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대시(DoorDash)가 베이 에어리어 식당들에 AI 주문 스타트업 바이트스(Bites)에 동의 없이 등록됐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더버지(The Verge)는 10월 7일 이 사례가 AI 에이전트가 음식 주문을 대신하는 시대를 앞두고 기존 배달 플랫폼과 신생 업체 사이에 벌어질 경쟁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도어대시의 경고와 바이트스의 수수료
더버지가 확인한 이메일은 지난 8월 여러 베이 에어리어 식당에 전달됐다. 도어대시는 일부 제휴 식당이 바이트스에 모르는 사이 등록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식당이 바이트스의 약관이나 가격, 서비스 기준에 동의하지 않았을 수 있고 메뉴와 영업시간의 정확성도 통제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에 따라 이런 등록 방식이 불법일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바이트스에 등록 삭제를 요청하는 방법도 안내했다.
바이트스는 10명 규모의 초기 스타트업으로, 베이 에어리어에서 약 300개 식당을 확보했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발라 수브라마니엄(Bala Subramaniam)은 도어대시의 편지를 받은 제휴 식당이 14곳이라고 말했다. 일부 식당은 실제로 삭제를 요청했으며, 회사는 과거 시연 과정에서 등록된 식당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편지를 받은 식당 중에는 바이트스에 등록되지 않았던 곳도 있었다.
도어대시는 배달 주문 한 건당 식당에 15~30%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플랫폼에서 더 많은 고객에게 노출되려면 식당이 더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구조다. 바이트스는 단순화한 배달·서비스 요금과 주문당 1달러의 정액 추가요금을 내세운다. 통상 고객이 이 요금을 내지만 일부 식당은 고객 대신 부담하며, 바이트스는 이 방식으로 메뉴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어대시는 올해 2분기 주문 9억7000만건을 처리하고 매출 45억달러를 올렸다.
AI 에이전트가 바꾸는 주문 경로
바이트스 앱을 이용하는 방식은 기존 배달 앱과 다르다. 바이트스는 자사를 ‘AI 네이티브’ 서비스로 소개하며, 고객이 챗GPT(ChatGPT) 안에서 주문하면 주문이 제3자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식당으로 직접 전달된다고 설명한다. 제이 자야라만(Jay Jayaraman)은 바이트스에 식당 13곳이 등록된 초기 이용자다. 그는 바이트스 사용 전에는 주문의 80%가 도어대시에서 왔지만, 현재는 바이트스가 65%, 도어대시가 2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우버이츠(Uber Eats)와 그럽허브(Grubhub)에서 온다고 추산했다. 바이트스 주문의 이익률도 더 높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와 앱 대신 인터넷 이용의 관문이 되면 플랫폼은 상품 추천, 할인·무료 체험 제공, 광고와 상향 노출 상품 판매 기회를 잃을 수 있다. 도어대시는 구독료와 수수료 외에도 광고 사업을 운영하며, 이 사업은 2024년 10억달러 매출을 냈다. 아마존(Amazon)과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AI 에이전트의 쇼핑 사이트 접근을 놓고 소송 중이며, 아마존은 메타(Meta)의 뮤즈(Muse) AI 에이전트도 자사 사이트에서 쇼핑하지 못하도록 했다. 아마존의 올해 2분기 광고 매출은 198억달러였다.
바이트스 공동 창업자이자 그럽허브 공동 창업자인 맷 말로니(Matt Maloney)는 대형 플랫폼의 수수료 체계가 과거에 만들어진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배달업체들이 주문 시스템을 만들고 식당·고객·배달원을 모으는 데 막대한 비용을 들인 뒤, 식당이 수수료를 상쇄하려고 배달 앱의 메뉴 가격을 높이는 관행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바이트스는 기존 앱도 운영하면서 챗GPT를 통한 주문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주문이 앱에서 AI 서비스로 옮겨갈 경우 식당과 고객의 접점을 누가 확보할지를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