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은 외국어 말하기·쓰기·듣기·읽기 연습을 도울 수 있지만, 챗봇만으로 유창성을 갖출 수 있다는 근거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컨버세이션은 9월 30일 AI 챗봇의 언어학습 효과와 한계를 짚으며 실제 사람과의 대화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챗봇으로 회화·작문 연습 가능
2025년 미국에서 외국어를 배우던 성인 가운데 약 30%가 AI를 학습 자료로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챗GPT(ChatGPT)와 제미나이(Gemini) 같은 챗봇에 외국어로 대화를 요청하거나 낯선 표현의 뜻을 묻고, 문장과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음성 기능을 활용하면 말하기와 듣기 연습도 가능하다.
챗봇과의 역할극은 면접처럼 구체적인 상황을 연습하는 데 쓰일 수 있다. 학습자는 답변을 말한 뒤 피드백을 받고 같은 대화를 다시 시도하면서 낯선 표현이나 반복되는 오류를 고칠 수 있다. 연구에서는 이런 연습이 말하기의 유창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사람 앞에서 실수하는 부담이 적어 더 편하게 말하고 연습을 이어간다는 학습자도 있었다. 글쓰기에서는 문법 오류와 문장 구조를 점검하고 표현을 다듬는 데 챗봇을 활용할 수 있다.
피드백 오류·문화 편향은 주의해야
다만 챗봇의 피드백이 늘 정확한 것은 아니다. 제2언어 글쓰기의 AI 피드백을 다룬 51개 연구를 검토한 결과, 피드백에 오류가 있거나 의도한 뜻을 잘못 해석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학습자가 AI 제안에 지나치게 의존해 자기 글에 대한 판단을 덜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안된 수정이 원래 의미를 유지하는지 살피고, 왜 고쳤는지 질문한 뒤 새 문장에 적용해 보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듣기 연습에서는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정규 영어 수업 외에 챗GPT로 듣기 연습을 하고 답변 피드백을 받은 학생들의 시험 점수가 교사가 제공한 자료로 추가 연습한 학생들보다 더 많이 올랐다. 읽기에서는 어려운 글을 쉬운 버전으로 먼저 접하면 중심 내용을 파악하고 모르는 단어의 뜻을 추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소개됐다. 다만 이런 결과는 챗봇이 학습의 일부를 보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챗봇만으로 유창해질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의 경험·정서적 지원은 대체 못해
챗봇은 사람과 대화할 때 얻는 문화적 이해와 실제 경험, 정서적 지원이 부족하다. 10개 언어 모델의 답변을 사람들의 설문 응답과 비교한 연구에서는 챗봇의 가치관 관련 답변이 네덜란드·독일·미국·일본 응답자에 더 가까운 경향을 보였다. 인도나 중국 사람의 관점에서 답하라고 요청해도 그랬으며, 일부 답변에는 고정관념도 나타났다. 네덜란드인의 이상적인 직업을 묻자 제미나이가 치즈 공장과 풍차, 튤립밭을 지나는 자전거 관광 안내를 제안한 사례가 제시됐다.
개인정보도 고려해야 한다. 챗봇 서비스 업체가 학습자의 글이나 음성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어, 실제 고용주 정보를 넣어 면접 연습을 하면 기밀 정보를 공유하게 될 수 있다. 연구 기반에도 한계가 있다. 검토된 연구의 연습 기간은 한 차례 수업부터 약 4개월까지였고, 연구 대상은 대부분 성인이었으며 영어가 가장 많이 연구된 언어였다. 2026년 튀르키예 대학의 교사 10명과 학생 10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AI의 수업 활용을 긍정적으로 본 응답과 함께 사람 간 관계의 중요성도 확인됐다. 따라서 챗봇은 반복 연습과 즉각적인 피드백에 활용하되, 실제 사람과의 대화와 학습자의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 분석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