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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미국 미시시피주 데이터센터 인근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 소송에 참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주택 매입을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이 발전시설의 소음과 진동을 이유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소송 피고가 주택 매입 계약에 법적 청구권 포기 조항을 포함한 것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10월 28일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가 미시시피주 데이터센터 인근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 소송에 참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주택 매입을 제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발전시설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주거환경이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미국 미시시피 북부연방법원에 제기된 헤일리 대 엑스에이아이 사건(Haley v. X.AI Corp.)이다. 원고들은 발전시설의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한 법원 명령과 과거 및 현재의 피해에 대한 금전적 배상을 청구했다.
영국 유력 일간 가디언은 “xAI 측 부동산 중개인들이 미시시피주 사우스에이븐(Southaven)의 주택 소유자들을 찾아가 발전시설 소음 관련 소송에 참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주택 매입을 제안하고 있는데 부동산 중개인이 한 주민에게 총 418채를 매입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미 18명의 소유자가 매각에 동의했다고 설명한 녹음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매입 대상 지역은 사우스에이븐 서부의 콜로니얼힐스(Colonial Hills) 주택가로 알려졌다. xAI는 테네시주 멤피스와 인접한 미시시피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가스발전시설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AI 챗봇 그록(Grok)의 개발과 운영을 뒷받침하는 컴퓨팅 시설이 집중돼 있다.
주택 매입 계약에 소송 청구권 포기 조건
지역 비영리 언론 미시시피투데이도 앞서 10월 15일 “xAI 계열사 엠지엑스테크(MZX Tech LLC)가 주민들에게 주택 매입을 제안하면서 집단소송과 관련된 법적 청구권을 포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입 제안은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 버치리얼티그룹(Burch Realty Group)을 통해 전달됐다. 주민들이 받은 서한에는 주택 매각의 조건으로 xAI를 상대로 제기된 집단소송 관련 청구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소송을 제기한 주민 측 변호인단도 이를 확인했다. 원고 측 법률대리인단의 공식 사건 안내에 따르면, 변호인단은 “주택 매입 제안에는 우리들이 관여하지 않았고 일부 주택 소유자들에게 소송상 청구권 포기를 조건으로 하는 매입 제안서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주택 매각과 소송상 청구권 포기를 결합한 계약은 향후 해당 주민이 소음 피해를 이유로 기업에 책임을 묻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xAI·시 당국 “소음 저감 조치”…주민 측 “실제 피해 보상 따져야”
xAI는 소음 피해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있다. 회사는 발전시설의 출력 조절과 방음벽 설치 등 소음 저감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대런 머슬화이트(Darren Musselwhite) 사우스에이븐 시장은 주택 매입이 강제적인 퇴거 조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입한 주택을 직원 숙소로 활용하고, 산업시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주민에게 매각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라고 매체들에 밝혔다. 시는 고용과 세수 확대 등을 기대해 데이터센터 유치와 건설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디언은 “시 당국이 측정한 소음은 현지 조례상 기준인 70데시벨을 초과하지 않았다는 것이 시장의 설명”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주민들은 기준치 이하라도 지속적인 소음이 일상생활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주민 측 변호사 로버트 와이걸(Robert Wiygul)은 10월 15일 “주택 매입 제안을 검토하는 주민들이 실제 손실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미시시피투데이에 말했다. 그는 “각 개인은 주택 매입이 자신이 입은 손실을 실제로 온전히 보상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데이터센터 소음·주거환경 갈등 확산
한국에서도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싸고 소음과 주거환경 침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집단 반발과 법률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과천·김포 등 최소 13개 시·군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거나 완료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소음과 화재, 특고압 전력설비 등을 우려한 주민 반발과 행정 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 주암지구에서는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약 50m 떨어진 부지에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자 주민들이 냉각탑 소음과 열섬 현상 등을 이유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서울시의회 자료에도 서울 금천구 독산동과 영등포구 양평동 등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집단 민원이 발생한 사례가 담겼다. 다만 국내 분쟁은 주로 건축 인허가와 착공을 둘러싼 갈등으로 알려져 있다.
한 공익 소송 전문 변호사는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주민들에게 주택 매입이나 금전 보상을 제안하는 것 자체는 한국에서라면 공서양속(공공의 질서와 선량한 풍속)에 반하지 않는 한 허용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수 주민이 동일한 피해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개별 합의가 집단적인 권리구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민들이 포기하는 권리의 범위를 충분히 이해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Q&A
Q1. 주택 매입 조건으로 소송 청구권 포기를 요구하는 것은 불법인가?
미국에서 분쟁 당사자가 금전 지급이나 재산 매입을 대가로 법적 청구권 포기에 합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다만 계약의 자발성, 포기 대상 권리의 범위, 강압이나 기망 여부 등에 따라 효력이 문제 될 수 있다.
Q2. 집단소송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청구권 포기는 같은가?
다르다. 집단소송 불참은 특정 소송 절차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지만, 청구권 포기는 별도 소송을 제기할 권리까지 제한할 수 있다. 실제 효력은 계약서에 기재된 권리 포기 조항에 따라 판단한다.
Q3. 이번 사건에서 소음 피해 소송과 환경소송은 어떻게 다른가?
소음 피해 소송은 주민들의 주거생활 방해와 재산상 손해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NAACP가 제기한 환경소송은 발전시설의 허가와 청정대기법 준수 여부를 다룬다. 두 소송은 청구 원인과 구제 수단이 서로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