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악용·핵전쟁, 2100년까지 인류 멸종 초래할 수 있다

AI의 악의적 사용과 핵전쟁이 2100년까지 인류 멸종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세계 보건 위험 평가가 나왔다. 랜싯 21세기 세계 보건 위협 위원회(Lancet Commission on 21st Century Global Threats to Health)는 향후 75년간 인류 건강을 위협할 요인 17가지를 꼽았다고 가디언이 10월 11일 보도했다.

17개 위협 가운데 AI 악용·핵전쟁

위원회는 현재 추세가 이어질 때 각 위협으로 질병, 장애, 조기 사망 등이 늘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줄어들지 모델링했다. 이때 건강 손실을 재는 지표로 장애보정생존연수(DALY)를 사용했다. AI 악용과 핵전쟁은 발생 가능성이 낮더라도 결과가 극단적일 수 있는 위험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AI가 생물무기 제작에 악용되거나 핵전쟁으로 대기 상층부에 입자가 퍼져 햇빛을 차단하고 기근을 일으킬 경우 멸종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누적 건강 손실이 10억 DALY를 넘을 수 있는 ‘주요 재앙적 위협’에는 대기오염, 항생제 내성, 아동 영양실조, 기후위기와 재래식 전쟁도 포함됐다. 해외 원조 감소, 높은 음주율, 고혈압, 소득 불평등, 낮은 교육 수준, 자연 발생 팬데믹, 비만, 정신건강 악화, 흡연, 건강하지 못한 노화도 목록에 올랐다. 위원회는 큰 건강 손실 가능성뿐 아니라 대응책이 존재하는지도 목록에 포함할 기준으로 삼았다.

기후·원조 대응에 따른 건강 손실 차이

보고서는 위협을 따로 떼어 대응할 수 없으며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함께 다뤄야 한다고 봤다. 기후변화를 억제해 지구 온난화를 1.8도 안팎으로 제한하면, 온난화가 4.4도까지 진행되는 경우와 비교해 건강한 삶 18억9000만년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고소득 지역에서는 비만과 정신건강 문제 등 비전염성 질환의 영향이 두드러지는 반면, 저소득 지역의 건강 손실은 낮은 교육 수준과 같은 요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 보건 원조가 붕괴하거나 크게 줄면 2100년까지 최대 15억 DALY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예상 손실의 약 70%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집중되며, 이 지역은 아동 영양실조의 부담도 크게 받는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주요 원조국이 최근 1년 사이 원조 지출 삭감을 발표한 상황에서, 위원회는 정책 결정자들이 위기가 커지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됐으며, 평가 결과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보건정상회의에서 공유될 예정이다. 17개 위협은 새 자료와 새롭게 드러나는 위험을 반영해 매년 재평가할 계획이다. 공동위원장인 크리스토퍼 머레이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장은 각국 정부가 다양해진 위험에 대비해 예측·예방·준비에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기술 혁신에 투자하고 보건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RELATED ARTICLES

RECOMMENDED ST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