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광고업계 AI 도입에 차세대 감독 훈련 기회 줄어들 수 있다

영국 광고업계의 생성형 AI 도입이 차세대 영화·TV 감독의 현장 훈련 기회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가디언은 광고 제작 자동화로 비용을 줄이는 흐름이 제작 현장에서 배우며 성장할 기회도 깎을 수 있다고 10월 10일 보도했다.

감독의 현장 훈련 기회 흔들리나

영국 광고업계는 리들리 스콧, 가이 리치 등 영화감독을 배출해 온 인재 양성 경로로 꼽혀 왔다. 스콧은 8년 전 영국 영화·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 행사에서 광고 제작 경험을 자신의 ‘영화 학교’라고 표현했다. ‘패딩턴 인 페루’를 연출한 더걸 윌슨도 존 루이스의 크리스마스 광고 등을 만들며 경력을 쌓았다.

리들리 스콧 어소시에이츠를 포함한 제작 그룹을 이끄는 루크 스콧은 생성형 AI 확산으로 감독 지망생이 실무를 통해 배울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AI 결과물의 수준이 들쭉날쭉한데도 손쉽게 만든 작업을 창의성으로 받아들이게 될 수 있다며, 창작 현장에서 직접 해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론을 조종하는 것과 실제로 비행하는 경험은 다르다는 비유도 들었다.

비용 절감과 콘텐츠 대량 생산

광고업계의 AI 도입은 제작 비용을 낮추고 콘텐츠 생산 속도를 높이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글로벌 광고그룹 WPP는 지난달 런던 동부의 개조 창고에 대표 제작 시설을 열었다. 6억파운드 규모의 WPP 프로덕션 사업을 해외로 확대하는 계획의 첫 시설로, 창의성과 AI 제작 역량을 한곳에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전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인 신디 로즈 WPP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마케팅의 ‘황금기’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촬영에 쓰던 비용을 스튜디오 제작으로 바꾸고 콘텐츠 제작 구조를 달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광고의 제작비가 최대 60%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비용 절감을 보여주려는 고객사가 AI 광고를 택하는 사례가 있지만, 결과물이 획일적이고 감독의 역할이 줄어 창작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WPP 프로덕션의 리처드 글래슨 최고경영자는 광고주가 수십 개의 디지털 채널에 맞춰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알고리즘 경쟁에서 주목받으려면 기존 광고를 장기간 재활용하는 대신 새 콘텐츠를 빠르게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AI가 전통적인 대형 광고 제작을 없애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슈퍼볼 광고처럼 9개월이 걸리는 작업이나 월드컵 캠페인, 유명 인사와 해외 촬영을 하는 광고도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AI가 제작 현장의 일자리를 줄일지, 작업 범위를 넓힐지는 업계에서 엇갈리는 시각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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