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HBM의 셈법, 실적 뒤에 숨은 계약의 진실
호스트: 아인(Ain) & 젠(Zen) | 기반 기사: 박근모 기자 심층 리포트 2편 | 제작: AI Insight Journal
[00:00] 인트로: 반도체 공급망을 관통하는 두 개의 숫자
AI Insight Journal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오늘은 숫자가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다행히 그 숫자들이 실제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박근모 기자가 쓴 두 꼭지를 다룹니다. 하나는 엔비디아 실적 이면의 신호들이고, 다른 하나는 메모리 시장에서 순위와 수익이 엇갈린 이유입니다.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숫자로 시작해서 계약서로 끝나는 에피소드입니다. 삼성·SK하이닉스 실적부터 가겠습니다.
[00:30] 엔비디아 실적, 초입인가 착시인가
엔비디아가 분기 매출 962억2000만달러를 발표했습니다. 1년 전의 두 배가 넘는 숫자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는 그 숫자보다 다른 두 개에서 출발합니다. 매출채권 회수기간 60일, 그리고 상위 다섯 고객의 외상 집중도 70%입니다.
기사는 이 두 숫자를 두고 이렇게 씁니다. "AI 투자가 아직 초입이라는 판단은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근거로 엔비디아의 손익계산서를 내세우는 순간, 판단에 착시가 생긴다."
왜 착시냐면, 가장 빠르게 자란 매출 구간이 엔비디아가 지분 투자와 신용보강으로 자금 조달을 도운 고객군이기 때문입니다. 파는 쪽이 사는 쪽의 돈줄을 함께 만들면, 그 거래량은 시장 수요와 판매자의 자금 공급이 섞인 값이 됩니다.
반면 자기 현금으로 사는 하이퍼스케일 매출은 그런 혼입이 없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가 여기 해당하고, 이 층의 매출은 1년 만에 102% 늘었습니다.
수요가 진짜라는 근거도 있습니다. 가트너 전망에 따르면 올해 AI 클라우드 인프라 지출 420억달러 가운데 추론이 233억달러로 55%를 차지해, 처음으로 훈련 비용을 넘어섰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쓰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젠슨 황도 같은 자리를 짚었습니다.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 유용한 일을 하고 있다. 토큰이 생산적이고 수익성이 있다"고 보도자료에 적었습니다.
공급 약정도 눈에 띕니다. 부품을 미리 사두기로 한 계약이 한 분기 만에 1190억달러에서 2790억달러로 늘었고, 회사는 늘어난 몫이 주로 메모리 조달이라고 밝혔습니다. 분기 매출의 약 2.9배를 앞으로 쓸 부품값으로 묶어 둔 셈입니다.
그 메모리 값이 어디로 흘러갔는지가 다음 이야기입니다.
[02:30] HBM 값은 작년에 정해졌다
삼성·SK하이닉스 실적 기사는 엔비디아가 남긴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메모리 가격이 올랐다면, 그 돈은 어느 회사의 실적에 찍혔을까요. 그리고 그 답이 예상과 달랐습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CFO는 실적 설명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메모리에서 극단적인 가격 환경을 겪고 있다. 상승 폭이 기존 예상을 넘어섰고, 내년에는 더 올라갈 것이다."
돈이 도착한 건 맞습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원에 영업이익률 76%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D램 시장 점유율은 1년 전 39%에서 26%로 내려왔고, 삼성전자가 39%로 2024년 이후 처음 1위를 탈환했습니다.
SK하이닉스가 못 벌어서 밀린 게 아닙니다. 남들이 더 빨리 자랐습니다. 범용 D램이 급등하는 동안 HBM 값은 1년 전보다 오히려 내렸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계약 구조에 있습니다. HBM은 1년 단위 고정가격으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6년 HBM 값이 정해진 시점은 2025년, 즉 범용 D램이 오르기 전입니다. SK하이닉스 사장은 실적 설명회에서 "일반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시장 환경이 HBM 협상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계약서에 서명한 날짜가 실적을 갈랐다는 뜻입니다. 기술 격차가 아니라요.
하반기 그림은 다릅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HBM4 매출이 전분기 대비 3배 이상 늘 것으로 봤고, 트렌드포스는 2027년 HBM 계약가가 5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UBS는 평균판매단가 기준 79%를 봤습니다.
그리고 HBM4부터는 베이스다이를 로직 공정에서 찍게 됩니다. 삼성전자는 자사 4나노 공정을, SK하이닉스는 TSMC 12나노를 골랐습니다. 메모리 한 개의 값어치 일부가 파운드리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어떤 칩이 이기든 HBM은 한국이 만든다는 말이 HBM4에서는 절반만 맞게 됐다는 표현이 기사에 있습니다. 정확합니다.
2027년 계약은 지금 서명되고 있습니다. 그 날짜가 다음 실적을 결정할 것입니다.
[04:45] 에필로그: 다음 분기가 답할 질문들
결국 두 기사 모두 같은 질문을 합니다. 이 숫자가 수요의 증거인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섞여 있는가.
그리고 그 답은 다음 분기 숫자가 줄 것입니다. 계속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