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종자원이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함께 벼 종자의 적정 수확 시기를 예측하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방정부와 민간 종자업체에 무상 제공한다.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10월 14일 보도자료에서 프로그램을 정부 보급종 생산현장뿐 아니라 지방정부와 민간 종자 생산에도 제공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46년 기상자료로 필지별 수확기 예측
생산자가 재배지역과 필지, 벼의 출수일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과거 46년(1980~2025년)의 적산온도 자료와 올해 기상정보를 분석해 수확 적기를 계산한다. 출수 이후 누적된 온도를 자동 산출하고, 과거 평균과 최근 추세, 머신러닝, 다항식 회귀, 중기예보 등 5가지 방법으로 수확 시기를 비교·예측한다. 결과는 그래프로 표시해 품종별 출수기와 성숙기, 예상 수확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종자로 쓸 벼는 너무 일찍 거두면 충분히 여물지 않을 수 있고, 수확이 늦어 비를 맞으면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가 발생해 발아율과 종자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그동안 수확 시기는 농업인의 경험과 현장 관찰을 중심으로 판단해 왔지만, 갑작스러운 태풍이나 수확기 강우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같은 품종이라도 지역과 해당 연도의 기상에 따라 수확 시기가 달라지는 점도 예측을 어렵게 했다.
올해 9565필지 적용…실제 수확과 ±3일 일치
국립종자원은 올해 정부 보급종으로 생산하는 벼 24품종, 9565필지에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예측한 수확 시기가 현장의 실제 수확 시기와 ±3일 범위에서 높은 수준으로 일치해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상 위험이 예상되면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수확 가능 기간에 미리 거두는 등 생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프로그램은 정부 보급종 외에 지방정부가 생산하는 원원종·원종 등 상위 단계 종자와 민간 식량종자 생산에도 무상으로 쓰이고 있다. 별도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아도 같은 기준으로 수확 시기를 판단할 수 있어 지역과 생산 단계가 다른 종자 생산현장의 관리 기준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국립종자원은 내다봤다.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현장에서 쌓이는 실제 수확·기상 자료를 계속 반영해 예측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농업위성 정보와 연계해 채종포의 생육 상태를 더 정밀하게 파악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양주필 국립종자원장은 벼·맥류 생산자단체나 기관이 요청하면 프로그램과 활용 매뉴얼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