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앞으로 40년을 전망한 세대 간 보고서를 내고 2060년대에는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하락으로 성장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이 생산성 회복과 경제 전환의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가디언(The Guardian)은 9월 21일 보고서와 짐 찰머스 재무장관의 호주국립대 연설을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호주 인구, 2060년대 출생보다 사망 많아져
호주의 제7차 세대 간 보고서는 향후 40년간 인구가 계속 고령화하고 자녀를 적게 낳으면서 출생아 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60년대에는 호주에서 사망자가 출생아를 처음으로 웃돌게 된다. 보고서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한국 등 여러 선진국이 이미 이 단계에 들어섰으며, 다른 국가들도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증가율은 과거의 연평균 1.4%에서 앞으로 0.9% 수준으로 낮아지고, 경제활동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 전망이다.
인구 구조 변화는 재정에도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보고서는 정부의 구조적 재정적자가 앞으로 이어지고, 향후 10년 동안 다소 축소된 뒤 이후 40년간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지출 비중은 2060년대 중반 27.4%로 높아져 현재보다 1.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층을 위한 의료·돌봄 등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할 노동자와 세수 기반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AI에 기대는 생산성 회복과 정책 과제
보고서는 호주 경제가 인구 증가 둔화와 노동력 감소로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정상’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1인당 실질 GDP 증가율은 앞으로 40년간 연평균 약 1.2%로, 지난 40년의 1.5%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 전망조차 최근 사실상 0에 가까웠던 생산성 증가율이 과거 평균인 1.2%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가정에 기초한다. 보고서는 AI의 확산과 도입이 장기 노동생산성 회복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고, 찰머스 장관은 이를 “우리 생애 가장 큰 경제적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찰머스 장관은 보고서 공개에 맞춰 호주국립대에서 연설하며 보고서가 앞으로의 길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 위험과 세대 간 위험이 심각하지만 호주의 기회는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AI 혁명과 지정학적 분절을 향후 40년의 6대 전환 과제 중 첫머리에 올렸다. 나머지는 에너지 전환, 고령화와 돌봄 경제, 산업 전환, 세대 간 형평성이다. AI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만큼 정부가 신기술의 부작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면서도 과도한 규제로 혁신을 막지 않아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제시됐다.
이번 보고서는 5년마다 작성되는 장기 전망 자료로, 코로나19로 일정이 바뀌면서 직전 보고서는 2023년에 나왔다. 1998년 피터 코스텔로(Peter Costello) 전 재무장관이 예산 정직성 헌장법에 제도화했으며, 2002년 첫 보고서가 발간됐다. 보고서들은 고령 인구를 위한 서비스 제공과 재원 마련, 줄어드는 노동 인구가 떠안게 될 세금 부담을 반복적으로 주요 과제로 제시해왔다. 의무 퇴직연금 제도는 다른 국가에서 나타난 노후소득 재정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점에서 재정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제도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