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결과물 검수·수정 업무 늘려 노동을 재편한다

생성형 AI가 대규모 일자리 감축보다 결과물의 검수·수정 업무를 늘리는 방식으로 노동을 재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 매체 더컨버세이션은 9월 25일 게재한 분석에서 AI가 만든 결과물의 오류를 사람이 찾아 고치는 일이 새로운 업무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짚었다.

AI 결과물 검수에 사람 손 더 들어가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코드 작성,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과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얼핏 맞아 보이지만 오류나 환각, 판단의 공백이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어 사람이 확인해야 한다. 분석은 이런 결과를 바로잡는 업무를 ‘AI 사후 보정’으로 설명하며,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고용해 AI 에이전트의 결과를 점검하고 품질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AI 도입이 기존 직원의 업무를 덜어주기보다 확인 업무를 보탤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금융·기술·유통업계의 일부 사무직은 AI가 만든 불완전한 자료를 검토하고 사실을 다시 조사하느라 업무량이 늘었다고 말한다. 2025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보고서에 인용된 한 유통업체 책임자는 AI가 제공한 정보를 재확인하고, 문제를 다루기 위해 다른 관리자들과 회의를 마련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다고 밝혔다.

공공서비스와 외주 노동에도 영향

영국 정부는 공공 협의에 제출된 의견 요약, 서신 초안 작성, 시민 의견 분석 등에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시험하고 있다. 공무원 지침은 생성형 AI의 결과가 오해를 부를 수 있으므로 독립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공공서비스가 AI 분석과 서신을 대량으로 만들면 시민에게 전달하거나 정책에 반영하기 전에 확인하고 수정할 인력도 필요해질 수 있다는 게 분석의 지적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세무 당국의 알고리즘이 복지 부정수급 위험을 산정해 가정을 조사 대상으로 분류했고, 수만명의 부모가 잘못된 혐의를 받아 환급을 요구받거나 빚과 파산에 내몰렸다. 분석은 이 사례를 들며 자동화 결과를 사람이 제대로 감독하지 못할 때 생길 수 있는 피해를 경고했다.

AI 사용료가 지금처럼 낮게 유지될지도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AI 기업들이 부채에 의존해 토큰 사용료를 보조하고 원가보다 낮게 책정하면, 조직이 특정 모델에 맞춰 업무를 바꾼 뒤 가격 인상이나 무료 이용 제한, 약관 변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데이터 라벨링과 유해 콘텐츠 검토처럼 이미 저임금 국가에 외주화된 AI 업무에 더해, AI 결과물을 반복해서 확인하고 고치는 일까지 해외로 이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번역 업계에서는 기계 번역 뒤 사람이 수정하는 방식이 확산했으며, 해당 업무가 기존 번역보다 낮은 보수를 받으면서 비슷하거나 더 큰 인지적 노력을 요구한다는 연구도 소개됐다. 2023년 미국작가조합 파업 뒤 마련된 합의에는 AI를 작가로 인정하지 않고, 작가에게 AI 사용을 강제하거나 보수와 인정을 깎는 방식으로 쓰지 못하게 하는 장치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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