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AI 확장의 걸림돌은 모델 성능보다 업무 절차와 데이터 구조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맞춤형 콘텐츠 조직 인사이트(Insights)는 10월 3일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AI를 개별 도구가 아닌 운영 모델로 바꾸려면 업무와 데이터 기반을 함께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AI 도입의 병목은 조직 구조
보고서는 2026년 전 세계 AI 지출이 2조5000억달러에 이르고 전년보다 4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모델 성능은 기업이 흡수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성능을 얻는 비용은 낮아지고 있지만 투자 확대가 기업 전반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은 아직 AI를 통해 매출을 늘리지 못했거나 업무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았다.
부서별 AI가 따로 작동하면 조직 안에 정보가 쌓여도 서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보고서는 영업 에이전트가 미해결 고객지원 문의를 모르는 경우, 마케팅 시스템이 재무 부서가 이미 파악한 고객 정보를 보지 못한 채 콘텐츠를 개인화하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각 기능은 개별적으로 잘 작동하더라도 기업 전체가 정보를 함께 학습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행동하기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에이전트형 AI에 필요한 기반
보고서가 ‘에이전트형 전환’이라고 부른 변화는 더 나은 모델이나 빠른 인프라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봤다. 사람과 업무 절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AI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행동하도록 관리·통제 체계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술 구조와 운영 방식을 따로 손보는 대신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데이터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필요한 사람이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고치는 일이 우선이라고 했다. 고정된 기술 구성에 의존하기보다 모델과 도구의 변화에 맞춰 조합을 바꿀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데이터를 한곳으로 옮기거나 중앙화하지 않은 채 데이터가 있는 곳에서 조회·준비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데이터 현지화 법규와 멀티클라우드 환경, 복잡한 조직 구조 때문에 중앙 집중식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무 재설계와 데이터 준비도
AI를 도입해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은 모델을 고르기 전에 업무 절차를 다시 설계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기술이 바뀐 뒤 역할과 업무 흐름을 뒤늦게 맞추는 대신, 변화할 모델과 도구를 전제로 운영 방식을 먼저 짠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데이터가 많다는 사실과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준비돼 있다는 점은 다르며, 데이터가 있는 위치와 모델을 실행하는 장소를 통제할 수 있어야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AI 투자액이나 모델 성능만으로 기업의 AI 전환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업무 재설계, 데이터 활용성, 모델 실행과 데이터 관리에 대한 주권이 함께 갖춰져야 AI 에이전트가 조직의 정보를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별도의 제품 출시 일정이나 가격, 구체적인 도입 실적은 제시하지 않았으며, 기업의 과제로 운영 모델과 데이터 기반을 함께 바꾸는 방향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