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음악 생성 플랫폼을 상대로 제기됐던 저작권 침해 소송이 돌연 잇따라 취하되며 생성형 AI 음원 시장의 법적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뉴욕 퀸스 출신 2인조 밴드 ‘더 아메리칸 달러(The American Dollar)’와 유럽계 음원 플랫폼 ‘자멘도(Jamendo)’가 음악 생성 AI 플랫폼 기업 수노(Suno)을 상대로 제기했던 저작권 침해 소송을 자진 취하했다고 음악 전문 매체 디지털 뮤직 뉴스(Digital Music News)가 2026년 8월 14일 보도했다.
수노는 텍스트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몇 초 만에 완곡 형태의 보컬과 연주 음악을 만들어내는 미국의 대표적인 생성형 AI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은 2026년 6월 4억달러(약 552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며 54억달러(약 7조 45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소송을 제기했던 더 아메리칸 달러는 음원 레이블 ‘포세이돈 웨이브 미디어’ 명의로 제기한 소송을 ‘재소 불가(With prejudice·같은 사안으로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음)’ 조건으로 취하했다. 자멘도는 ‘재소 가능(Without prejudice·추후 보완해 다시 제소할 수 있음)’ 조건으로 소송을 끝냈다. 두 원고 모두 법원에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운로드 제한·라이선스 확대 속 ‘전략적 철회’ 관측
원고 측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소장을 변경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었다. 더 아메리칸 달러는 수노가 236개의 저작권 보호 음원을 무단으로 모델 학습에 주입(학습 모델 내 데이터 흡수 및 분석)해 인간 음악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시장을 대체했다고 주장했다.
테크 및 음악 업계에서는 수노가 최근 음원 다운로드 제한 등 플랫폼 이용 약관을 대폭 개편하고 주요 대형 음반사들과 라이선스(저작권 사용 허가) 계약을 확대한 점이 소송 취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노를 둘러싼 법적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벤 조던, 비너스 시어리 등 독립 음악가들이 주도하는 집단소송(Class Action·다수의 피해자를 대표해 소송을 진행하는 제도)은 여전히 원고를 모집하며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셋 무단 학습 공방과 글로벌 소송전 확산
앞서 자멘도는 5만5000여 개 음원으로 구성된 자사의 연구용 데이터셋(MTG-Jamendo Dataset)을 수노가 상업용 AI 모델 개발에 무단 사용했다며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제소했다고 음악 산업 전문 매체 뮤직 비즈니스 월드와이드(MBW)가 6월 30일 보도한 바 있다.
자멘도는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음원 라이선싱 플랫폼으로, 벨기에 브뤼셀 유로넥스트 상장사인 윈앰프(Winamp) 그룹의 자회사다. 자멘도는 당시 소송에서 최소 1780만유로(약 267억원)의 손해배상금 또는 침해 저작물당 최대 15만달러(약 2억700만원)의 법정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유럽 시장의 사법적 환경 변화도 소송 전략 수정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독일 음악저작권협회(GEMA)가 뮌헨 지방법원에서 수노를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내면서, 유럽에 본사를 둔 자멘도가 유럽 법제도 안에서 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형 음반사들과의 분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과 소니 뮤직은 수노와의 증거개시(Discovery·재판 시작 전 양측이 보유한 증거와 자료를 상호 공개하는 절차) 회의를 열고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생성형 AI 음악 플랫폼 우디오(Udio)를 상대로 한 소니 뮤직의 소송 역시 소환장이 발부되며 본격적인 법정 다툼에 돌입했다.
Q&A
Q1. ‘더 아메리칸 달러’와 ‘자멘도’가 수노에 제기했던 소송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요?
원고들은 수노가 자사의 저작권 보호 음원과 데이터셋을 무단으로 생성형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으며, 그 결과 쏟아져 나온 AI 생성 음악이 인간 음악가의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Q2. 자멘도가 당초 수노를 상대로 요구했던 손해배상 규모는 어느 정도였나요?
자멘도는 2026년 6월 소송 당시 수노의 무단 데이터셋 사용에 대해 최소 1780만유로(약 267억원) 상당의 실제 손해액 및 부당 이득 반환, 또는 고의 침해 시 작품당 최대 15만달러(약 2억700만원)의 법정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Q3. 소송이 취하된 배경에는 어떤 요인들이 거론되나요?
수노가 플랫폼 내 다운로드 제한 등 운영 정책을 개편하고 주요 음반사들과 라이선스 협력을 확대한 점이 꼽힙니다. 또한 독일 음악저작권협회(GEMA)가 유럽 법원에서 수노를 상대로 승소함에 따라, 유럽에 본사를 둔 자멘도가 유럽 관할 법원에서 재정비해 소송을 진행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