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엔비디아 칩 서버 중국 밀반출 혐의로 그레그 루이 체포

미국 당국이 엔비디아(Nvidia) 수출통제 칩이 든 서버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로 어스메이드 컴퓨터(Earthmade Computer)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루이(Greg Lui)를 체포했다. IT 전문 매체 아스 테크니카는 10월 3일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의 기소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3억달러 넘는 서버 중국행 혐의

미 법무부는 루이가 중국으로 향할 것을 알면서도 3억달러가 넘는 서버 선적을 허위 서류로 위장했다고 주장했다. FBI 기소장에 따르면 루이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남아시아 국가의 화물운송업체들과 공모해 엔비디아 A100·H1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 서버를 중국으로 우회시킨 혐의를 받는다. 미 당국은 이 칩들이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대형언어모델 학습에 쓰일 수 있어 중국의 AI 역량이나 군사력 강화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수출을 통제해왔다.

수사 당국은 이메일과 은행 기록을 근거로 밀반출이 2023년 10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이어졌다고 봤다. 기소장에 적힌 2024년 이메일에는 수출 제한 GPU가 든 서버 70대를 말레이시아행으로 허위 신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루이는 이 가운데 27대를 미국 제조업체에 약 761만4000달러에 주문했고, 공범은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에게 해당 서버가 모두 중국으로 배송됐다고 말했다고 당국은 주장했다.

위장 서류와 자금 흐름도 수사

또 다른 선적에서는 수출통제 서버 92대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거쳐 홍콩으로 운송된 뒤 중국 항저우의 한 기업에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에는 엔비디아 H100 GPU가 들어간 서버 100대를 말레이시아로 보내면서 허위 구매자 서류를 제출한 혐의도 제기됐다. 해당 서류에는 가짜 구매자의 CEO가 ‘재키 루이’로 적혀 있었다. FBI는 루이가 3년 전 다른 사람의 신원 서류를 사들여 수출 규제 회피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루이의 회사는 2024년 이 계획으로 1억7600만달러 넘는 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와 JP모건(JP Morgan) 계좌의 입금 기록도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증거로 제시됐다. 루이는 수출통제법 위반 공모와 밀수, 돈세탁 등 3개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가 인정되면 공모 또는 돈세탁 혐의로 최대 20년, 밀수 혐의로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며, 법무부는 범죄 수익 몰수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 수출 관리에도 의문

이번 체포는 대만에서 전직 슈퍼마이크로(Supermicro) 직원들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사 밀반출 사건에 이어 나왔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블룸버그(Bloomberg)에 자사 제품의 중국 우회 유출 규모가 0.5% 미만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국내 컴퓨팅 역량에 비하면 통제 제품의 유출은 미미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암시장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고 알려진 것보다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여러 나라 관계자와 업계 전문가들을 취재해 엔비디아의 수출 규정 준수 절차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를 거치는 선적을 더 면밀히 살펴보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에 의심스러운 거래를 더 적극적으로 가려낼 것을 촉구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엔비디아와 슈퍼마이크로가 방문한 시설에서 고성능 칩이 중국 기업으로 재판매됐고, 대만 해안경비대가 운송 서류의 불일치를 발견해 서버 상당량을 압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FBI는 시설 규모가 주문한 서버를 수용하기에 부족했던 만큼 선적 전부터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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