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회의로 AI 개발·인프라 결정에 대중 참여 제도화 촉구

리처드 윌슨(Richard Wilson) 아이스위 재단(Iswe Foundation) CEO와 클라라 롱(Clara Long) 블룸 프로젝트(Bloom Project) 공동 집행이사는 AI 개발과 인프라를 둘러싼 결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10월 14일 가디언 기고에서 유타주의 시민회의 사례를 들며 AI 위험을 사회가 감수할지 여부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유타 시민회의가 내놓은 AI 관리 방안

유타주에서는 맨해튼 면적의 두 배가 넘는 데이터센터 건립 제안이 에너지 사용과 물 부족, 그레이트솔트레이크 생태계에 미칠 영향 등을 둘러싼 반발을 불렀다. 주민들이 의사결정에서 배제됐다고 느끼는 가운데 시민단체 유타 커먼 그라운드(Utah Common Ground)는 9월 18~19일 시민 추첨으로 뽑은 주민 38명을 모아 AI 기술과 기반시설 결정에 대중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정치적 견해 차이에도 공공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이들이 제시한 권고안 10개에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공청회와 독립적인 환경 영향 평가, 지역사회 주도 AI 교육, 투명성 규정 강화가 포함됐다. 권고안마다 지지율은 최소 82%였다고 두 전했다. 기고는 이 결과가 정치적으로 양극화한 주에서도 시민 숙의를 통해 폭넓은 합의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역 논의를 정부·기업 책임으로 연결

두 지난 5년간 95개국에서 20만명 이상이 참여한 AI 관련 시민 참여 사업이 80건 넘게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스위스 시민회의는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 실질적인 인간 통제를 요구했고, 벨기에 시민 패널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AI를 촉구했다. 다만 이런 활동은 흩어져 있고 정부와 AI 기업의 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기고의 진단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 지역사회에 뿌리를 둔 시민회의들을 정책 결정 기관과 연결하는 ‘AI 시민 트랙(Citizens’ Track on AI)’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유타 회의를 지원한 블룸 프로젝트는 미국의 지역·주 단위 회의를 연이어 열어 2028년 전국 시민회의로 이어갈 계획이다. 국제적으로는 각국 회의를 유엔의 AI 거버넌스 논의와 연결하고 AI 기업에 직접 책임을 묻는 통로를 만드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런 시민 참여만으로는 사이버 공격이나 생물무기 개발, 인간 통제에서 벗어난 AI 위험을 막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시민 숙의가 정부에 AI 안전성 시험과 금지선, 비상 정지 버튼을 기업에 요구할 정치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만에서는 사기 광고 대응을 위해 시민 패널 논의가 몇 달 만에 법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AI를 통제하는 소수 경영진과 투자자에게 결정권이 집중되는 상황을 경계하며, 학교와 직장, 지역사회가 논의에 참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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