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연구자들이 프런티어 AI(frontier AI) 모델과 협업하면 암호 해독과 고문서 분석 등에서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주장은 9월 25일 공개된 역사 연구와 AI 활용에 관한 뉴스레터 분석에서 제기됐다.
역사 자료에서 성과 낸 AI 모델
분석에 따르면 GPT-6 아스트라(GPT-6 Astra)는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 프랑스 연금술 문헌의 한 구절을 라틴어로 자유롭게 번역한 대목을 찾아냈다. 분석을 제시한 이는 이 원문과 번역의 관계가 이전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모델을 문서 전사나 자료 검색을 돕는 보조 도구에만 한정하지 않고, 기존 역사 연구의 미해결 문제를 푸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역사 연구에 적합한 문제는 제한적이라고 분석은 짚었다. 전문가들이 이미 해결할 문제를 특정했고 자료가 디지털화돼 접근 가능해야 하며, 다국어 추론이나 고급 수학, 대규모 자료 검색 등 모델의 강점과 맞아야 한다. 맞춤형 코드를 작성해 해결할 수 있는지도 고려 대상이다. 특히 답이 맞는지 틀리는지 명확하게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분석은 검증 가능한 답을 내기 쉬운 수학에서 추론형 모델의 성과가 두드러진 배경으로 이 조건을 들었다.
암호 해독과 자료 연결의 가능성
분석은 암호 해독과 번역·개작 과정에서 텍스트의 계보를 추적하는 일, 서로 다른 세부 연구 분야의 결과를 연결하는 일을 AI 활용 후보로 꼽았다. 사례로는 GPT-6 아스트라가 해독에 실패한 채 남아 있던 1941년 에니그마 암호문을 푼 일을 들었다. 분석을 제시한 이는 GPT-6 아스트라가 독일 연방문서보관소의 무선 메시지 자료에 관한 주석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다만 바이어루드는 모델이 어떤 경로로 정보를 모았는지 확실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모델이 언급한 문서 번호는 맞았지만 관련 자료가 공개된 연구 웹사이트에는 없었고, 보관소의 디지털 자료에 접근했는지 다른 곳에서 문서를 찾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분석은 이 사례가 모델의 탐색 과정을 사람이 추적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결과를 확인하는 일뿐 아니라 어떤 자료와 추론을 거쳐 결론에 이르렀는지 살피는 작업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분석을 제시한 이는 존 디(John Dee)의 암호 문헌으로 알려진 ‘리베르 로가에스’를 GPT-6 아스트라에 입력한 사례도 소개했다. 모델은 이 책이 암호문이 아니라 대부분 의미 없는 음절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존 디가 예언자로 여긴 에드워드 켈리(Edward Kelley)의 받아쓰기를 기록했다는 문헌의 배경을 고려하면 타당한 결론이라는 게 분석을 제시한 이의 평가다. 다만 이는 모델의 판정을 소개한 것으로, 해당 문헌의 성격을 확정한 연구 결과로 제시된 것은 아니다.
분석은 지난해와 비교해 모델의 활용 가능성이 달라졌다며 AI 개발사와 역사 연구자, 연구 지원 기관이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역사 연구는 정답을 명확히 판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수학처럼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지만, 자료가 갖춰지고 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문제라면 모델이 새 연결고리를 찾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인 협업 사업이나 지원 계획, 후속 연구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