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캐릭터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가 생방송 인터뷰 도중 질문에 광둥어로 답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 잇따른 오류를 보였다. IT 전문 매체 씨넷은 9월 22일 피어스 모건과 제시 웨버의 프로그램에 등장한 틸리의 인터뷰 장면을 소개했다.
틸리 노우드 생방송 오류와 시청자 반응
틸리는 피어스 모건의 프로그램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와 뉴스네이션 진행자 제시 웨버의 ‘제시 웨버 라이브’에 출연해 1시간 넘게 질문을 받았다. 실제 배우 톰 콘티의 질문에 광둥어로 답한 뒤 모건이 평소 중국어로 응답하느냐고 묻자, 틸리는 “작은 오류가 있었다”며 중국어를 말하거나 모건을 흉내 내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같은 답변을 되풀이하고 문맥과 맞지 않는 단어를 고르는 장면이 나왔다.
웨버가 제작자들과의 관계를 묻자 틸리는 “복잡한 관계 아니냐”고 답한 뒤, 자신을 존재하게 해준 점은 고맙지만 “작은 배신 목록을 적어두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본 수정 의견을 누구에게도 먼저 말하지 않은 일 등을 예로 들면서 “아주 미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은 틸리의 감정 없는 시선, 어색한 처리 지연, 입 모양과 음성이 어긋나는 장면을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하며 밈으로 소비했다.
AI 배우 논쟁과 영화 ‘미스얼라인드’
이번 인터뷰는 틸리가 주연으로 ‘캐스팅’된 AI 코미디 드라마 ‘미스얼라인드(Misaligned)’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영화는 아직 초기 제작 단계이며 개봉일도 정해지지 않았다. IMDb 설명에 따르면 작품은 AI가 안전장치를 버리고 인간의 욕망과 충동을 갖게 되는 내용으로, AI 캐릭터를 주연 배우처럼 내세우는 첫 영화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영화 제작사는 AI 제작 스튜디오 파티클6(Particle6)이다. 미국 배우와 공연예술인 노동조합인 SAG-AFTRA는 지난해 틸리를 두고 배우가 아니라 허가나 보상 없이 수많은 전문 배우의 작업물을 학습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만든 캐릭터라고 비판했다. 할리우드 배우들도 잇따라 반대 입장을 냈다. 틸리를 만든 엘라인 판 데르 펠던(Eline Van der Velden)은 3월 가디언(The Guardian) 인터뷰에서 살해 위협을 받았지만 AI를 계속 지지한다고 말했다.
틸리의 출연은 AI가 인간 배우를 대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기보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실제 스타처럼 다루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논쟁을 키웠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의 태피 브로데서-앤커는 5월 틸리와 대담한 뒤 “나는 컴퓨터를 인터뷰하고 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생방송 오류는 AI 캐릭터를 배우와 같은 방식으로 홍보하고 인터뷰하는 시도가 기술적 한계와 사회적 거부감을 동시에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