시·미용 필터·연령 확인·부모 통제 등 플랫폼 설계 단계에 직접 개입하는 규칙을 확보했다.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중독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어떤 콘텐츠를 삭제해야 하는가’에서 ‘플랫폼이 이용자를 얼마나 오래 붙잡도록 설계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Q&A

Q1. 메타가 법원에서 패소해 180억달러를 배상하게 된 것인가.
아니다. 본안 재판 도중 주 정부들과 합의했고 이를 동의판결 형태로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메타는 위법 행위나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Q2. 18세 미만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하루 2시간만 쓸 수 있나.
원칙적으로 두 플랫폼의 제한 대상 기능을 합쳐 하루 2시간이다. 다만 메시지, 일정한 장시간 동영상, 설정 기능 등은 시간 계산에서 제외된다. 부모는 기본 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

Q3. 밤에는 앱을 아예 사용할 수 없나.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피드 등 주요 기능은 기본적으로 차단되지만 메시지와 설정에는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푸시 알림도 기본 차단된다.

Q4. 왜 틱톡과 유튜브가 메타의 합의에 등장하나.
청소년이 메타 이용을 제한받으면 경쟁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의는 경쟁사들이 비슷한 규칙을 채택하면 메타의 일부 제한을 강화하고 조건부 지급액도 늘어나는 구조로 설계됐다.

Q5. 이 합의가 소셜미디어 소송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유해 콘텐츠의 게시 여부만이 아니라 이용시간, 추천 시스템, 알림, 자동재생, 좋아요 같은 플랫폼의 제품 설계가 규제와 소송의 핵심 대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번 합의 자체가 메타의 제품 설계가 불법이었다는 법원의 본안 판결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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