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경 감시탑, AI에도 탐지 범위서 1050명 이상 숨져

미국 국경 감시탑 인근에서 2015년부터 2026년 초까지 1050명 이상이 숨졌지만, 상당수는 감시탑의 시야 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AI 감시탑을 포함한 미국 국경 감시 기술이 불법 입국 이주민을 식별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데 반복적으로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AI 감시탑 주변에서 반복된 사망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9월 21일 샌디에이고 타임스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국경 감시탑 주변 사망 사례를 분석했다고 전했다. 조사팀은 비영리단체 노 모어 데스와 휴메인 보더스가 수집한 자료, 텍사스에서 확보한 수백 건의 기록을 바탕으로 시신이 발견된 장소 약 4000곳을 확인하고, 전자프런티어재단이 식별한 감시탑 약 600곳의 위치·설치 시기와 대조했다.

분석 결과 2015년부터 2026년 초까지 감시탑의 탐지 범위 안에서 숨진 사람은 1050명 이상이었다. 조사 대상 감시탑의 거의 3분의 2에서 광고된 감시 범위 안의 사망 사례가 확인됐으며, 사망자 대부분은 지형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는 사각지대에 있지 않았다. 지형 분석에서 일부 감시탑은 광고된 감시 구역의 10%만 볼 수 있었지만, 전체 사례를 놓고 보면 단순한 지형적 한계만으로 사망을 설명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에는 구형 감시탑뿐 아니라 2021년 이후 설치된 앤두릴의 자율형 AI 감시탑도 포함됐다. 이들 현대식 감시탑의 탐지 범위 안에서도 1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됐다. 감시탑은 카메라와 AI로 사람을 자동 탐지·추적하고, 영상을 인근 통제실로 보내거나 현장 요원의 정부 지급 스마트폰에 경보를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이런 기술은 ‘지속적인 감시’와 ‘상황 인식’을 제공해 국경순찰대가 국경을 넘는 사람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탐지하고 요원을 보내 차단하도록 한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런 기술이 생명을 구하는 데도 기여했다고 설명해 왔다.

호세 모랄레스 베르날 사례가 보여준 한계

호세 모랄레스 베르날은 2024년 4월 8일 미국 뉴멕시코주 선랜드파크 인근 사막을 걷다가 사망했다. 당시 그는 앤두릴이 만든 감시탑 3곳의 탐지 범위에 있었고, 가장 가까운 감시탑에서 불과 360피트 떨어진 곳에서 숨졌다. 그러나 그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국경순찰대원이 아니라 인근 매립지 직원들이었으며, 직원들이 오후 1시에 다시 그가 모래 위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본 뒤 오후 4시에 국경순찰대에 신고했다. 요원들은 45분 뒤 도착했고, 부검 결과 사인은 ‘환경 노출’로 결론 났다.

모랄레스가 숨진 해 같은 사막 구간에서 앤두릴 감시탑 3곳의 범위 안에 있던 18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이 가운데 5명은 모랄레스의 시신과 가장 가까운 감시탑에서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다른 사례에서는 한 남성이 호흡 곤란을 겪은 동생을 그늘로 끌고 갔지만, 국경순찰대는 그 남성이 헬리콥터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손을 흔든 뒤에야 두 사람을 발견했다. 요원들이 도착했을 때 동생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또 다른 24세 여성은 앤두릴 감시탑이 명확히 볼 수 있는 곳에서 사망했지만, 수주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감시탑이 새로 설치되는 일정이나 가격을 다룬 제품 발표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25년 동안 수십억달러를 투입해 구축한 ‘가상 장벽’의 작동 결과를 검증한 것이다. 가상 장벽에는 AI 감시탑 외에도 구형 감시탑, 비행선, 드론, 지진 센서, 터널 감지 로봇 등이 포함된다. 조사 결과는 기술이 영상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국경을 넘는 사람을 효과적으로 식별하고 위치를 파악하거나 요원을 적시에 보내 차단하는 기능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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