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AI 거짓말탐지 개발에 5년간 3030만달러 요청했다

미 국방부가 인공지능(AI) 기반 거짓말탐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향후 5년간 3030만달러를 쓰는 예산을 요청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9월 25일 국방부 예산요청안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AI 분석·비접촉 생체 측정 추진

예산안에 담긴 사업은 ‘폴리그래프 플러스(Polygraph+)’ 또는 ‘폴리그래프 넥스트(Polygraph Next)’로 불린다. AI와 머신러닝을 이용해 검사 결과를 점수화하는 알고리즘, 검사 대상자의 몸에 장치를 부착하지 않고 생리 반응을 측정하는 ‘원거리 감지(standoff sensing)’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예산안은 연방정부의 거짓말탐지와 신뢰도 평가 기술을 현대화해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예산안은 아직 의회 승인을 받지 않았다.

사업은 연방정부 채용자의 신원·배경 조사 등을 맡는 국방방첩보안국(DCSA)이 운영한다. 새 기술은 채용 대상자 심사와 내부자 위협 탐지에 쓰일 계획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적용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은 2023년 속임수 탐지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기 위해 공개 공모를 진행해 프로토타입 개발업체 두 곳을 선정했다. 프레세이지 테크놀로지스(Presage Technologies)는 일반 카메라로 심박수와 호흡수를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고, 의료 센서 업체 알텍 리서치(Altec Research)는 비접촉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공개된 시제품 화면에는 머리 움직임, 얼굴 피부 온도, 모공 활동을 추적하는 기능이 담겼다.

기존 검사도 정확성·공정성 논란

현재 폴리그래프 검사는 1920년대 장치가 발명된 뒤 큰 변화가 없었다. 검사자는 혈압과 맥박, 호흡, 땀을 측정한 뒤 “하늘은 파란가” 같은 기준 질문에 대한 반응과 범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반응을 비교해 답변의 진실성을 판단한다. 미국 연방정부는 직원 심사 과정에서 매년 수만건의 검사를 하지만, 결과는 법정에서 거의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 1983년 미 의회 기술평가국은 채용 심사에 폴리그래프를 사용하는 근거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했고, 2003년 미국 국립연구위원회도 효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기껏해야 약하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폴리그래프협회는 검사 정확도가 80~94%라고 주장하지만, 국립연구위원회는 이 정도 정확도를 전제로 해도 선별검사에서 많은 오판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직원은 280만명에 달해 불완전한 검사를 이 규모에 적용하면 수만명이 잘못 의심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검사자마다 해석이 크게 다를 수 있고 소수집단이 기만적인 사람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지적도 있다. 검사 대상자가 기준 질문 때 일부러 생리 반응을 높이는 식으로 대응법을 익히면 결과를 흐릴 수 있다.

미 국방부가 거짓말탐지 검사를 늘리는 움직임은 언론 유출자를 찾으려는 시도와 맞물려 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이란 전쟁으로 미국 무기 비축량이 줄었다는 보도가 나온 뒤 9월 합동참모본부 소속 장교 약 50명이 폴리그래프 검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노섬브리아대 법학전문대학원의 키리 코초글루(Kyri Kotsoglou) 교수는 거짓말처럼 복잡한 문제를 측정 가능한 것으로 단순화하려는 잘못된 시도라고 비판했다. 에라스무스대의 소피 판데르제(Sophie van der Zee) 부교수는 거짓말을 할 때 누구에게나 늘 나타나는 단일한 신호는 없다며 “피노키오의 코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AI가 검사자가 놓치는 생리 데이터의 패턴을 찾거나 여러 측정치를 결합해 종합 점수를 낼 가능성은 있다. 판데르제 부교수는 거짓말 탐지가 생리적 스트레스와 인지 부담, 거짓말을 감추려는 의식적 노력 등 세 요소를 살펴야 하지만 현재 폴리그래프는 그중 하나만 다룬다고 설명했다. 열화상 카메라와 동공 추적기, 뇌 영상 등 과거의 대체 기술도 실험실 밖에서 신뢰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적용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며, 국방방첩보안국은 보도 매체의 추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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