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이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2030년 연간 최대 1조1250억리터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는 8월 27일 AI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 실태와 감축 방안을 보도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은 2023년 660억리터의 물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미국 전체 물 사용량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농업이나 일부 제조업과 비교하면 전체 규모는 작지만, AI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물 부족을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넬대 에너지시스템 전문가 펑치 유는 미국 데이터센터의 연간 물 사용량이 2030년 7310억∼1조1250억리터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최대치는 뉴욕시의 연간 식수 공급량과 비슷한 규모다. 이 수치는 데이터센터 냉각뿐 아니라 전력 생산 과정에서 쓰이는 물까지 포함한다. 석탄과 가스 발전은 터빈을 돌린 증기를 식혀 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물을 사용한다.
AI의 물 사용량을 둘러싼 온라인 주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짧은 이메일 한 통을 작성하는 데 물 500㎖가 필요하다는 추정이 퍼졌지만, 이는 2024년 GPT-4를 바탕으로 한 계산으로 현재는 오래된 수치가 됐다. 반면 구글(Google)은 2025년 챗봇 제미나이(Gemini)의 중간 길이 질의를 처리하는 데 물 다섯 방울이 든다고 추산했다. 모델과 데이터센터의 효율이 높아졌지만 AI 사용량이 늘면 작은 사용량도 누적될 수 있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팬으로 서버 랙의 열을 밀어낸 뒤 냉각수와 냉각탑을 이용해 따뜻해진 공기를 식힌다. 냉각탑에서 물이 대기로 증발하는 방식은 물 사용량이 크다.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 등은 AI 반도체가 내는 열을 직접 식히기 위해 액체 냉각을 확대하고 있다. 장비 위의 배관에 물이나 온도 조절용 화학물질을 순환시키는 폐쇄형 방식으로, 평상시에는 물이 외부로 소실되지 않는다.
다만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배관 주변 공기에 물을 분무하는 추가 냉각이 필요하다. 텍사스대 오스틴의 기계공학자 바이바브 바하두르는 텍사스의 AI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한여름 가장 더운 시기에만 이런 물 기반 냉각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텍사스 데이터센터의 현재 물 사용량은 주 전체 수요의 1% 미만이지만, 연구진은 2040년 3∼9%까지 늘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를 물이 풍부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보하기 쉬운 지역에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몬태나, 네브래스카, 텍사스 일부 지역, 사우스다코타 등이 후보로 거론됐고, 애리조나·뉴멕시코·캘리포니아 남부 같은 가뭄 지역은 피해야 할 곳으로 제시됐다. 유는 입지 선정과 재생에너지 전환 등 조치를 병행하면 AI의 미래 물 발자국을 최대 86% 줄일 수 있으며, 자연 수자원 복원까지 더하면 현장 냉각의 물 사용량을 장기적으로 순제로에 가깝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