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AI 요약
유럽의회 의원 50명 이상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나체 딥페이크의 피해를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피해 당사자인 유럽의회 의원이 직접 경험을 공개하고 유럽연합(EU)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유럽의회 의원 119명은 AI를 이용해 인물의 옷을 제거한 것처럼 이미지를 조작하는 도구에 대한 규제와 실효성 있는 집행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0월 18일 “오스트리아 녹색당 소속 레나 실링(Lena Schilling) 유럽의회 의원이 자신의 나체 딥페이크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실링 의원은 과거 기자회견에서 촬영된 자신의 사진이 옷을 입지 않은 모습으로 조작된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이러한 이미지가 동의 없이 제작·유포되는 행위를 여성에 대한 디지털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디지털 전환 관련 단체인 아고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Agora Digitale Transformation·ADT)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의회 의원 최소 50명이 성적 이미지 조작의 표적이 됐다. 피해자는 주로 여성이었으며, 여성 정치인이 남성 정치인보다 이러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33배 높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실링 의원은 독일 녹색당 소속 테리 라인케(Terry Reintke) 유럽의회 의원과 함께 AI 나체 이미지 생성 도구에 대한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서한을 작성했다. 이 서한에는 유럽의회 의원 119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관련 도구에 대한 금지 조치가 마련되더라도 실제 집행이 뒤따르지 않으면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규제를 우회하는 서비스에 대한 대응도 요구했다.
실링 의원은 “여성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성적 이미지 조작이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을 침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의 정치 참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 딥페이크 표시 의무 시행…성적 이미지 유포는 별도 형사규제
EU는 이미 AI 딥페이크에 대한 투명성 의무를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26년 8월 2일부터 AI법(AI Act)에 따른 투명성 의무가 적용됐다. AI로 생성하거나 조작한 콘텐츠에는 기계가 판독할 수 있는 표시를 넣어야 하며, 딥페이크를 이용하는 주체에게도 해당 콘텐츠가 인위적으로 생성·조작됐다는 사실을 알릴 의무가 부과된다.
그러나 AI법 제50조의 투명성 의무와 성적 딥페이크 제작·유포를 처벌하는 규정은 서로 다르다. 딥페이크라는 사실을 표시하는 것만으로 당사자의 동의 없는 성적 이미지 유포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EU는 2024년 5월 14일 채택한 여성폭력 및 가정폭력 대응 지침 제5조에서 동의 없는 친밀한 이미지와 조작된 성적 이미지의 공개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했다.
이 조항은 AI로 성적 이미지를 제작하거나 조작한 뒤 당사자의 동의 없이 대중에게 공개해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행위 등을 대상으로 한다. 단순한 이미지 생성과 공개 행위는 법적으로 구별된다.
회원국들은 2027년 6월 14일까지 이 지침을 국내법에 반영해야 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 지침에 피해자 보호와 지원, 사법절차 접근을 보장하는 조치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12월 2일 규제 시행 앞두고 집행 실효성 논란
이번 논란의 핵심은 AI 나체 이미지 생성 도구 자체를 규제하는 문제다. 기존의 딥페이크 표시 의무나 성적 이미지 유포에 대한 형사처벌과는 구별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의회 의원 119명은 12월 2일 시행 예정인 관련 금지 조치에 맞춰 각국 당국이 규제 회피 수단을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사진 한 장으로 나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서비스가 계속 운영된다면 법률상 금지만으로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실링 의원은 피해 경험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여성들이 정치 활동을 선택할 때 이러한 성적 이미지 조작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디언에 “우리 동의 없이 딥페이크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새로운 일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Q&A
Q1. EU의 AI법은 나체 딥페이크를 전면 금지하나요?
아닙니다. AI법 제50조는 주로 AI 생성·조작 콘텐츠의 표시와 공개 의무를 규정합니다. 성적 이미지의 무단 제작·유포에 대한 처벌 및 특정 생성 도구의 금지 문제는 별도 법률 규정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Q2. 여성폭력 대응 지침은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EU 지침은 이미 채택됐지만 회원국은 2027년 6월 14일까지 관련 내용을 국내법에 반영해야 합니다. 지침 제5조는 동의 없는 성적 이미지의 공개와 일정한 딥페이크 유포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Q3. 이번 사건이 정치적 문제로 다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해 대상이 선출직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성적 이미지 조작을 통한 괴롭힘이 여성 정치인의 활동과 공직 진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 실링 의원과 관련 조사기관의 우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