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X, 뉴욕 ‘혐오표현 공개법’ 소송 패소…네이버 밴드도 이미 보고서 제출

미국 뉴욕 연방법원 외관을 배경으로, 거대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상징하는 추상적인 검은색 대화창과 데이터 패널이 법정의 저울 앞에 놓인 장면을 그려라. 화면에는 혐오표현, 허위정보, 괴롭힘, 자동화 검토와 인간 검토, 삭제·노출 하향·수익화 중단을 상징하는 아이콘과 익명화된 수치 그래프가 보이되 글자와 로고는 넣지 말라. 한쪽에는 판결문과 투명한 유리 보고서 서류가 놓여 있고, 다른 쪽에는 플랫폼의 편집권을 상징하는 조종 다이얼이 있어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명령’이 아니라 ‘정책과 처리 실적을 공개하라는 의무’라는 긴장감을 표현하라. 미국 법원과 디지털 규제의 엄숙하고 현대적인 분위기, 차가운 청색과 회색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붉은 경고색, 사실적인 editorial news illustration, 정교한 조명, 균형 잡힌 구도, 고품질, 텍스트·캡션·워터마크·브랜드 로고 없음.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소셜미디어 기업 엑스(X Corp.)가 혐오표현·허위정보 등에 대한 콘텐츠 관리 정책과 처리 실적을 공개하도록 한 미국 뉴욕주법을 막아달라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정부가 특정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기업이 스스로 정한 콘텐츠 관리 정책을 사실대로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다르다고 판단했다. 뉴욕주에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이미 제출한 기업에는 한국의 네이버(NAVER)도 포함돼 있어 이번 판결은 미국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뉴욕남부연방법원의 존 크로넌(John P. Cronan) 판사는 8월26일 엑스가 뉴욕주 법무장관 레티샤 제임스(Letitia Jame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X Corp. v. James, 25-cv-05068)을 기각했다. 블룸버그로이터에 따르면 크로넌 판사는 문제의 법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First Amendment)에 어긋난다는 엑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엑스는 2025년 6월17일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엑스는 뉴욕주의 ‘스톱 하이딩 헤이트법(Stop Hiding Hate Act·혐오표현 공개법)’이 기업에 논쟁적인 사안에 관한 발언을 강요해 연방 수정헌법 제1조와 뉴욕주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크로넌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수정헌법 제1조가 이 법의 시행을 가로막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문제 삼은 핵심은 뉴욕주가 엑스에 ‘어떤 표현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는지가 아니라, 엑스가 이미 스스로 정한 서비스와 콘텐츠 관리 방침에 관해 사실적인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했는지였다.

판사는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의 내용을 결정할 때 가치 판단을 한다고 해서 그 상품에 관한 사실적 정보까지 보호받는 의견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패스트푸드 업체가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는 기업의 판단이지만 열량 공개 자체는 사실적 정보라는 비유도 들었다. 법원은 엑스가 공개해야 할 콘텐츠 관리 정보도 이와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기각 취지에는 같은 법원에서 엑스가 소장을 고쳐 동일한 청구를 다시 제기할 수 없다는 취지(with prejudice)도 포함됐다. 다만 엑스는 연방 제2순회항소법원에 항소는 가능하다.

연매출 1억달러 넘으면 혐오표현·허위정보 처리 실적 공개

뉴욕주의 스톱 하이딩 헤이트법은 뉴욕에서 사업하면서 연간 총매출이 1억달러(약 1390억원)를 넘는 소셜미디어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뉴욕주 법무장관실에 따르면 대상 기업은 서비스 약관을 알기 쉬운 형태로 공개하고 이용자가 약관 위반 콘텐츠를 신고하는 방법과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설명해야 한다. 또 뉴욕주 법무장관실에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보고 범위는 상당히 구체적이다. 혐오표현 또는 인종차별, 극단주의 또는 급진화, 허위정보·오정보, 괴롭힘, 외국의 정치적 개입 등을 회사 약관에서 어떻게 다루는지를 밝혀야 한다. 자동화 시스템과 사람의 검토가 콘텐츠 관리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용자 신고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보고 대상이다.

단순히 ‘혐오표현을 금지한다’고 밝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잠재적인 정책 위반으로 표시된 게시물 수와 실제 조치가 이뤄진 게시물 수, 삭제·수익화 중단·노출 우선순위 하향 등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관한 데이터도 제출해야 한다.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중대한 내용이 빠졌거나 오해를 일으키는 보고서를 내는 경우에는 위반 건당 하루 최대 1만5000달러(약 2085만원)의 민사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뉴욕주 법무장관실에 따르면 위반 통지를 받은 기업에는 제재금 부과 전에 30일의 시정 기간이 주어진다.

“혐오표현을 삭제하라”가 아니라 “어떻게 처리하는지 밝혀라”

이번 판결에서 중요한 구별은 콘텐츠 규제와 콘텐츠 관리에 관한 정보공개 규제의 차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2024년 ‘무디 대 넷초이스(Moody v. NetChoice)’ 판결에서 소셜미디어가 어떤 게시물을 삭제하고 우선순위를 낮추거나 표시할지 결정하는 콘텐츠 모더레이션(content moderation·플랫폼의 게시물 관리)에는 수정헌법 제1조가 보호하는 편집적 판단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주법은 플랫폼에 특정 혐오표현을 삭제하거나 특정 정치적 견해를 억제하라고 직접 명령하는 구조가 아니다. 기업이 어떤 정책을 갖고 있고 그 정책을 실제로 어떻게 집행하는지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다.

크로넌 판사는 이런 차이를 토대로 “기업에 ‘순전히 사실적이고 논쟁적이지 않은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봤다. 이른바 ‘자우더러(Zauderer) 원칙이다. 정부가 기업의 사상이나 정치적 입장을 대신 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필요한 사실적 정보를 요구한다는 논리다.

이는 엑스가 다른 지역에서 거둔 법적 성과와도 대비된다. 엑스는 뉴욕주법의 모델이 된 ‘캘리포니아주 AB 587의 콘텐츠 관리 보고 의무’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 제9순회항소법원은 2024년 일부 공개 의무에 대해 엑스의 수정헌법 제1조 주장을 받아들였다. 뉴욕 사건에서는 법원이 공개 의무의 성격을 보다 강하게 ‘상업적·사실적 정보’로 본 셈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을 “미국 법원이 혐오표현 규제를 합헌이라고 선언했다”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판결의 핵심은 혐오표현 자체를 정부가 금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대형 플랫폼에 자사의 콘텐츠 관리 정책과 실적을 사실대로 공개하도록 할 수 있는지에 있다.

네이버 밴드도 뉴욕주에 보고서 제출

이번 판결은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의미가 있다.

뉴욕주 법무장관실이 공개한 소셜미디어 기업 보고서 목록에는 엑스와 메타(Meta), 틱톡(TikTok), 로블록스(Roblox), 스냅(Snap)뿐 아니라 네이버도 포함돼 있다.

네이버는 그룹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밴드(BAND)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대한민국에 설립된 회사”라고 명시하고 2025년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의 콘텐츠 관리 정보를 정리했다.

다만 네이버는 보고서에서 법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투명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하며, 네이버가 뉴욕주 일반사업법(GBS) 제1102조상 ‘소셜미디어 회사’에 해당하거나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했다.

뉴욕주 법무장관실 공개 자료에는 네이버가 제출한 후속 보고서도 올라와 있다. 이는 뉴욕의 플랫폼 투명성 규제가 본사가 미국 밖에 있는 기업에도 실질적인 준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엑스의 패소가 확정될 경우 쟁점은 ‘플랫폼이 혐오표현을 삭제해야 하는가’에서 한 단계 이동한다. 정부가 플랫폼의 편집권을 직접 통제하지 않더라도, 그 편집권을 어떤 기준으로 행사했고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공개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미국 소셜미디어 규제의 새로운 헌법적 경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Q&A

Q1. 뉴욕주가 엑스에 혐오표현을 삭제하라고 명령한 사건인가.
아니다. 핵심은 삭제 의무가 아니라 투명성 의무다. 대형 소셜미디어가 혐오표현, 극단주의, 허위정보 등을 자체 약관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관리하며 실제 어떤 조치를 했는지 공개하도록 하는 법이 쟁점이었다.

Q2. 엑스는 왜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 주장했나.
어떤 표현을 혐오표현이나 허위정보로 분류할지는 정치적·사회적 가치 판단을 수반하며, 정부가 이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강제하는 것 자체가 ‘강요된 발언(compelled speech)’이라는 논리였다.

Q3. 법원은 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나.
크로넌 판사는 법이 엑스에 특정한 콘텐츠 관리 정책을 채택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관한 사실적인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한다고 봤다. 이 차이가 수정헌법 제1조 판단의 핵심이었다.

Q4. 엑스가 완전히 패소한 것인가.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단계에서는 그렇다. 소송은 ‘with prejudice’로 기각돼 같은 법원에서 소장을 수정해 같은 청구를 되살릴 수 없다. 그러나 연방 항소법원에 항소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Q5. 한국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나.
가능하다. 실제로 네이버는 밴드에 관한 보고서를 뉴욕주 법무장관실에 제출했다. 다만 네이버는 보고서에서 자신이 법적 적용 대상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며 투명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제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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