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과 자신을 합성한 AI 이미지와 영상을 잇달아 게시했다. 이란 전쟁 종식과 지지율 하락을 둘러싼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자신의 역사적 유산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8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워싱턴과 함께 있는 모습을 담은 AI 생성물을 반복해 올렸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의 기록적인 파병 이후 열악한 생활환경과 승조원 사기 저하가 보고된 데다, 이란과의 협상 문제까지 겹친 상황에서 나온 게시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완공된 것으로 보이는 백악관 연회장을 배경으로 워싱턴과 나란히 선 이미지를 게시한 뒤 1분 만에 같은 공간에서 촬영한 이미지 3장을 추가로 올렸다. 두 사람이 먼 곳을 바라보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종이를 들고 천장을 가리키는 장면이 담겼다.
다음 날에는 두 사람이 탁자에 앉아 깃펜을 들고 지도처럼 보이는 문서를 살펴보는 이미지가 올라왔다. 3분 뒤에는 흰 말을 탄 워싱턴과 검은 말을 탄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있는 이미지도 게시됐다. 두 게시물에는 모두 설명이 붙지 않았다. 일요일에는 두 사람이 연회장을 걸으며 번갈아 천장을 가리키는 영상을 올렸는데, 연회장 공사를 평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앤젤로 카루소네(Angelo Carusone) 미디어 매터스(Media Matters) 회장 겸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과 동등하거나 자신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드러내려는 것이라며, 사실상 창건자처럼 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AI가 자신의 상상을 현실 세계에 투사할 수 있게 해준다는 설명이다. 카루소네 회장은 워싱턴의 이름을 딴 시설들이 사후에 생긴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살아 있는 묘소를 건설하는 것과 비슷하다고도 평가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00년 넘게 전에 사망한 워싱턴을 실제로 만났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더 가디언의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았다. 대신 대변인은 트루스 소셜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목소리로 미국 국민과 세계에 직접 소통하는 가장 강력하고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들어 백악관 연회장을 자신의 ‘유산 프로젝트’로 만들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으며, 이란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끈 지도자로 남으려는 뜻도 보이고 있다고 더 가디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장군인 조지 패튼과 더글러스 맥아더 사이에 군복 차림으로 선 AI 이미지도 게시했다. 배경에는 불타는 전차 2대가 보이고, AI로 미화된 트럼프 대통령의 가슴에는 패튼과 맥아더의 훈장을 합친 것보다 많은 6줄의 훈장이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