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삭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공지능(AI) 규제 반대 입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디언은 9월 20일 삭스가 규제가 미국의 AI 경쟁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규제 완화를 조언해 왔다고 보도했다.
삭스의 영향력과 트럼프의 규제 반대
삭스는 강력한 AI 모델에 대한 제3자 평가를 요구한 연구자·교수·기술자 100여명의 공개서한을 두고 소셜미디어에서 “사이비 과학”이자 “검열과 통제”라고 비판했다. 공개서한에는 ‘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과 컴퓨터과학자 스튜어트 러셀도 서명했지만, 삭스는 AI 위험을 둘러싼 공포가 보수적·반체제 목소리를 억압하는 신뢰·안전 조직을 만들게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의 위험을 “사기”와 “날조”라고 부르며 정부가 이미 AI 기업에 대해 충분한 형사·규제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해 왔다. 가디언은 이런 입장이 스티브 배넌,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주요 AI 기업 수장들의 태도와도 다르며, 트럼프의 전 AI·가상화폐 차르였던 삭스의 견해와 직접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삭스는 여러 AI 기업에 재정적 이해관계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미국 AI 정책에 반영된 규제 완화 노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주 정부의 AI 규제 법률을 중단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AI를 제한하려는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을 연방 태스크포스의 유일한 책임으로 규정했고, 삭스에게 관련 소송을 지휘하는 영향력 있는 역할을 부여했다. 올해 3월 백악관이 의회에 공개한 AI 정책도 주 정부 규정을 연방 차원에서 선점하도록 의회에 권고했으며, 가디언은 이 과정에서도 삭스가 막후에서 관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흐름은 7월 트럼프 대통령과 삭스가 워싱턴에서 AI 정상회의를 공동 개최하면서 이어졌다. 이번 주에는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가 출연한 행사에서 삭스가 황을 인터뷰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가 연결돼 두 사람이 AI 규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백악관에서 만날 예정이며, 여러 AI 기업 최고경영자와 삭스도 초청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논쟁의 계기는 앤트로픽(Anthropic) 직원 제이컵 콕슨(Jacob Coxon)이 소셜미디어에서 AI가 2030년까지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는 ‘초인적 시스템’이 될 것이라며 회사를 떠난다고 밝힌 일이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최고경영자는 기술 발전을 늦추고 공공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산업 규제를 제안했고, 오픈AI(OpenAI)의 샘 올트먼(Sam Altman) 최고경영자와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데미스 허사비스, xAI의 일론 머스크도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삭스는 아모데이의 제안을 “선거철 정치공작”이자 “규제 포획”이라고 부르며 반대했다. 비영리단체 이슈원(Issue One)의 이사벨 선덜랜드는 삭스와 트럼프의 관계가 부유하고 권력에 가까운 이들이 규칙을 정하는 정치 체제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