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암 조기 발견·치료 돕지만 ‘암 정복’은 과장

AI 기업 경영진이 5~10년 안에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가디언(The Guardian)은 암 연구와 의료 현장에서 확인된 AI의 성과가 ‘암 정복’이라는 약속과는 거리가 있다고 짚었다. 가디언은 9월 23일 AI가 암의 발견·예방·치료를 바꾸고 있지만, 모든 암을 하나의 치료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도했다.

AI 암 치료의 실제 성과

암은 비정상 세포가 통제되지 않고 증식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포괄적 명칭으로, 발생 부위와 세포 유형, 유전적 변화에 따라 질환의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 췌장암은 전 세계에서 12번째로 흔한 암이지만 암 사망 원인으로는 6번째이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암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생존율이 낮다. 뇌에만 100종이 넘는 종양이 있다는 설명도 있어 ‘암의 단일 치료제’는 의학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AI는 신약 개발, 치료 계획 수립, 병리 분석과 의료 영상 판독에 활용되고 있다. 대규모 CT·엑스레이·조직 샘플로 학습한 머신러닝 모델은 의사가 놓칠 수 있는 미세한 변화나 패턴을 찾아낼 수 있으며, 일부 의료 현장에서는 폐 영상의 초기 악성 징후를 확인하거나 뇌종양 제거를 돕는 데 쓰인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영상의학·핵의학 전문의 아지트 고엔카는 췌장암 진단 전 수개월 또는 수년 전에 촬영된 CT 영상에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신호를 AI가 포착할 수 있는지 연구해왔다. 2022년 개념증명 논문에서는 정상으로 보였던 췌장에서 임상 진단 전 종양을 탐지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빅테크의 약속과 의학의 속도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은 챗봇을 넘어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기업과 협력하고 연구기관 및 제약사와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하는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의료진과 연구자들은 질병을 ‘해결’하겠다는 빅테크의 표현과 신중하게 검증을 거치는 과학 연구 사이에 긴장이 있다고 본다. 유방암 전문 종양학자인 셰린 로이는 AI가 대규모로 스스로 사고하고 실험할 수 있기 전에는 10년 안에 모든 암이나 의학적 질환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I가 단기간에 암 치료를 완성하기보다 위험 예측, 조기 발견, 종양 특성 분석, 치료법 선택, 환자 상태 추적 등 여러 단계의 효율을 높일 가능성이 더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이런 변화는 의사의 반복 업무를 줄이고 환자별 치료를 정교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모델의 재현성과 기관 간 성능 차이,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은 추가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가디언이 만난 전문가들은 AI가 진단과 병리 서비스의 효율을 높여 더 개인화되고 형평성 있는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AI가 암 치료의 모든 난제를 해결한다는 전망은 암의 복잡성과 연구의 속도를 고려하면 과장될 수 있다. 반면 영상 분석에서는 이미 검증을 거친 성과가 나오고 있고, AI는 신약 개발에도 활용되기 시작한 만큼, 향후 핵심은 ‘암을 치료하느냐’보다 어떤 암의 어느 단계에서 환자 치료 결과를 실제로 개선하느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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